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공사장 시뻘건 흙탕물, 농수로·하천으로... 잉어 등 폐사

윤성효 2023. 7. 10. 17:39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경남 울산~함양 고속도로 공사 현장에서 쌓아놓은 철 성분의 흙이 비에 농수로·하천을 따라 흘러내리면서 친환경 농사를 짓기 위해 논에 입식해 놓았던 우렁이뿐만 아니라 하천에서 잉어가 폐사한다는 증언이 나왔다.

인근에는 울산~함양 고속도로 공사 현장에서 나온 흙을 쌓아 둔 곳이 있고, 최근 비에 섞여 붉은색을 띤 흙탕물이 농수로와 감내천으로 흘러내렸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울산~함양 고속도로 밀양 부북면 구간, 철 성분 많은 흙 빗물에 흘러내러 피해

[윤성효 기자]

▲ 빗물에 흘러내려온 고속도로 공사현장 흙더미... 논·하천 피해 함양~울산 고속도로 공사 현장인 경남밀양 부북면 쪽에 철 성분이 많은 흙이 쌓여 있다가 비에 흘러 내리면서 인근 논과 하천에 피해를 주고 있다. 출처-이수완 ⓒ 이수완

 
 울산~함양 고속도로 건설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밀양 부북면 신전마을 쪽에 철 성분이 많이 함유된 흙탕물이 농수로에 흘러내려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 이수완
    
경남 울산~함양 고속도로 공사 현장에서 쌓아놓은 철 성분의 흙이 비에 농수로·하천을 따라 흘러내리면서 친환경 농사를 짓기 위해 논에 입식해 놓았던 우렁이뿐만 아니라 하천에서 잉어가 폐사한다는 증언이 나왔다. 인근 주민들은 대책 마련을 호소했다.

<오마이뉴스> 취재에 따르면, 이같은 민원이 발생한 현장은 경남 밀양시 부북면 진전마을 논과 하천인 감내천이다. 인근에는 울산~함양 고속도로 공사 현장에서 나온 흙을 쌓아 둔 곳이 있고, 최근 비에 섞여 붉은색을 띤 흙탕물이 농수로와 감내천으로 흘러내렸다.

울산~함양 고속도로 공사는 2014년에 착공해 2026년 완공 예정이고, 밀양 부북면 일대는 6공구로 금호건설이 맡아서 공사를 하고 있다. 부북면 용포리~운전리 사이 산에 터널을 뚫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터널을 뚫는 과정에서 나온 흙으로 고속도로 조성을 위해 성토를 하기도 하고, 다른 곳으로 옮기기 위해 모아서 쌓아두었다. 성토하거나 쌓아 놓은 흙이 빗물에 함께 농수로 등으로 흘러내리고 있는 것이다.

농수로 현장을 본 이수완(밀양)씨는 "공사 현장에서 나온 흙은 철 성분이 많고, 철이 섞인 오니로 인해 생태계가 망가지고 있다"며 "이런 현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고, 공사가 시작된 뒤부터 몇 년 동안 자주 발생해 왔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씨는 "철 성분이 많은 흙탕물이 농수로에 스며들게 되고, 그러면 고속도로 공사가 다 끝난 이후에까지 생태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게 된다"며 "해당 업체와 관계 기관은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주민들은 하천에서 잉어가 죽고, 논에 우렁이가 폐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주민은 "자전거를 타고 자주 감내천을 다니는데, 지난 5월 18일경 하천 가장자리에 죽은 잉어를 여러 마리 발견했다"며 "위에서는 고속도로 공사 현장에서 시작된 시뻘건 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고 했다.

그는 "재작년부터 논에 친환경농사를 짓기 위해 우렁이를 입식했지만 죽게 되는 피해를 입고 올해도 마찬가지다. 우렁이는 논에서 벼가 아닌 피(풀)를 뜯어 먹는데 죽으니까 하는 수 없이 피가 자라지 않는 약재를 사용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다른 주민은 "마을 정자에 앉아 있으면 시뻘건 물이 농수로를 따라 흘러간다"며 "공사업체뿐만 아니라 감리업체, 발주한 한국도로공사, 관리감독을 해야 하는 밀양시와 환경부가 무엇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공사업체 "흙 옮길 것"... 밀양시 "피해농가 현황 알아보겠다"

해당 공사 업체 측은 농수로 피해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 금호건설 관계자는 "터널 공사 현장에서 철 성분이 많은 바위를 굴착해 야적해 놓고 있다. 그동안 넓은 사토장을 구하지 못했다. 비가 많이 오다 보니 유출된 상황이다"라며 "야적된 흙을 천막으로 덮는 작업을 하고 사토장을 확보해 옮기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우렁이 폐사 등에 대해서는 "물차를 이용해서 논에 깨끗한 물을 공급하도록 하고 있으며, 추수 시기에 적절한 보상을 해오고 있다"면서 "전체 논 가운데 피해 농가를 파악해 놓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철 성분이 많은 흙으로 성토한 부분은 중화처리하는 특별한 작업을 할 예정이고, 준공 이후에도 발주처를 통해 지속적으로 관리할 것"이라며 "철 성분은 물과 산소와 접촉하지 않으면 크게 문제가 없는 성질이 있다. 고속도로 구간은 포장을 하게 되면 물이 스며들지 않아 더 이상 피해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밀양시 환경관리과 관계자는 "최근에 발령을 받아 왔고 민원 사항을 파악해 조치하겠다. 피해 농가를 방문해 현황을 알아보겠다"고 말했다. 낙동강유역환경청 관계자는 "고속도로 공사는 환경영향평가 관리 대상으로, 해당 지역 민원 사항에 대해서는 확인을 해서 조치하겠다"고 했다.
 
 울산~함양 고속도로 건설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밀양 부북면 신전마을 쪽에 철 성분이 많이 함유된 흙탕물이 농수로에 흘러내려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 이수완
  
 울산~함양 고속도로 건설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밀양 부북면 신전마을 쪽에 철 성분이 많이 함유된 흙탕물이 농수로에 흘러내려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 이수완
  
 울산~함양 고속도로 건설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밀양 부북면 신전마을 쪽에 철 성분이 많이 함유된 흙탕물이 농수로에 흘러내려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 이수완
  
 울산~함양 고속도로 건설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밀양 부북면 신전마을 쪽에 철 성분이 많이 함유된 흙탕물이 농수로에 흘러내려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 이수완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