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메달도, 입시도 하반기에 모두 잡을래요"…'공부하는 국가대표' 허윤서의 꿈

김현기 기자 2023. 7. 1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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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TV 예능 '영재발굴단'에서 자신의 잠재력을 한껏 선보인 아티스틱스위밍(수중발레) 영재가 2년 뒤 세계 유망주들이 겨루는 무대에서 중국, 일본 선수들을 전부 제치고 아시아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올해는 어엿한 성인 국가대표로 성장해 솔로와 듀엣에서 모두 세계선수권대회 출전을 앞두고 있다. 그것도 한창 입시 준비에 몰두할 고3이어서 수영계에선 "어린 선수가 대견하다"는 칭찬과 함께 대학 진학 뒤 내년부터 더욱 훨훨 날 것이란 기대를 하는 중이다.

18세 아티스틱스위밍 선수 허윤서가 그 주인공이다. 압구정고 3학년인 허윤서는 오는 14일부터 22일까지 일본 후쿠오카에서 열리는 2023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아티스틱 스위밍에 참가하기 위해 11일 출국한다. 한국은 오랜 기간 아티스틱스위밍에서 고전했고 2014 인천 아시안게임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선 북한 선수들에도 뒤져 '노메달' 수난을 겪었다.

그러나 허윤서라는 재능 넘치는 신예의 등장과 함께 새 전성기를 열어젖힐 수 있다는 희망이 점점 생기는 중이다.

숭의초등학교 6학년이던 지난 2017년 '영재발굴단'에 소개되면서 시선을 모은 허윤서는 2019년 8월 슬로바키아 사모린에서 열린 국제수영연맹(FINA·현 월드아쿠아틱스) 2019 아티스틱스위밍 유스 세계선수권 솔로에서 전체 5위를 차지한 것은 물론, 세계 정상권인 중국과 일본 선수들을 따돌리며 아시아 선수 최고 점수를 따내는 기염을 토했다.

당시 다른 나라 아티스틱스위밍 관계자들이 한국 임원들에게 "어떻게 저렇게 좋은 선수를 길러냈느냐"로 물을 정도였다.

첫 세계 대회 성적에 만족하지 않고 코로나19 와중에도 노력한 허윤서는 2년 전 도쿄 올림픽 예선에 팀 종목(8명) 한국 대표로 참가했고 지난해 헝가리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대회에선 선배 이리영과 함께 듀엣 테크니컬 종목에서 결승 진출한 뒤 12위에 올라 자신의 성장을 알렸다. 대한수영연맹에 따르면 현 점수체계가 도입된 2013년 이후 우리나라가 아티스틱스위밍 듀엣 부문 세계수영선수권대회 결승에 진출한 것조차도 이번이 처음일 만큼 값진 성과였다.

허윤서에게 2023년은 더욱 기억에 남을 해가 될 전망이다.

이번 후쿠오카 세계선수권대회를 통해 생애 처음으로 시니어 세계선수권 솔로 종목에 참가하기 때문이다. 이리영이 솔로 테크니컬, 허윤서가 솔로 프리에 도전장을 내미는데 특히 4년 전 세계 무대에서 될성 부른 떡잎임을 알린 허윤서가 2009년 박현선 이후 14년 만에 솔로 프리 상위 12명 안에 드는 결승 진출을 노리고 있어 시선이 쏠린다.

이어 9월엔 이리영과 함께 항저우 아시안게임 듀엣 종목에서 12년 만에 한국 수영에 이 종목 메달 안길 채비를 하고 있다. 아시안게임의 경우, 올림픽 종목만 열리기 때문에 듀엣과 팀 등 두 개의 금메달이 걸려있는데 올해는 이리영의 탄탄한 경험과 허윤서의 급성장이 어우러져 북한,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과의 메달 싸움에서 충분히 이길 수 있다는 게 대한수영연맹의 예측이다.

김효미 아티스틱스위밍 코치는 "올해 최종 목표는 아시안게임 메달로 설정했는데 두 선수가 호흡을 맞춘지 얼마 되지 않았으나 처음보다는 정확성이 좋아졌다"며 "월드아쿠아틱스의 올해 규정 변경에 따라 난이도(기술) 싸움이 치열해졌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테크닉에서 정말 많은 향상을 이뤘다고 생각한다. 아티스틱스위밍의 경우는 나라별로 점수대가 정해져 있다는 평이 많고, 어떤 상위권 나라를 이기기 위해선 많은 시간이 필요한데 올해는 우리가 실수하지 않는다면 기회를 잡을 수 있지 않을까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김 코치는 아울러 허윤서의 솔로 연기에 대해선 "높은 난이도를 수행할 수 있도록 체력이나 템포, 스피드 등이 많이 개선됐다"고 칭찬했다.

한 수영 관계자는 "아티스틱스위밍에 상체 연기를 하든, 하체 연기를 하든 물 위로 올라오는 몸의 크기가 얼마나 되는가, 이른 바 '수위' 여기를 중요하게 본다"며 "허윤서는 수위 연기가 아주 일품이고, 끈기나 정신력도 갖춰 계속 기대를 하게 만드는 선수"라고 극찬했다.

허윤서의 2023년이 중요한 이유는 운동은 물론 학업까지 함께 성취하려고 달려가기 때문이다. 진천에서 선수촌 생활을 하기 때문에 서울과 진천을 오가며 운동을 하고 수업에 참석하는데 학업에 열심히 하고 있어 학교와 대표팀에서 "기특하다"는 소리를 종종 듣는다.

지난해에는 아티스틱스위밍에서 세계적인 권위를 인정받는 매체 '인사이드 싱크로'와 영어로 인터뷰를 할 만큼 수준급의 영어 실력도 갖췄다. 장래 희망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을 당차게 말할 만큼 꿈이 크다.

또한 2019년 한국 축구의 레전드 박지성이 수여하는 JS파운데이션 장학생으로 뽑혔고, 지난해엔 제14회 소강체육대상, 제32회 윤곡 김운용 체육대상을 타면서 이름을 알렸다. 상이라는 것이 실력은 물론 인성까지 갖춰져야 추천을 받아 받는 것인데 지난 4년간 학생 선수가 받는 주요 상을 연이어 거머쥔 것은 허윤서의 장래성이 운동 이상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7~8년간 운동과 학업, 두 분야에 소홀한 적이 없었던 만큼 올해 아시안게임 메달과 원하는 대학 입학으로 자신의 선수 인생 제 2장을 써내려가겠다는 게 허윤서의 각오다. 허윤서는 "세계선수권와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아티스틱 스위밍의 명예를 지키고 싶다"며 "운동하는 동안 책을 열심히 보면서 입시도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불태웠다.

사진=대한수영연맹, SBS 화면 캡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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