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균 6%대 넘나드는 고속 경제 성장...中 추월한 인구 차세대 ‘세계의 공장’
‘카스트 제도가 엄격한 나라’ ‘비위생적인 국가’ ‘법보다는 종교 관념이 앞서는 나라’.
‘인도’ 하면 한국인들이 흔히 떠올리는 생각이다. 카스트 제도와 힌두교 그리고 오염된 갠지스강 정도가 인도에 대한 이미지의 전부다. 각종 미디어에 노출된 모습과 인도를 다녀온 경험자들의 경험담이 더해지며 누적된 결과다. 이는 인도의 ‘일부’만 바라본 것이다. 우리가 알던 가난하고 더러운 인도의 모습은 점차 사라지고 있다. 2000년대 초반 급성장했던 중국처럼 인도 경제는 가파르게 성장 중이다. 경제성장률은 매년 6%대를 넘어선다. 전 세계에서 흘러들어오는 투자금을 활용, 사회 인프라, 산업 기반 시설을 꾸준히 늘린다.
국제 사회에서의 위상은 말할 것도 없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전 세계 정상들의 섭외 ‘1순위’다. 미국과 유럽 등 서방은 물론, 러시아와 제3세계 신흥국까지 인도와 우호 관계를 맺고자 줄을 선다. 인도계 인물들은 이미 전 세계 정치·경제 분야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 등이 모두 인도계다.
모디 정부 출범 후 ‘경제 개혁’
중국 대체 지역으로 급부상
사실 인도 경제의 비약적인 성장은 최근 일이 아니다. 2000년대 초반부터 인도는 떠오르는 신흥국으로 꼽혔다. 새로운 경제 강국인 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로 불리며 국제 사회에서 입지를 넓혀왔다.
2020년대 들어 인도가 국제 사회의 주목을 받게 된 계기는 2가지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인 ‘지정학적 이슈’와 ‘제조업 드라이브’를 내건 인도 정부의 정책 변화다.
인도가 새로운 강자로 떠오른 가장 큰 이유는 ‘지정학적 이슈’다.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하던 중국 상황이 급변하면서 인도에 기회가 찾아왔다. 저렴한 인건비와 탄탄한 인프라로 세계 제조업의 중심으로 군림했던 중국은 2010년대 후반부터 급격히 흔들리기 시작했다. 경제 발전으로 인건비·물류비 등 각종 비용이 올랐고, 미국과 갈등이 심해지면서 ‘중국산 제품’의 수출이 어려워졌다. 저렴한 비용으로 안정적인 물건 생산이 가능하다는 중국의 강점이 사라졌다. 글로벌 기업들이 앞다워 중국 시장을 이탈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중국과 가까우면서, 인건비가 더 저렴한 인도를 대체 국가로 택했다.
정치·외교 분야에서 인도의 입김은 더 세졌다. 중국을 견제할 국가의 필요성을 느낀 서방 국가들이 인도에 적극적인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인도의 밀과 쌀을 원하는 중동, 전쟁 이후 외교가 고립된 러시아도 인도에 적극적으로 구애 신호를 보낸다.
인도 내부의 변화도 한몫했다. 2014년 모디 총리가 집권하면서 인도는 대대적인 변혁을 맞이했다. 모디 총리는 신속한 정책, 책임 있는 정부를 모토로 기업 환경 개선과 부정부패 척결을 전면에 내세웠다. GDP 비중에서 20%에 불과한 제조업 비중을 높이기 위해 ‘Make in India’ 정책을 도입, 글로벌 기업의 생산 공장을 유치하는 데 집중했다.
실제로 모디 정부 출범 이후 인도 경제는 매년 6~7%대 성장률을 기록하며 가파르게 성장 중이다. 각종 인프라와 제도가 개선된 덕분이다. 블룸버그와 모건스탠리는 2027년, 인도가 독일·일본을 제치고 세계 3위의 경제 대국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구 많고 산업 기반 튼튼…잠재력 ‘폭발적’인 시장
Q. 인도의 강점은 무엇인가.
A. 월등히 많은 생산가능인구다. 인도는 올해 중국을 제치고 세계 1위의 인구대국이 됐다. 양국간 출산율 차이(2021년 기준 인도 2.03, 중국 1.16)를 감안했을 때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인구 구조도 건강하다. 중위 연령이 28.2세에 불과하다. 젊은 인구는 거대 소비시장과 함께 양질의 노동력을 제공한다. 고용·소득·소비 간 선순환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Q. 인도의 산업 기반을 의심하는 시선도 있는데.
A. 과거와 다르다. 인도 정부는 강력한 제조업 육성 정책을 통해 글로벌 공급망 중심국 가화를 추진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도 인도를 주목한다. 애플, 폭스콘 등 많은 기업이인도로 생산시설을 이전·확대하고 있다. 창업에 뛰어드는 인구도 상당하다. 기존 IT 서비스 경쟁력과 정부의 지원정책, 시장 잠재력에 대한 글로 벌투자가의 관심이 결합되면서 창업 생태계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인도는 7만4000개 이상의 스타트업, 105개사의 유니콘 기업 등 세계 3위의 스타트업 생태계를 보유한 스타트업 대국이다.
Q. 인도 기업 중 주목할 만한 기업을 꼽으라면.
A. 인도 시가총액 상위 10대 기업은 릴라이언스인더 스트리(석유화학, 에너지), 타타컨설턴시서비스(IT), HDFC BANK(은행), ICICI(은행), 힌두스탄 유니레버(일용소비재), ITC(일용소비재), 인포시스(IT), HDFC(부동산),SBI(은행), 에어텔(통신)이다. 릴라이언스와 타타는 인도의 대표적인 대기업 집단이다.이 중 석유 화학 중심의 릴라이언스인더스트리와 IT 컨설팅 회사인 타타컨설턴시서비스가 각각 그룹 내 최대 계열사다. 두 기업은 한국에서 대중적인 인지도가 높지 않으나, 인도와 남아시아 인근 국가에서의 존재감은 상당한 편이다. 최근에는 전기차 시장의 강자인 ‘타타모터스’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2022년 인도 내 4륜 전기차 부문에서 판매량 기준 1위 업체다.
Q. 추후 인도 경제가 어느 정도 성장할 것이라 보나.
A. 잠재력은 상당하다. 거대한 내수 시장, 중국을 대체하는 글로벌 공급망 중심국가로의 부상,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인도를 제조업 생산기지로 육성하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중국이 갖지 못한 민주적 정치 체제 등을 고려 했을 때 인도 경제의 성장 가능성은 크다. 물론 자국 제조업 육성에 따른 보후무역주의 강화, 열악한 인프라와 불투명한 행정 절차 등일부 부정적인 요소도 존재한다. 다만, 이는 경제 발전 단계상 어느 정도 불가피한 면이 있고 극복 가능한 요인이다.
Copyright © 매경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尹 대통령 지원 발언에...우크라 재건 관련주 ‘들썩’ [오늘, 이 종목] - 매일경제
- K뷰티도 럭셔리가 되네? ... ‘디어달리아’ 샤넬, 디올과 어깨 나란히[내일은 유니콘] - 매일경제
- 청약 나서는 센서뷰·와이랩...수요예측 흥행 이어갈까 [IPO 따상 감별사] - 매일경제
- 美 장갑차 프로젝트 하차한 한화...호주 ‘레드백’으로 만회할까 - 매일경제
- 완성차 판매 ‘훨훨’ 날아가니 부품株도 ‘씽씽’ - 매일경제
- “이 와중에 10억 올랐다고?”...은평뉴타운 집값 자고 나면 ‘쑥쑥’ [김경민의 부동산NOW] - 매일
- “급한 불 끈다” 1년간 집주인 DSR 70% 넘어도 ‘전세금 반환대출’ - 매일경제
- ‘페이커’ 내세운 삼성 OLED 게이밍 모니터 글로벌 3천대 돌파 - 매일경제
- “6억짜리가 3억으로”...전세 ‘반 토막’에 송도 집주인 ‘곡소리’ [김경민의 부동산NOW] - 매
- 메타 ‘스레드’ 훈풍에...협력사 주가 연일 상한가 [오늘, 이 종목] - 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