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2000원 vs 9700원…노사 양보없는 최저임금, 1만원 넘을까

지난 10일 서울 마포구 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 2023년 시간당 최저임금이 안내되고 있다. 뉴스1

내년도 최저임금 논의가 막바지에 다다랐지만, 노사는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노사가 최종 조율에 실패할 경우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 공익위원들이 내놓은 중재안을 두고 표결에 들어가게 된다. 이때 내년도 최저임금이 시간당 1만원을 넘길지에 관심이 쏠린다.

━

노사 양측 2차 수정안 간극 2300원

10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최임위는 오는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제12차 전원회의를 연다. 또 오는 13일 같은 장소에서 제13차 전원회의를 개최한다. 양측은 지난 6일 열린 제11차 전원회의에서 두 번째 최저임금 수정안을 제출했다. 노동계는 1차 수정안(1만2130원)보다 130원 내린 1만2000원(올해 최저임금대비 24.7% 인상)을, 경영계는 9650원에서 50원 올린 9700원(0.8% 인상)을 제시했다.

수정안의 격차는 현재 2300원이다. 최초 요구안(노동계 1만2210원, 경영계 9620원) 차이인 2590원보다는 다소 줄었다. 하지만 노사간 입장 차이가 여전해 더 이상 간극을 좁히기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박희은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지난 회의 때 “비정규직일수록, 작은 사업장의 노동자일수록 사용자와 대등한 입장에서 임금 협상이 어렵다. 노동조합이 없는 노동자들에게는 최저임금 인상이 곧 자신의 임금 인상”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에서 이제 막 벗어난 시점에 감당 안 되는 수준으로 인상되면 안 된다. 소상공인과 영세 중소기업의 생존 문제를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맞섰다.

━

합의 못 하면 공익위원 중재안 표결…1만원 넘어서나

지난 6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제11차 전원회의에 참석한 이명로 사용자위원, 류기정 사용자위원, 류기섭 근로자위원, 박희은 근로자위원(왼쪽부터)등이 2024년도 최저임금 2차 수정안 제시를 준비하며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뉴스1

12·13차 전원회의에서도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공익위원의 중재안을 놓고 투표에 부쳐 내년도 최저임금이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이때 최저임금이 처음으로 시간당 1만원을 넘을지도 관심사다. 아직 공익위원 중재안과 관련해 구체적인 산식이 확정되진 않았지만 지난 2년간 사용된 계산식을 그대로 적용하면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은 전년 대비 3.8% 수준이다. 이렇게 될 경우 내년도 최저임금은 9985원으로 1만원에 조금 못 미친다.

최저임금 액수 및 전년대비 증가율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최저임금 위원회]

최임위 관계자는 “그동안 적용한 산식에 따르면 경제성장률 전망치와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더한 뒤 취업자 증가율을 빼는데 올해는 지난해보다 물가상승률과 경제성장률이 둔화해 인상률이 낮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5년간 최저임금 인상률은 2019년 10.9%, 2020년 2.87%, 2021년 1.5%, 2022년 5.05%, 2022년 5%다.

최임위는 13일 제13차 전원회의에서 심의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최저임금 최종 고시 시한은 다음 달 5일인데 10일간의 이의제기 기간 등 남은 행정 절차를 고려하면 이달 중순에는 의결돼야 하기 때문이다. 2010년 이후 가장 늦었던 심의·의결일은 지난 2016년 당시 7월 16일이다. 이에 따라 내년도 최저임금은 수준은 오는 13일 늦은 밤이나 14일 새벽에 정해질 전망이다.

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