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지방시대] “대구대 자랑 특수교육·재활·사회복지, 전국 최고로 키울 것”
재학생 1만6000명, 졸업생 17만명에 이르는 대구대학교는 입학 정원 규모로 볼 때 전국 10위권에 드는 큰 대학이다. 잠재력을 가졌음에도 늘 크게 도약하지 못했던 이유는 지속된 임시이사 체제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법인이사회가 정상적으로 구성되고 그해 7월 박순진 총장을 임명한 뒤 안정을 되찾았다. 대구대의 부흥을 위해 동분서주하는 박 총장을 만났다.
박 총장은 10일 국민일보 인터뷰에서 “지난 1년 동안 내실을 다지는데 집중했다”며 “학생들은 존중받고 대학은 질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모든 에너지를 모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취임 1주년을 맞은 박 총장은 대학의 내실을 확실하게 다지기 위해 특수교육과 재활, 사회복지 분야를 명실공히 대한민국 최고의 분야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장기적인 계획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대구대의 자랑인 특수교육, 재활, 사회복지 분야를 대한민국 최고로 인증받기 위한 장기적인 계획이 있다면?
“전국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 특수교육 분야는 사범대학 내에서 다른 학과와 시너지를 내고 있다. 국·공립 교원임용 합격자 수가 해마다 200명이 넘고 최근 6년간 1500명이 넘는 합격자를 배출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교원 수요 감소’라는 또 다른 도전에 직면해 있어 이에 긴밀히 대응하며 특성화 역량 강화에 집중해 나갈 방침이다. 재활과학 분야 역시 8개 학과가 각 영역별로 유기적인 연구와 교육을 통해 특성화 시너지를 내고 있다. 특성화된 8개 학과가 한 단과대학으로 운영되는 것은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찾아보긴 힘들다. 올해는 발달장애인을 위한 정규 학위과정인 특수창의융합학과가 문을 열어 교육 분야를 넓혔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사회복지 분야도 특성화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키기 위한 방안을 추진 중이다. 청소년상담복지학과, 아동가정복지학과 등 다양한 영역의 특성화를 강화하기 위해서 사회복지 관련 학과만을 한데로 묶어 특성화 단과대학으로 만드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시대상황에 따라 학과의 모집 구조에 변화를 주는 방법도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새로운 사회 변화와 신학문 등장에 따라 대학의 인력 양성 체계도 변화해야 한다. 취임 이후 기존 학과 개편과 미래지향적인 학과 신설을 통해 대학의 지속가능한 성장의 토대를 만드는 데 노력했고 상당한 성과도 거뒀다. 학과 구조는 물론 교육과정 개편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이는 최근 교육부가 학생들의 전공 선택권을 확대하기 위해 학과 학부의 칸막이를 폐지하겠다는 정책과도 일맥상통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학생들의 전공 선택권을 확대하고 시대가 요구하는 교육방법과 교육의 질에 대해서도 유연하면서도 선제적으로 대처하겠다.”
-과거 교육부가 독점하고 있던 대학 지배 권한이 지방자치단체로 넘어오면서 자치단체와의 긴밀한 소통과 협력이 절실해졌다. 이에 대한 대응책은?
“이를 위해 총장 직속으로 ‘지방시대대응추진단’을 꾸리고 산하에 ‘지방시대대응팀’과 ‘대학정책사업팀’을 만들어 대응하고 있다. 자동차 부품 산업이 발달한 영천시와는 기계공학 관련 학과와, 성주 고령군과는 농업 분야에서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경북도는 물론 대학과 인접해 있는 경산시와도 다양한 지역 사업 협력을 위해 긴밀히 소통 중이다.”
-학령인구가 줄어들면서 대학은 위기라고 말하지만 “대구대는 기회”라고 말씀하셨다. 어떤 의미인가?
“학령인구가 급격히 감소하면서 대학 역시 교원 1인당 평균 학생 수도 줄고 있다. 이를 반대로 보면 교육을 받는 학생의 입장에선 수업받기 더 나은 환경이 조성된 셈이다. 이러한 환경 변화를 잘 활용하는 대학은 위기가 곧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교육비다. 대학 재정이 부족하면 교육의 질이 떨어지기 마련이며 등록금으로 충당하는 사립대학의 교육재정은 더더욱 학생 수에 민감하다. 재정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보냈다. 예산의 재분배, 불요불급한 예산 삭감과 더불어 학생지원 예산 확충 등 재조정을 통해 올해 균형예산을 달성했다. 대학 미래를 위한 적립금도 든든한 자산이다. 재정적 안정성을 바탕으로 이런 위기를 넘어 한 단계 도약하는 기회로 만들기 위해 모든 역량을 모으고 있다.”
-전공과 교양 교육과정 개편을 통해 학생들의 융합적 사고와 예체능적 소양 함양에도 특별한 관심이 있다던데?
“전공 교육과정은 교수가 학과의 벽을 넘어서 다른 학과에서도 강의를 할 수 있게 하고, 일부 교과목을 교차설강으로 지정해 전공학점으로 취득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개편했다. 교양 교육과정은 지적 역량을 높이는 수업 외에도 인성 교육과 예체능 수업을 강화해 지 덕 체를 갖춘 전인적 인재로 키우기 위한 방향으로 교육과정을 운영할 방침이다. 캠퍼스에서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와 함께 어울리는 기회가 많은 우리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인성과 배려심을 키울 수 있는 교육적 환경이 갖춰져 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공부한 학생들이 사회에 진출했을 때 업무적 역량은 물론 인성적으로 인정받는 인재가 된다. 기업 현장에서 우리 학생들이 이런 평가를 받는다는 얘길 많이 듣는다. 학생들을 존중하면서 다양한 경험의 기회를 제공하고 특히 학생지원 프로그램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통해 청년 문화가 살아있는 대학으로 만들어 가겠다. 외적인 요란함보다는 작지만 내실을 다지는 정책으로 대학의 부흥을 이끌겠다”고 강조했다.”
경산=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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