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북핵 억제 의지, 北 핵야욕보다 더 강하다는 것 보여줘야"
윤석열 대통령은 10일 북한 핵 문제와 관련해 “지금은 북한의 핵 개발 의지보다 북한의 핵을 저지하려는 국제사회의 의지가 더 강하다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줘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날 보도된 AP통신 서면인터뷰에서다. 인터뷰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앞두고 이뤄졌다.
AP통신과 대통령실이 배포한 발언 원문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강력한 힘과 억제력을 통한 평화가 가장 확실하고 믿을 수 있는 평화다.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북 제재는 북한 핵·미사일 능력의 고도화를 막는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나토 회원국 및 파트너국과 함께 북한 핵·미사일 위협 대처 방안을 논의하고 북한 불법 행위에 대한 국제사회의 단호하고 단합된 공조를 강조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AP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한·미·일 3국 공조 강화 차원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와도 별도로 대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안보 공약 및 한·미·일 3국 안보협력 강화 방안 등을 놓고 바이든 대통령과 “대화할 다양한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밝힌 윤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와 양자 회담도 가질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히, AP는 한·일 정상이 만난 자리에서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와 관련한 계획이 논의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윤 대통령은 나토와 아시아 태평양 지역 국가 간 협력 방안에 대해선 “유럽의 사건이 인태(인도·태평양) 지역에 실질적이고 중대한 영향을 미치듯, 인태 지역의 사건도 유럽 국가들에게 커다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우리는 특정 지역의 안보 위기가 전 세계적으로 미치는 영향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의 기간에 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 등 나토의 인도·태평양 지역 파트너국(AP4) 정상들과의 회담도 진행한다. 이와 관련해, A4 정상들이 만나 일본 도쿄에 나토 연락사무소를 설치하는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대통령실 관계자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주요 논의 대상이 아니며, 우리가 찬반을 밝힐 문제도 아니다”고 말을 아꼈다.
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지원 계획도 밝혔다. 그는 “최근에는 우크라이나의 요청에 따라 지뢰제거장비, 구급차량 등의 물자지원도 추진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 카호우카댐 복구지원도 실시했다”며 “우크라이나의 자유수호를 위해 국제사회와 협력하여 계속 필요한 역할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이후 상황을 언급하면서 “조속한 평화 회복과 재건에 필요한 다각적인 지원 방안도 강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나토와의 협력 방안을 두고는 “비확산, 사이버 등 11개 분야에서 양측간 협력을 제도화하기 위한 새로운 양자 협력 문서도 체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는 이날 오후 서울공항에서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 1호기 편으로 나토 정상회의 개최지인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로 출국했다. 오는 11∼12일(현지시간)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하면서, 10여개국 정상과의 양자 회담도 진행한다. 13일엔 폴란드 공식 방문을 위해 수도 바르샤바로 이동한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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