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이밍 맘' 김자인, 30번째 월드컵 우승 "규아 낳고 첫 금"

박린 2023. 7. 10.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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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통산 30번째 월드컵 리드 우승을 차지한 김자인. 사진 대한산악연맹


‘엄마 클라이머’ 김자인(35)이 개인 통산 30번째 월드컵 리드 금메달을 땄다.

김자인은 10일(한국시간) 프랑스 샤모니에서 열린 2023 국제스포츠클라이밍연맹(IFSC) 월드컵 9차 대회 여자부 리드 결승에서 43+를 기록, 일본의 구메 노노하(38+)를 크게 따돌리고 우승했다.

앞서 예선 6위로 준결승에 진출한 뒤 4위로 결승에 올랐다. 김자인은 결선 진출자 8명 중 5번째로 루트에 올랐다. 다이내믹한 동작으로도 침착하게 등반을 이어간 김자인은 경쟁자들이 고전한 37, 38번 홀드를 잡아낸 뒤 최종 43+으로 우승했다.

개인 통산 30번째 월드컵 리드 우승을 차지한 김자인. 사진 올댓스포츠


김자인은 2019년 일본 인자이 월드컵 이후 4년 만에 월드컵 우승을 차지했다. 2009년 체코 브르노 월드컵 첫 우승을 시작으로 개인 통산 30번째 리드 우승을 차지했다. IFSC에 따르면 남녀 통틀어 월드컵 단일 종목에서 금메달 30개를 딴 건 김자인이 최초다. 2011년 월드컵 볼더링에서도 금메달을 딴 적이 있는 김자인은 월드컵에서만 금메달 31개를 수확했다.

스포츠클라이밍 선수 김자인과 딸 오규아양 김현동 기자


김자인은 ‘엄마 클라이머’가 된 이후 첫 금메달의 감격을 맛봤다. 김자인은 결혼 7년 만인 2021년에 딸 규아를 출산했다. 그해 여름 열린 도쿄올림픽에는 선수가 아닌 해설자로 나서야 했다. 나중에 딸이 “엄마 왜 은퇴했어?”라고 물으면 “규아가 태어나서 그만뒀어”라고 말하기 싫었던 김자인은 파리올림픽 출전을 목표로 끊임없이 훈련했다. 집에서는 아기띠에 11kg 딸을 메고 턱걸이를 했다.

출산 후 처음 도전했던 2022년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아쉬운 고배를 마셨던 김자인은 올해 대표선발전을 통해 다시 태극마크를 달았다. 선발전을 일주일 앞두고 훈련 중 손가락 인대가 부분 파열된 김자인은 주사를 맞고 출전해 3위에 올라 다시 태극마크를 달았다. 김자인은 딸을 어린이집에 등원 시킨 뒤 자신이 운영하는 서울 강북구 수유동의 실내 암장(락랜드)까지 약 8.6㎞를 뛰어 출근한다.

김자인은 “엄마로서 첫 메달이자 금메달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다. 오히려 첫 금메달을 땄을 때보다 얼떨떨하다“며 “매 순간 소중한 마음으로 진심을 다했기에 받을 수 있었던 선물이었던 것 같다. 앞으로 남은 도전들도 감사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자인은 올해 8월, 2024 파리올림픽 직행 출전권 티켓이 걸린 2023 베른 세계선수권대회 준비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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