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 위의 퇴장과 오버랩된 코푸즈의 등장

고봉준 2023. 7. 10.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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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슨 코푸즈(가운데)가 10일(한국시간) 페블비치에서 열린 US여자오픈에서 정상을 밟은 뒤 아버지(왼쪽), 어머니와 기뻐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페블비치의 여왕’은 앨리슨 코푸즈(25·미국)였다. 코푸즈는 10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인근의 페블비치 골프장에서 열린 제78회 US여자오픈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3개로 3타를 줄였다. 합계 9언더파 279타로 미국프로골프(LPGA) 투어 첫 번째 우승을 메이저대회에서 장식했다.

이번 대회를 통해 이름을 알린 코푸즈는 1998년 미국 하와이주 카폴레이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필리핀 출신, 어머니는 한국 태생. 이전까지는 무명 선수라 성장 배경이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US여자오픈 우승으로 한국계라는 사실이 전해졌다.

이 지점에서 떠오르는 이름이 있다. 바로 ‘천재 소녀’ 미셸 위 웨스트(34·미국)다. 둘은 공통점이 많다. 미셸 위도 코퍼스처럼 한국계 미국인 2세다. 미셸 위는 어머니는 물론 아버지도 한국인이다. 또, 둘은 같은 미국 하와이주 태생이고, 고등학교(푸나호우 스쿨) 선후배 사이이기도 하다.

골프 인생 발자취도 비슷하다. 미국 ESPN은 “코푸즈는 미셸 위가 갖고 있던 US여자아마추어 퍼블릭링크스 최연소 출전 기록을 2008년 갈아치웠다. 또, 이전까지 미셸 위가 하와이 출신의 유일한 US여자오픈 챔피언이었는데 코푸즈가 이번 우승으로 계보를 잇게 됐다”고 했다.

공교롭게도 이번 대회는 미셸 위의 필드 고별전이었다. 이미 사실상 은퇴하기는 했지만, 유서 깊은 페블비치에서 열리는 이번 US여자오픈의 의미를 고려해 ‘골프 여제’ 안니카 소렌스탐(53·스웨덴)과 함께 작별을 고했다. 미셸 위는 1라운드와 2라운드에서 연달아 7오버파를 치고 컷 탈락했다. 미셸 위가 퇴장하자 코푸즈가 등장하는 그림이 이번 대회에서 그려졌다.

코푸즈는 “올해 일어난 모든 일이 이 순간을 위해 나를 준비하게 한 것 같다. 부모님이 모두 오신 가운데 우승해 더욱 특별하다. 무엇보다 역사적인 장소인 페블비치라는 것도 놀랍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어 “미셸 위가 2014년 파인허스트에서 열린 US여자오픈을 우승하는 장면을 집에서 보며 그저 놀랐다. 정말 큰 영감을 받았다. 보는 것만으로도 나의 롤모델이 됐다”고 덧붙였다.

고봉준 기자 ko.bong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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