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국민 숟가락 들게 한 ‘초능력자’… 유리 겔러 삶 재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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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능력자'로 전 세계에 이름을 날렸던 이스라엘 마술사 유리 겔러를 뉴욕타임스(NYT)가 "딥페이크(이미지 합성 AI)의 아날로그적 선구자"로 재조명했다.
염력을 사용해 숟가락을 구부렸다고 주장하는 겔러를 두고 기성 마술계에서는 사기꾼이라는 비판이 있었지만 올해 76세로 고령이 된 그는 고향 땅에 돌아가 소박하면서도 활기찬 여생을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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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페이크 아날로그적 선구자’ 삶 재조명
사기? 초능력?… “예술가이자 엔터테이너”
‘초능력자’로 전 세계에 이름을 날렸던 이스라엘 마술사 유리 겔러를 뉴욕타임스(NYT)가 “딥페이크(이미지 합성 AI)의 아날로그적 선구자”로 재조명했다. 염력을 사용해 숟가락을 구부렸다고 주장하는 겔러를 두고 기성 마술계에서는 사기꾼이라는 비판이 있었지만 올해 76세로 고령이 된 그는 고향 땅에 돌아가 소박하면서도 활기찬 여생을 살아가고 있다.
NYT는 8일(현지시간) 자신이 어릴 적 살던 곳에서 멀지 않은 장소에 침실 한 개짜리 아파트를 마련해 살고 있다는 겔러의 근황을 소개했다. 겔러는 자신이 ‘현혹자’(mystifier)로 불리는 걸 선호한다면서 자신이 지은 박물관에서 퍼포먼스를 하며 말년을 보내고 있다. 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해 팬들과 활발한 소통도 이어가는 중이다.
그는 2015년 영국을 떠나 모국 이스라엘의 수도 텔아비브의 올드 자파 지역에 박물관을 지어 자신이 모은 수집품들을 전시했다. 이 박물관은 지역 관광지로 자리매김해 매주 250여명이 방문하고 있다.
겔러가 전 세계에 미친 문화적 영향력이 독특하면서도 꾸준했다는 사실에 NYT는 주목했다. 20세기 후반만 해도 많은 이들이 초능력을 주장하며 사기 행각을 벌인 탓에 겔러의 퍼포먼스가 존경받지 못했지만 이젠 상황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시대가 변화하면서 과거엔 사기 수법으로 여겨졌던 교묘한 속임수, 트릭, 눈속임 등이 이젠 하나의 예술 장르로서 인정받고 있다는 얘기다. 겔러는 시대를 앞서간 선구자로서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해 나갔다.
NYT는 겔러를 “진실에 대한 믿음을 흔들고 우리의 눈을 의심하게 만드는 행위를 설득력 있게 수행한다면 일종의 경이로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엔터테이너”라고 평가했다. 초자연적 능력을 타고났다고 주장하던 그를 비난하던 기성 마술계와의 악연도 이제는 끊었다고도 했다.
겔러는 자신을 초능력자라고 소개하며 이스라엘 내 극장 등에서 공연을 하다가 1971년 미국으로 향했다. 이후 1973년 BBC 인기 토크쇼에 출연하면서 본격적으로 명성을 얻었다. 많은 이들이 잘생긴 외모와 뛰어난 언변으로 화려한 공연을 펼치는 겔러의 모습에 매료됐다.
그는 1984년 9월 한국에 방문해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겔러의 마술쇼는 당시 KBS 특집 프로 ‘세기의 경이 초능력 유리 겔러쇼’를 통해 생방송 됐다. 많은 이들이 숟가락을 들고 TV 앞에 앉아 겔러를 보며 엄지손가락에 힘을 주고 숟가락을 눌렀다. 그는 자신의 마술이 ‘초능력’이라는 주장을 끝까지 굽히지 않았다.
NYT는 “온라인에서 가짜와 거짓이 무기화돼 일상적으로 나돌아다니는 지금 초능력을 주장했던 겔러의 말은 거의 결백해 보인다”고 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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