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남은 원폭피해자 1000여명…정부 관심·지원 필요”

박선혜 2023. 7. 10.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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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만입니다. 이렇게 다들 얼굴을 보고, 건강검진도 받고. 원폭피해자들을 잊지 않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날 건강상담에 참여한 정정웅 한국원폭피해자협회 서울지부장은 "3년 만에 개최된 이번 건강상담에 대해 원폭피해자들 모두가 만족하고 있다. 일반 건강검진과 다르게 의사 선생님이 개개인 건강기록을 보고 무엇이 달라졌는지,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상세히 설명해준다. 또 어떤 질문이 나와도 충분한 시간을 두고 상담해줘서 매우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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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만에 열린 ‘원폭피해자 건강상담’
일본 피폭 전문의 방한해 상담 지원
“피해자 가족 위해 상담 계속 이어져야”
대한적십자사의 ‘원폭피해자 건강상담 및 찾아가는 사업 설명회’가 10일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바비엥 교육센터에서 코로나19 이후 3년 만에 열렸다.   사진=박선혜 기자

“3년 만입니다. 이렇게 다들 얼굴을 보고, 건강검진도 받고…. 원폭피해자들을 잊지 않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원폭피해자 김모(80세·여성)씨는 10일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바비엥 교육센터에서 열린 대학적십자사의 ‘원폭피해자 건강상담’을 받으며 직원들에게 연신 “고맙다”는 말을 전했다. 코로나19 유행 이후 3년 만에 열린 이번 행사를 통해 그는 “오랜만에 그리웠던 얼굴도 보고, 건강상담도 받을 수 있어 너무 좋다. 우리를 잊지 않고 찾아와준 의사 선생님들께 감사하다. 내년에도 무사히 열리길 바란다”고 말했다. 

‘원폭피해자 건강상담 및 찾아가는 사업 설명회’가 코로나19 확산 이후 3년 만에 열렸다. 해당 사업은 지난 2005년부터 대한적십자사에 등록된 전국의 원폭피해자를 대상으로 연 2회 실시되고 있다. 지금까지 총 30회에 걸쳐 6459명이 참여했다. 올해에는 서울, 경기, 인천, 강원 4군데 지역 원폭피해자 237명이 3일간 순차적으로 건강 및 행정 상담을 받는다. 

일본 적십자사 나가사키원폭병원과 나가사키대학병원 등의 피폭 전문 의료진 5명이 방한해 내과 상담을 진행하면서 원폭 피해 후유증을 겪는 피해자들의 불안감 해소 및 정서 회복을 지원한다. 

평균 연령 80세 이상인 고령의 원폭피해자들을 대상으로 건강 증진을 위한 체조 강습도 진행한다. 또한 지원 상담 부서를 별도로 마련해 의료비 사용과 신청 방법 등 각종 행정 절차를 설명하고 애로사항을 청취한다.

일본 적십자사 나가사키원폭병원과 나가사키대학병원 등 피폭 전문 의료진 5명이 10일 방한해 원폭피해자들을 대상으로 내과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박선혜 기자

대한적십자사 관계자는 “원폭피해자 건강상담 사업은 지난 2020년 코로나19 발생으로 잠정 중단됐다가 올해 3년 만에 재개됐다”며 “원폭피해자 분들이 피폭 전문의와 상담을 갖고 지원 내역도 알 수 있어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건강상담에 참여한 정정웅 한국원폭피해자협회 서울지부장은 “3년 만에 개최된 이번 건강상담에 대해 원폭피해자들 모두가 만족하고 있다. 일반 건강검진과 다르게 의사 선생님이 개개인 건강기록을 보고 무엇이 달라졌는지,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상세히 설명해준다. 또 어떤 질문이 나와도 충분한 시간을 두고 상담해줘서 매우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원폭피해자들은 남들보다 건강관리에 몇 배는 더 신경 써야 한다. 대부분 만성질환뿐만 아니라 암, 피부질환 등 다양한 질병을 가지고 있다”며 “자식들은 아직 방사능 피폭으로 인한 뚜렷한 부작용은 없지만 항상 예의주시하며 건강관리를 철저히 하도록 매일 당부하고 있다. 앞으로 원폭피해자들을 위한 건강검진이 2세, 3세들을 위해 꾸준히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원폭피해자에 대한 국내 정부의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 정 지부장은 “현재 이러한 건강상담이나 재한 원폭피해자 의료비 지원, 원호 수당 지급 등은 일본으로부터 받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국내 정부가 원폭피해자를 위해 지원해주는 것은 지자체 생활지원금 5만원 뿐이다. 일본 강제 징용으로 탄압 받고 건강도 잃은 사람들에게 아무런 지원이 없다”며 “이제 1000여명 남은 피해자들을 위해서라도 정부가 관심을 갖고 실질적인 지원을 마련해줬으면 좋겠다”고 피력했다. 

한편 1945년 8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된 원자폭탄에 피폭된 후 귀국한 한국인 원폭피해자 복지사업을 한·일 양국 정부로부터 위임받은 대한적십자사는 지난 6월 기준 평균 연령 83세 1820명의 재한원폭피해자들에 대한 의료비 지원, 원호 수당 지급 등을 맡고 있다.

10일 대한적십자사가 마련한 원폭피해자 건강상담에서는 평균 연령 80세 이상인 고령의 피해자들을 위한 체조 강습도 진행됐다.   사진=박선혜 기자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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