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120㎜ 넘는 중부 물폭탄…이번주 장맛비 패턴 달라진다

천권필 2023. 7. 10.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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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지역에 올해 첫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10일 오후 제주시청 인근 버스정류장에 더위를 식혀주는 쿨링포그(Cooling Fog) 시스템이 작동되고 있다. 뉴시스

장마전선(정체전선)이 북상하면서 이번 주 내내 서울 등 중부지방에 집중호우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의 기온이 37도까지 오르는 등 폭염특보가 내려진 남부지방에는 본격적인 여름철 무더위가 이어질 전망이다.

10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충청과 경기 내륙 등 중부 지방을 중심으로 기습적인 폭우가 쏟아졌다. 충남 공주(정안)에는 1시간에 63㎜에 이르는 물폭탄이 쏟아졌다.

남부 지방에는 대부분의 지역에 폭염주의보가 내려졌다. 제주도는 한낮 기온이 37.3도까지 오르면서 1923년 기상 관측을 시작한 이래 역대 두 번째로 높은 7월 기온을 기록했다. 1위 기록은 1942년 7월 25일에 기록한 37.5도다. 이에 제주에는 올해 첫 폭염주의보가 내려졌다.

11일에도 매우 불안정한 대기 상태가 지속되면서 11일 오후부터 12일 오전 사이에 중부 지방을 중심으로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30~60㎜의 매우 강한 비가 내리는 곳이 있을 전망이다. 예상 강수량은 중부 지방과 전라, 경북 북부 내륙이 30~100㎜이다. 수도권과 충남, 전북 북부에는 120㎜ 이상의 많은 비가 쏟아지는 곳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반도 상공서 장마전선 진동…“중부 강하고 많은 비”


김주원 기자
올해 장마는 지난달 25일 시작된 이후 남부 지방에 예년보다 많은 비를 뿌렸다. 남부 일부 지역에는 폭포비 수준의 강한 비가 기습적으로 쏟아지면서 산사태와 침수 등 비 피해가 속출했다. 9일까지 누적 강수량은 제주도가 305.9㎜, 남부지방이 294.5㎜로 평년의 두 배에 육박하는 많은 양의 비가 내렸다.

그러나, 이번 주부터는 장맛비의 패턴이 달라진다. 지금까지는 정체전선이 주로 제주 남쪽에 머문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차고 건조한 기압골이 주기적으로 한반도를 통과하면서 변화무쌍한 형태로 비를 뿌렸다면, 11일부터는 정체전선이 북상하면서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장맛비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보통 장마철이 되면 대륙의 찬 공기와 북태평양의 더운 공기가 한반도 상공에서 힘겨루기하면서 정체전선이 남북을 오르락내리락한다. 이를 ‘남북 진동’이라고 한다. 이 시기가 되면 동서로 길이가 길고 남북으로 폭이 좁은 굉장히 강한 비구름이 형성되고, 정체전선이 걸친 좁은 지역에 지속시간이 길고 강한 비가 집중된다. 특히, 12일부터 15일 사이에는 정체전선이 중부지방에 머물면서 수도권 등에 강한 비가 쏟아질 가능성이 크다.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시민들이 소나기 맞으며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뉴시스

박중환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11일 이후 남쪽의 북태평양 고기압의 가장자리가 점차 북쪽으로 확장하면서 우리나라를 중심으로 정체전선이 만들어진다”며 “활성화된 정체전선이 남북으로 진동하면서 전국적으로 정체전선의 영향을 받고, 특히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강한 강수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남부 본격 무더위…“적은 비로도 산사태 위험”


남부지방도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중부보다는 비가 적게 내릴 것으로 보이지만, 이미 많은 비로 인해 지반이 약해진 상태에서 적은 양의 비로도 산사태가 발생할 위험이 크다. 또, 고온다습한 북태평양고기압이 남부지방을 덮을 것으로 보여 뜨겁고 습한 여름철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인다.

우진규 기상청 통보관은 “정체전선이 주로 중부 지방에 걸리기 때문에 남부지방은 고온다습한 공기의 영향을 받는다”며 “낮에도 기온이 오르지만, 밤에도 기온도 떨어지지 않기 때문에 열대야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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