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애는 아직 신지애다...여전히 강한 35세 세리 키즈
이은경 2023. 7. 10. 12:11
신지애가 2023 US여자오픈에서 준우승했다. 35세 베테랑은 물오른 샷을 선보이며 최고의 자리에서 강자의 모습으로 경쟁했다.
10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페블비치의 페블비치 골프링크스(파72·6424야드)에서 열린 제78회 US여자오픈 골프대회(총상금 1100만 달러) 최종 4라운드. 마지막 라운드를 선두와 5타 차 공동 5위로 출발한 신지애는 버디 5개와 보기 1개를 묶어 4언더파 68타를 쳐서 준우승 자리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신지애는 최종합계 6언더파 282타로 우승자 앨리슨 코푸즈(미국 9언더파 279타)에 3타 뒤진 준우승을 기록했다. 찰리 헐(잉글랜드)과 공동 2위로, 이번 대회에서 상금 96만9231달러(12억6000만원)를 챙겼다.
한국은 LPGA투어 메이저 대회에서 5개 대회째 우승자를 배출하지 못하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낸 건 35세 신지애다. 김효주가 2언더파 286타로 공동 6위, 유해란이 이븐파 288타로 8위에 올라 톱10을 기록했다.
1988년생 신지애는 박세리의 1998년 US여자오픈 우승을 보고 골프를 시작한 ‘세리 키즈’다. 투어에서는 노장 취급을 받는다. 최나연, 이보미 등 동년배 스타들은 하나둘씩 은퇴를 선언하고 있다.
신지애는 2006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 데뷔해 최고의 자리에 선 후 2009년부터 LPGA투어 정회원 자격을 얻어 미국에 도전했다. LPGA투어 11승을 따냈다.
그는 2014시즌부터 일본으로 주 활동무대를 옮겼다.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에서 올시즌에만 2승을 거두는 등 총 28승을 기록했다. 각국 프로대회 통산 64승이다.
그동안 신지애는 LPGA투어 대회의 경우 일본에서 열리는 대회나 호주에서 열리는 대회에 나갔고, 미국 본토에서 열리는 대회는 2019년 US여자오픈(컷 탈락) 이후 4년 만에 나섰다.
신지애는 이번 대회 1라운드에서 1언더파, 2라운드는 1오버파를 치며 치고 나가지 못했다. 3라운드에서 2타를 줄인 후 LPGA투어와의 공식 인터뷰에 나선 그는 “드디어 내가 꿈의 코스인 페블비치에서 잘 쳤다는 느낌이 든다”며 웃었다.
이어 오랜만에 미국에서 열리는 LPGA투어 대회에 참가한 소감을 묻자 “난 더 이상 스무 살이 아니다. 월요일(현지시간 3일)에 이곳에 왔는데, 어린 선수들의 힘이 느껴지더라. 템포를 잃을 뻔했지만, 그냥 내 경기에만 집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LPGA투어의 인터뷰 진행자는 신지애의 별명이 ‘파이널 퀸’이라는 걸 다시 강조했다. 20대의 신지애가 파이널 퀸이었다면, 35세의 신지애는 여전히 그 별명의 클라스를 보여줬다.
신지애는 4라운드에서 버디 5개를 잡아냈다. 14번 홀(파5) 버디로 3위권으로 점프했고, 마지막 18번 홀(파5) 5m 버디 퍼트를 집어넣은 후에는 공동 2위로 뛰어올라 주먹을 쥐며 기뻐했다.
신지애는 6월 말 열린 JLPGA투어 어스 몬다민컵에서 우승했다. 이때 돌아가신 할머니가 꿈에 나와 손을 잡아주셨다고 했다. 그 덕분에 우승한 것 같다고 한 그는 이번에 4년 만에 미국에서 열리는 US여자오픈에 출전한 이유도 할머니 때문이라고 했다.
신지애는 “할머니께서 내가 미국 무대에서 뛰는 걸 자랑스러워 하셨다. 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지난달 돌아가셨다. 하지만 할머니는 계속 나와 함께 하고 계실 것”이라고 했다.
LPGA투어를 풀타임으로 뛰던 10년 전을 생각할 때, 오랜만에 미국 대회에 나선 소감이 어떤지 묻는 질문에 신지애는 이렇게 답했다.
“오랜만에 이곳에 오니 많은 것들이 떠올랐다. 그 추억들이 모두 감사하고, 지금의 내 모습에도 감사한다. 지금은 내 세대와 다른 어린 세대들이 뛰고 있다. 후배들에게 많은 영감을 받고 많이 배우고 있다.”
이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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