베테랑 포수 합류하자 호랑이들 정신이 번쩍
‘태군마마’가 호랑이 군단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포수 김태군(33)이 합류한 이후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에 일어난 변화다. 5연승을 달리며 5위 자리를 넘보고 있다.
KIA는 지난 5일 내야수 류지혁(29)을 내주고 포수 김태군을 받는 1대1 트레이드를 했다. 공수를 겸비한 포수가 필요했던 KIA로선 꼭 필요한 트레이드였다. 통산 1230경기에 출전한 베테랑 포수 김태군은 지난해 타율 0.298을 기록할 정도로 타격 실력도 뛰어난 편이다.
김태군은 “큰딸이 ‘붉은 원숭이띠(2016년생)’라 빨간색을 좋아한다. 삼성에 있을 때도 빨간색 양말과 보호구를 썼다. 중계 영상으로 KIA 유니폼을 입은 내 모습을 봤는데 어색하지 않았다”며 “KIA가 가을 야구에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김태군은 자신이 한 말을 행동으로 옮겼다. 이적 다음 날인 6일 경기에 선발 출전해 팀의 연승 행진에 힘을 보탰다. 서글서글한 성격인 김태군은 투수들에게 먼저 다가갔다. 차분한 블로킹과 포구로 투수들에게 안정감을 줬다. 김종국 KIA 감독도 “경험 많은 포수라 투수들이 심리적으로 편하게 느끼는 것 같다”며 미소 지었다.
방망이도 시원하게 돌렸다. 김태군은 이적 후 16타수 5안타, 5타점을 기록 중이다. 올해 KIA 포수의 평균 타율은 0.162로 10개 구단 최하위였다. 김태군이 가세하면서 공격의 고민을 한 방에 해소한 것이다. 김태군을 영입한 이후 KIA는 다섯 경기에서 모두 이겼다. 그 사이 순위도 9위에서 6위까지 올라갔다.
2008년 부산고를 졸업하고, LG 트윈스에 입단한 김태군은 2013년 NC 다이노스로 이적하면서 주전으로 자리 잡았다.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는 국가대표로도 발탁됐다. 하지만 2019년 최고의 포수 양의지가 NC로 옮기면서 2021년 삼성으로 트레이드됐다.
김태군에게도 이번 KIA 이적은 천금 같은 기회다. 2020년 처음으로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었던 그는 4년 동안 최대 13억원을 받는 계약을 했다. 내년이면 그는 두 번째 FA 계약을 얻는다. 공격과 수비를 겸비한 ‘포수’이기에 대박을 기대할 만하다. 김태군은 “2020년 처음 FA 계약을 했을 때는 실망이 컸다. 두 번째 FA 계약 때는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KIA 입장에서도 당연히 김태군은 꼭 필요한 선수다. 지난해에도 예비 FA 선수인 포수 박동원을 데려와서 잘 활용했지만, 계약에는 실패했다. 타격이 뛰어난 포수 박동원을 LG 트윈스에 내준 KIA로선 김태군을 또 놓칠 순 없는 입장이다.
KIA는 외국인 투수 2명도 모두 교체하면서 하반기 대반격을 벼르고 있다. 지난 6일 아도니스 메디나의 대체선수로 합류한 우완 마리오 산체스는 9일 수원 KT 위즈전에서 6과 3분의 1이닝 1실점하고 한국 무대 데뷔전 승리를 따냈다. 1년 만에 KIA로 돌아온 좌완 토마스 파노니도 등판 준비를 끝냈다.
KIA와 4위 롯데 자이언츠, 5위 NC 다이노스의 게임 차는 각각 2경기, 1경기다. 전반기 마지막 3연전(11~13일)인 삼성전에서 2승 이상을 거두면 가을야구 마지노선인 5위 이내로 뛰어오를 수 있다. 공교롭게도 상대가 김태군의 전 소속팀 삼성이다. 올해 KIA는 삼성 상대로 5전 5승을 기록 중이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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