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찔한 소아청소년과 현실, 미숙아 담당 없어 ‘뺑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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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평택의 라움산부인과 이성윤 원장은 10일 새벽 1시쯤 인근 지역 상급종합병원으로 급하게 전화를 돌리기 시작했다.
이 원장 병원에는 태아가 32주 5일 된 임신부가 입원 중이었다.
이 원장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소아청소년과 붕괴 여파가 이제 미숙아 출산에까지 미치고 있다"며 "많은 산모들이 최대한 동네병원에서 진료 받고 나중에 상급병원으로 옮기고 싶어 하지만, 앞으로는 전원이 어려운 긴급상황에도 미리 대비를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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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병원도 집중치료실 전담 인력 부족
“소청과 문제 해결 안 되면, 미숙아 진료도 위태”
“지금 32주차 산모 전원이 가능합니까?”
경기도 평택의 라움산부인과 이성윤 원장은 10일 새벽 1시쯤 인근 지역 상급종합병원으로 급하게 전화를 돌리기 시작했다. 이 원장 병원에는 태아가 32주 5일 된 임신부가 입원 중이었다. 조기 진통 증상이 나타나 30주차부터 입원 치료를 받고 있었다.
이 원장이 조기 출산을 막기 위해 자궁수축억제제 등 쓸 수 있는 약은 다 썼지만, 별 효과가 없었다. 자궁 문이 열리기 시작하자, 이 원장은 미숙아 분만 상황이 될 수 있다고 판단, 서둘러 전원 가능한 종합병원을 수소문했다.
하지만 서울 2곳과 경기도 수원 2곳, 동탄 1곳, 분당 1곳, 충남 천안 2곳 등 병원 여덟 군데에 문의를 해도 환자를 수용하겠다는 곳이 없었다. 결국 9번째로 연락을 한 용인세브란스병원에서 받아주기로 하면서 긴급 전원을 할 수 있었다.
미숙아는 통상 37주 전에 태어난 고위험 태아를 말하지만, 32주차 정도가 되면 의사 역량에 따라 충분히 치료를 할 수 있다고 한다. 전원이 가능하려면 분만뿐 아니라 집중치료실(니큐·NICU) 병상과 전담 인력 문제가 충족돼야 한다. 하지만 이날의 일처럼 분만이 가능한 병원에서조차 “니큐 인력이 없다”며 환자 수용을 거절하는 사례가 속출하는 실정이다. 미숙아 출산은 산부인과가, 신생아 집중치료는 니큐 소아청소년과 의사가 담당한다.
의료 현장에서는 소아청소년과 신생아 세부 전문의가 줄어들고, 소아청소년과 전공의가 사라지면서 미숙아 출산도 위태로운 상황에 놓이게 됐다고 말한다. 도미노처럼 여파가 퍼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원장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소아청소년과 붕괴 여파가 이제 미숙아 출산에까지 미치고 있다”며 “많은 산모들이 최대한 동네병원에서 진료 받고 나중에 상급병원으로 옮기고 싶어 하지만, 앞으로는 전원이 어려운 긴급상황에도 미리 대비를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는 신생아 의료 환경이 더 열악한 비수도권을 중심으로 전국 51곳의 신생아 집중치료 지역센터를 지원하고 있다. 운영 기준에 따르면 니큐의 경우 신생아 세부 전문의 또는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를 1명 이상 둬야 하고, 신생아실 전문의(또는 전공의) 1명 이상을 배치해야 한다. 그나마 상황이 나은 곳은 3명의 당직 의사가 돌아가면서 근무를 하지만, 2명이 야간 교대근무까지 돌아가면서 근근이 유지되는 곳도 다수다.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은 “산모 연령이 높아지면서 미숙아 출산도 늘고 있다”며 “소아청소년과 기피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주수가 더 낮은 미숙아의 경우에는 제대로 처치를 받기 어려운 상황에 놓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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