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억 전쟁 여름극장가... 류승완‧이병헌‧하정우‧김용화 중 누가 웃을까

나원정 2023. 7. 10.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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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대지진으로 폐허가 되어 버린 서울, 유일하게 남은 황궁 아파트로 생존자들이 모여들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재난 드라마다.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올여름 극장가가 또다시 1000억 전쟁에 돌입했다.
유해진‧김희선의 코믹 로맨스 ‘달짝지근해: 7510’, 정우성이 주연‧연출을 겸한 액션 ‘보호자’가 막차(둘 다 8월 15일 개봉)에 올라타며 7~8월 흥행 대전이 전열을 갖췄다.

대형 스타 감독‧배우 신작만 총 6편이다. 먼저 개봉하는 ‘빅4’는 이색 스펙터클에 도전한 제작비 100~200억원대 대작들이다. 극장과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를 넘나드는 흥행감독‧배우가 뭉쳤다. 천만감독(‘베테랑’) 류승완의 범죄 액션 ‘밀수’(175억원, 이하 순제작비)가 오는 26일 스타트를 끊는다.
이어 ‘신과함께’ 시리즈의 쌍천만 흥행감독 김용화의 우주 SF ‘더 문’(286억원)이 넷플릭스 시리즈 ‘킹덤’, 영화 ‘터널’을 만든 김성훈 감독의 재난신작 ‘비공식작전’(200억원대)과 다음 달 2일 맞붙는다. 9일 개봉하는 ‘콘크리트 유토피아’(100억원대)는 넷플릭스 드라마 ‘지옥’ ‘D.P’를 성공시킨 SLL 산하 레이블 클라이맥스 스튜디오가 판타지 재난영화 ‘가려진 시간’(2016)의 엄태화 감독과 손잡고 만든 재난 블랙코미디다. ‘달짝지근해’와 ‘보호자’가 15일 마지막 타자로 나선다.


'범죄도시3' 천만…여름영화 또 출혈경쟁 될까


'비공식작전'은 실종된 동료를 구하기 위해 레바논으로 떠난 외교관 ‘민준’과 현지 택시기사 ‘판수’의 버디 액션 영화. 김성훈 감독이 각각 '터널'과 넷플릭스 시리즈 '킹덤'에서 호흡 맞춴 하정우, 주지훈과 다시 뭉쳤다. 사진 쇼박스
마동석 액션영화 ‘범죄도시3’가 6~7월 1053만 관객(영화관통합전산망 9일까지 집계)을 빨아들인 여름 시장에서 개봉시기가 몰린 한국영화들의 출혈 경쟁도 예상된다. ‘범죄도시2’가 천만 축배를 든 1년 전 여름도 ‘외계+인 1부’, ‘비상선언’, ‘헌트’, ‘한산: 용의 출현’ 등 기대작 4편이 몰렸지만, ‘헌트’, ‘한산’ 두 편만 손익분기점을 넘겼기 때문이다.
영화사들로선 제작규모가 큰 작품은 경쟁이 치열해도 ‘큰물’(여름시장)에서 승부를 볼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여름 대작들이 하나같이 무겁고 진지했던 반면, 올해는 ‘해적: 바다로 간 산적’(2014), ‘공조’ 시리즈 등 실패 없는 유해진 표 코미디부터 시각특수효과(VFX) 전문 감독 김용화의 SF, 류승완‧정우성의 액션 등 장르 선택폭이 넓어진 것도 긍정적이다. 초반 흥행작에 만족한 관객이 다시 극장을 찾는 낙수 효과도 노려볼 만하다. 김형석 영화저널리스트는 “엔데믹 극장가는 지금도 혼란기”라면서 “영화 시장 상황과 관객들의 새로운 관람 습관을 지켜보며 대응해나가야 한다”고 분석했다.

관객은 회복세…인디아나·미션 제쳐야 승산


정우성 감독 데뷔작인 영화 '보호자'는 10년 만에 출소해 몰랐던 딸의 존재를 알고 평범하게 살기를 원하는 수혁과 그를 노리는 이들 사이의 이야기를 그린 액션 영화다. [사진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김형호 영화시장분석가는 “2019년이 코로나19 전 최대 여름시장이었다면 지난해 여름부터 관객수 자체는 상당히 회복됐다”면서 “한국영화의 강점은 가족 관객이 함께 본다는 것인데 ‘인디아나존스: 운명의 다이얼’(6월 28일 개봉), ‘미션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파트1’(7월 12일 개봉) 등 중장년층이 가족과 함께 볼만한 외화 속편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는 게 올여름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배우 마고 로비, 라이언 고슬링이 동명의 인기 완구를 연기한 ‘바비’가 오는 19일, 국내 팬덤이 두터운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이 미국 핵폭탄 제조 계획을 주도한 동명의 과학자를 다룬 ‘오펜하이머’도 다음달 15일 개봉한다.

해녀 된 김혜수 "역대 가장 상스러운 배역"


류승완 감독의 '밀수'는 다에 던져진 생필품을 건지며 생계를 이어가던 사람들 앞에 일생일대의 큰 판이 벌어지면서 휘말리는 해양범죄활극이다. 사진 NEW
한국영화 빅4 중 첫 타자 ‘밀수’는 지난해 ‘모가디슈’로 코로나 시장에서 361만 흥행을 거둔 액션 장인 류승완 감독의 첫 해양 범죄 활극이다. 지방 어촌마을에 화학공장이 들어서며 일자리를 잃은 해녀들이 바닷속 밀수품 거래 범죄에 휘말리는 과정을 경쾌하게 그렸다. 1970년대 청량한 바닷속 호쾌한 액션, 김혜수와 염정아의 억척 해녀 캐릭터 변신이 볼거리다. 김혜수가 “지금까지 했던 배역 중 가장 상스럽다”고 말했을 정도다. 배우 조인성이 전문 밀수꾼으로 합류했다.
김용화 감독의 SF '더 문'은 사고로 인해 홀로 달에 고립된 우주 대원 선우와 필사적으로 그를 구하려는 전 우주센터장 재국의 사투를 그린 영화다. 사진 CJ ENM
같은 날(8월 2일) 맞붙는 ‘더 문’과 ‘비공식작전’은 각각 우주와 중동에서 사투를 벌인다. ‘더 문’은 홀로 달에 고립된 우주대원(도경수)과 그를 구하려는 전 우주센터장(설경구)의 이야기다. 김용화 감독은 “시각적으론 ‘그래비티’ ‘인터스텔라’ 등 우주 배경 할리우드 영화를 한 단계 뛰어넘을 수 있다”고 자신감을 비쳤다.
‘비공식작전’은 1986년 레바논 한국 외교관 납치 사건을 토대로, 레바논 무장세력에 납치된 동료 외교관을 구출하려 파견된 한국 외교관(하정우)과 현지의 한국인 택시기사(주지훈)의 티격태격하는 모험극을 그렸다. 모로코 카사블랑카‧마라케시‧탕헤르 등에서 촬영분의 70%를 담아왔다.

유해진·김희선 코믹 로맨스 VS 정우성 액션


유해진, 김희선 주연 코믹 로맨스 영화 '달짝지근해: 7510'은 과자밖에 모르는 천재적인 제과 연구원 치호(유해진)가 직진밖에 모르는 세상 긍정 마인드의 일영(김희선)을 만나면서 인생의 맛이 버라이어티하게 바뀌는 이야기를 그렸다. 사진 마인드마크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김숭늉 작가의 웹툰 ‘유쾌한 왕따’ 시리즈를 영상화한 작품이다. 대지진으로 폐허가 된 서울에서 유일하게 남은 ‘황궁 아파트’ 주민들의 생존기를 그렸다. 주연을 맡은 이병헌은 “재난 영화보다는 오히려 휴먼 블랙 코미디”라고 소개했다.
광복절 휴일을 노려 이례적으로 화요일 개봉하는 ‘달짝지근해: 7510’(순제작비 63억원)도 다크호스로 꼽힌다. 과자밖에 모르는 천재 제과 연구원(유해진)과 긍정 마인드의 여성(김희선) 간의 로맨스에 웃음을 버무렸다. ‘완득이’ ‘증인’의 이한 감독이 연출하고 차인표‧진선규‧한선화가 가세했다.
배우 정우성의 감독 데뷔작 ‘보호자’(순제작비 85억원)는 10년 만에 출소해 몰랐던 딸의 존재를 알게 된 주인공과 그를 노리는 자들의 혈투를 좇는다. 지난해 토론토‧시체스‧하와이 국제영화제에 초청돼 먼저 선보이며 해외 선판매됐다.

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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