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체료 274만원"…美서 1차 대전 때 빌린 책 120년만 반환

구나리 2023. 7. 10.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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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한 공립도서관에서 1차 세계대전 시기인 1900년대에 대출됐던 책이 120년 만에 반환됐다.

하지만 도서관 측은 대출자들이 늦게라도 책을 반환할 수 있도록 수십 년 전에 연체료 상한을 2달러로 정해뒀다.

한편 지난달에도 워싱턴주의 한 시립도서관에서 1940년 대출된 찰스 노드호프와 제임스 노먼 홀이 1932년 함께 펴낸 '바운티 3부작'이 81년 만에 되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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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본도 좋은 등 도서 보관 상태 '최상'

미국의 한 공립도서관에서 1차 세계대전 시기인 1900년대에 대출됐던 책이 120년 만에 반환됐다.

약 120년만에 미국 매사추세츠 뉴베드퍼드 공립도서관에 반환된 책. 1882년 3월 구입했다는 도장이 찍혀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미국 매사추세츠주(州) 뉴베드퍼드 공립도서관은 지난 5월 30일 웨스트버지니아대 도서관에서 희귀 도서를 관리하는 담당자로부터 "최근 귀 도서관의 장서를 포함한 기증품이 들어왔다"라는 연락을 받았다.

이 도서관으로 돌아온 책은 영국 스코틀랜드의 유명 물리학자인 제임스 맥스웰이 숨진 지 2년 뒤인 1881년에 발간된 208쪽 분량의 '전기에 관한 기초 논문'이었다.

보통 도서관은 외부에 판매하는 등의 이유로 더는 장서로 관리하지 않는 책에 '소유권 해제' 표시를 해 두는데 이 낡은 책에는 이 같은 표시가 남아있지 않아 반환을 원하는지 물은 것이다.

기록에 따르면 도서관은 이 책을 1882년에 구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책 안쪽에 찍힌 대출 기록 도장을 통해 1904년 2월 14일이나 1905년 2월 14일 마지막으로 대여한 것으로 추정했다. 세월이 오래 지나 도장 색이 바랜 탓에 연도 표기가 '190'까지만 보이고 끝자리 숫자가 희미한 원형 모양으로만 남아있는 탓이다.

직전 대출 기록은 1903년 12월 10일이었다.

140년 전 인쇄된 책이 돌아온 것을 두고 올리비아 멜로 관장은 "가끔 책들이 대출된 지 10년이나 15년이 지나 반환되기도 한다"면서도 "이번에 돌려받은 책은 연체 기록으로는 최장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책은 아직 활자도 읽을 수 있는 데다 제본 상태도 매우 좋은 것으로 알려져 멜로 관장은 "책이 잘 보존됐다"라고 놀라워했다.

그는 "누군가 이 책을 잘 관리되는 장소에 보관해 온 것 같다"며 "책장을 마구 넘긴 흔적도 없다"라고 덧붙였다.

이 책의 연체료는 대출 당시의 하루 1센트(약 13원)로 계산하면 430달러(56만원), 현재 연체료인 하루 5센트(약 65원)로 계산하면 2100달러(274만원) 정도다.

하지만 도서관 측은 대출자들이 늦게라도 책을 반환할 수 있도록 수십 년 전에 연체료 상한을 2달러로 정해뒀다.

멜로 관장은 "우리는 이 책을 앞으로 100년간 잘 보관할 것"이라며 "미래 세대를 위해 이 책은 이곳에 남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달에도 워싱턴주의 한 시립도서관에서 1940년 대출된 찰스 노드호프와 제임스 노먼 홀이 1932년 함께 펴낸 '바운티 3부작'이 81년 만에 되돌아왔다. 또 2021년에는 아이다호 도서관에 케이트 더글러스 위긴스의 '레베카의 숨겨진 이야기'가 110년 만에 돌아온 바 있었다.

구나리 인턴기자 forsythia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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