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LG 가전에 완패한 삼성, 하반기 역전 가능할까
삼성 영업익 밀렸지만 여전히 매출 압도…하반기 스포츠·쇼핑 시즌 승부수
LG전자가 올 상반기 가전·TV 경쟁에서 삼성전자와 격차를 2배 이상 벌린 것으로 보인다. 물류비 등 고정비가 지난해 보다 완화된 상황에서 여름철 가전인 제습기, 에어콘 등 판매가 급증한 것이 주효했다.
상반기까지는 LG전자가 우위를 점했지만, 하반기에는 글로벌 유통 행사 뿐 아니라 중국 항저우 아시안 게임 등 스포츠 이벤트가 예정돼 있어 삼성의 막판 역전 가능성이 제기된다.
10일 증권가는 LG전자의 2분기 H&A(생활가전)·HE(TV)사업본부 합산 영업이익이 7300~7600억원대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했다. 대신증권은 7260억원, 메리츠증권 7408억원, 키움증권은 7445억원, 하이투자증권 7680억원으로 각각 추산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 CE(가전)·VD(영상)사업 합산 영업이익 추정치는 증권사별로 크게 엇갈린다. NH투자증권 2040억원, 키움증권, 3030억원, 유안타증권 6670억원, 신한금융투자 7320억원, SK증권 8000억원 등이다.
이들 전망을 종합하면 양사의 상반기 생활가전·TV 성적은 적어도 2배 가량 차이가 벌어진 것으로 해석된다. 1분기 LG전자 H&A·HE 영업이익은 1조2191억원, 삼성전자 CE·VD는 1900억원이다. 1·2분기를 합치면 LG전자 1조9450억~1조9870억원, 삼성전자 3940~9900억원으로 많게는 5배 격차가 발생한다.
가전·TV 시장 침체라는 공통 요인 속에서도 LG전자 실적이 선방한 것은 프리미엄 제품 호조와 물류비 하락 등 원가 구조가 개선된 영향이 골고루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LG전자는 2분기 H&A 부문에 대해 마케팅 비용 투입이 확대됐으나, 재료비·물류비를 안정적으로 유지해 수익성이 전년 동기(4322억원) 대비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지속된 폭염·장마로 여름철 가전 판매가 급증한 것도 수익 개선에 한 몫했다. LG전자의 올 상반기 제습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이며, 창호형 에어컨 상반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 늘었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가전은 북미와 유럽 수요 회복이 지연되고 있지만, 상업용 에어컨 등 B2B(기업간 거래) 매출 확대를 통해 시장 상황 대비 선전했다"며 "물류비, 재료비 등 우호적인 비용 구조가 이어졌다. 볼륨존 공략도 강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H&A·HE 부문 수익성은 올 1분기 대비 마케팅 비용 증가 및 인력 효율화 비용을 반영했음에도 선전했다고 판단한다"며 "효율적인 재고 관리와 프리미엄 중심의 판매 전략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업이익률은 H&A 7.8%, HE 3.7%로 추정했다.
생활가전에서는 실적 호조를 나타냈지만 TV 사업은 다소 부진했다. LG전자는 2분기 TV사업 영업이익에 대해 마케팅 비용을 포함한 자원운영 효율성 강화로 수익성은 전년 동기(-189억원) 보다는 개선됐다고 했다. 업계는 TV 사업 흑자는 이어갔지만 이익 규모는 1분기 보다는 적은 700~1300억원 수준을 달성한 것으로 추산한다.
삼성전자가 가전·TV 사업 영업이익은 밀리고 있지만, 매출만큼은 압도하고 있다. 상반기 추정 매출액은 삼성전자가 약 28조원이며, LG전자는 약 22조원이다. 매출 격차가 크지만 영업익 개선이 더딘 것은 이익 비중이 높은 TV 사업 부진이 지속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2분기 실적에 대해 "비수기 영향으로 인한 TV 판매 부진이 있었지만, 영업이익은 3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증가한 것으로 추정한다"면서 주 요인으로 가전 부문 수익성 개선을 꼽았다.
상반기는 LG전자 완승으로 마무리됐으나 아직 승부는 남아있다. 양사는 가전·TV 역상장 기조에도 프리미엄 제품·신가전 등을 적극 내세워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특히 폭염·장마로 에어컨, 제습기 등 여름 가전 수요가 여전한데다, 9월에는 항저우 하계 아시안게임 등 스포츠 이벤트가 대기중이다. 4분기에는 블랙프라이데이, 크리스마스 등 쇼핑 시즌을 겨냥한 대대적인 마케팅이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TV 사업에서는 프리미엄 중심 성수기 수요 선점을 추진하는 한편 98인치, 마이크로 LED 라인업 확대를 통한 프리미엄/초대형 TV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익 비중이 큰 TV 라인업에 발 맞춘 마케팅이 예상된다. 가전 부문에서는 스마트싱스를 활용한 제품 경쟁력 강화, 성수기 패키지 판매 활성화를 추진하겠다고 했다.
일부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 가전·TV 사업의 '상저하고' 흐름을 예상한다. NH투자증권은 3분기와 4분기 가전·TV 사업 영업이익이 각각 4460억원, 574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봤다. 신한금융투자 전망치는 9720억원, 7300억원이다.
LG전자 역시 고효율 제품 판매와 더불어 가격 경쟁력 있는 볼륨존 판매 강화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반기에 이어 원재료·물류비 등 고정비 축소를 통한 원가 개선 효과를 극대화하는 한편 마케팅 비용 등 투입자원 효율성을 제고해 안정적인 수익성 확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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