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3석 정당과 손잡은 167석 민주당…장외투쟁 늪에 빠지다
10일 일본에 건너간 야당 의원이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 관저 앞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항의 집회를 열었다.
민주당 김승남·박범계·양이원영·위성곤·유정주·윤재갑·이용빈·주철현, 무소속 양정숙·윤미향 의원 등 10명으로 구성된 ‘후쿠시마 핵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국회의원단’(단장 위성곤)은 이날 2박 3일 일정으로 일본으로 출국했다. 지난 4월 초 도쿄전력 등에 오염수 관련 자료 제공을 촉구하기 위해 위 의원 등 4명이 방문한 데 이은 2차 원정이다.
이들은 출국 기자회견에서 “안전성이 담보될 때까지 최대한 방류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한 뒤 현지 첫 일정으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 관저 앞에서 집회를 개최했다. 일본 시민단체 ‘사요나라 원전과 평화포럼’ 등도 동행했다. 마이크를 잡은 주철현 민주당 의원은 “일본은 다른 대안들에 대해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면서 “모두의 바다를 훼손하는 핵 오염수 해양투기, 일본 정부는 즉각 철회하라!”는 구호를 선창했다. 일본 마이니치신문 보도에 따르면, 의원들의 연설이 끝나자 한 남성이 “이런 항의가 악성 루머를 조장하는 것”이라며 “내정간섭”이라고 소리쳤다.
이후 민주당 의원들은 일본 참의원 의원회관 앞으로 자리를 옮겨 연좌 농성을 벌였다. 이번엔 의사 출신 이용빈 의원이 “국회의원이기 전 의사이자 과학자로서 내부 피폭에 대한 위험성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일본 정부의 핵 오염수 해양투기에 결사반대한다”고 주장했다. 의원단은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NAR)를 방문해 항의 서한문도 전달했다.
방일단은 11일엔 ‘원전제로 재생에너지 100 의원모임’에 이어 일본 사회민주당 의원단과 잇따라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일본 사회민주당은 중의원(하원) 465석 중 1석, 참의원(상원) 248석 중 2명을 보유하고 있는 극소수 야당이다. 12일엔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를 위한 도보 행진에 참여한 뒤 일본주재 외신기자클럽과 한국 특파원을 상대로 기자회견을 마치고 귀국할 예정이다.
다만 민주당 일각에선 후쿠시마 오염수 강경 기조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1박 2일 철야농성(6~7일)에 이어 그로시 사무총장과의 면담(9일)에 이어 일본 현지 투쟁(10~12일)까지 벌이고 있지만, 뚜렷한 성과를 거두고 있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민주당의 한 재선 의원은 “167석 의석수를 장외 투쟁에만 활용하고 있다”고 토로했고, 또 다른 민주당 관계자 역시“원내 주도로 ’7대 제안’ 등이 발표됐을 때 나름의 출구가 마련되는 듯했지만 이후 장외집회와 단식투쟁이 이어지면서 원위치로 돌아갔다”고 말했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민주당이 ‘방류를 반대한다’고 말할 순 있어도 방류 자체를 막을 순 없다”며 “무조건 공격만 할 게 아니라 오염수 방류로 인한 장기적인 문제가 크다고 하면 5년, 10년 후에 어떻게 하겠다는 민주당 차원의 전략과 전망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달 26일부터 국회 본청 앞에서 ‘오염수 방류 저지’를 요구하며 15일째 단식 농성을 벌여온 우원식 민주당 의원은 이날 단식 농성을 중단했다. 우 의원은 입장문을 통해 “지난 15일 단식농성을 통해 국민 절대다수의 반대 여론을 일본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 널리 알렸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우 의원을 찾아가 “충분히 마음도 결의도 보여주셨으니, 이제는 좀 다른 방식으로 싸우는 게 좋겠다”고 단식 중단을 요청했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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