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민주당-IAEA 간담회 두고 '국제적 망신' 맹비난

곽우신 2023. 7. 10.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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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례한 억지 주장"이라며 민주당 방일 계획도 꼬집어... 정의당 향해서도 '국격 손상' 공격

[곽우신, 남소연 기자]

▲ 최고위 주재한 윤재옥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남소연
 
"우려했던 대로, 야권의 태도는 시종일관 상식 밖이었다." -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국민의힘이 야당을 향해 '국격을 훼손'했다며 공격했다. 라파엘 그로시 IAEA(국제원자력기구) 사무총장에게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이 '무례'하게 행동했다는 주장이다. IAEA가 일본의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방류 계획이 국제적 안전 기준에 부합한다는 최종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국내 반발도 거센 상황이다.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은 비판 여론을 달래기 위해 방한 기간 동안 여러 일정을 소화했지만, 결과적으로 논란만 남긴 채 한국을 떠났다(관련 기사: IAEA 사무총장 향해 우원식 "안전하면 일본 음용수로 권해라").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의원단 방일 계획을 향해서도 문제를 제기하며, 여야 간 공방만 과열되는 모양새이다.

"IAEA 사무총장의 깊은 한숨, 대한민국 국격에 금이 가는 소리"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0일 오전 당 최고위원회 회의를 주재하면서 "민주당은 그동안 집중적으로 문제를 제기해 온 알프스의 안정성, 오염수 방류의 장기적 영향과 같은 사안에 대한 과학적인 설명 요청은 도외시하고, 정치적 색안경을 낀 일방적 주장만 이어가며, 국제사회 앞에서 대한민국 정치의 수준을 깎아내렸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IAEA의 검증이 중립성을 상실한 일본 편향 검증이었다는 거친 비난과 함께, 전날 그로시 사무총장의 언론 질문 답변에 대한 말꼬리 잡기를 이어갔다"라며 "특히 '안전을 확신한다면, 일본이 그 물을 국내 음용수로 마시라고 요구할 의사가 없느냐'라며 막무가내식 압박을 한 것은, 중립적 국제기구 대표에 대한 존중이 아예 결렬된 태도였다"라고 날을 세웠다.

윤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비상식적 억지와 논리적 모순이야 우리 국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이지만, 같은 방식으로 국제기구의 대표를 모욕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부끄럽기 그지없다"라고 지적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집권 경험이 있는 야당과의 만남이니 정중하고 합리적인 토론이 있을 거라 생각했겠지만, 무례한 억지 주장이 계속 이어가자 한숨을 내뱉었다"라며 "깊은 한숨 소리가 대한민국 국격에 금이 가는 소리로 들렸다"라고도 꼬집었다.

그는 "대한민국이 국제적 망신을 당하는 것을 감수해야 할 만큼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문제라면, 민주당은 왜 오늘 이 시간에도 방류되고 있는 우리나라, 중국, 일본, 미국, 캐나다의 원전 오염수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느냐?"라고 따져 물었다.

특히 "민주당은 무턱대고 반대하는 무시한 태도를 버리고, IAEA의 권위와 국제적 위상을 존중해야 한다"라며 "그로시 사무총장 말대로 민주당은 집권하면 IAEA를 상대하지 않을 건가? 지금의 태도는 수권 정당이기를 포기한 것과 다름없다"라고 다그쳤다. "그런데도 민주당 의원 11명이 다시 일본을 방문한다고 한다"라며 "민주당이 당리당략 때문에 국제적 망신을 자처하며 장기적으로 국익을 해치고 있으니 한심하기 그지없다. 제발 정신 차리시기 바란다"라고도 공격했다.
 
"수준 이하의 정치공세... 오염수보다 위험한 오염'구'"
 

이날 회의에 참석한 다른 국민의힘 지도부 인사들도 입을 모아 민주당을 비난했다. 박대출 정책위원회 의장은 "G8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는 대한민국 위상은 아랑곳 않고, 운동권 시절의 습성을 벌이지 못한 채 IAEA의 수장에게 '일본 편이냐', '일본이 마시라'는 수준 이하의 정치공세를 하는 모습에 국제사회에 얼굴을 들 수 없는 지경"이라며 "정치 오염물 뱉어내는 입이야말로 오염수보다도 더 위험한 오염구"라고 맹비난했다.

김병민 최고위원은 "민주당은 그간 오염수 방류가 '방사능 테러'라고 주장해 왔으니, 민주당 주장대로라면 어렵게 자리가 마련된 IAEA의 사무총장 면담에서 왜 일본 오염수 방류가 방사능 테러인지를 과학적 근거에 따라 설명하고 이런 테러를 즉각 중단하도록 요청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따져 물었다.

조수진 의원 역시 "그로시 사무총장의 한국 방문과 체류 과정을 국제사회가 어떻게 바라보고 평가할지 참으로 걱정"이라며 "IAEA 사무총장은 민주당 초청으로 국회를 방문했다가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로부터 '일본 편향 검증', '일본 맞춤형 부실 조사'라는 거친 말을 들어야 했다"라고 꼬집었다. "광우병, 천안함, 사드, 전자파, 청담동, 술자리 등 더불어민주당발 괴담 정치가 반복되면서 정치가 길을 잃고 있다"라는 지적이었다.

강대식 의원은 이번 면담을 "본인의 얼굴에 침 뱉기에 전념하고 있다"라고 규정하며 "'(IAEA가) 처음부터 중립성과 객관성을 상실한 일본 편향적 검증을 했다'는 민주당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민주당은 국회에서 철야 농성을 하고, 일본 총리 관저 앞에서 원정 시위를 할 것이 아니라, 양산의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에서 사과를 요구해야만 한다"라고 꼬집었다. "왜냐하면, 문재인 정부가 IAEA의 검증단에 처음부터 중립성과 객관성을 상실한 일본 편향적 국내 최고 원전 전문가를 파견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었다.

정의당 향해서도 "국제 망신에는 초록은 동색"

한편, 이현정 정의당 부대표가 그로시 사무총장의 입국 현장에서 체포됐다 귀가 조치된 것을 두고서도 여당의 비난이 잇따랐다.

윤 원내대표는 "그로시 사무총장은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내내 고우호음 등의 구호를 외치는 과격하고 무례한 시위를 마주쳐야 했다"라며 "한 야당 부대표는 시위 중 경찰 폭행으로 체포되기까지 했다"라고 꼬집었다. 박 정책위의장 역시 "공항에서 입국 저지하려고 호통치고 욕설하는 시위대나 면담 요청해놓고 면전에서 억지 부리는 민주당이나 국제 망신에는 초록은 동색이었다"라며 싸잡아 공격했다.

김근태 상근부대변인은 지난 9일 "자신의 이름과 당 로고를 노출시키려는 이현정 부대표의 욕심이 경찰관에게 상해를 입힌 것"이라고 주장하며 "이날 이현정 부대표를 포함한 시위대가 손상시킨 것은 경찰관의 얼굴만이 아니다. 자신의 의견과 다른 입장을 가졌다는 이유로 국제기구의 사무총장에게 '고 홈'을 외치는 시위대가 손상시킨 대한민국의 국격은 무엇으로도 보상할 수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희미해져만 가는 정의당의 존재감에 위기의식을 느끼는 것은 십분 이해하지만, 그 존재감을 대한민국 공권력과 국격을 희생시키면서까지 찾으려 해서는 안 된다"라며 "경찰관 폭행, 현행범 체포 같은 논란이 아니라 합리적 진보 정치를 펼치는 모습으로 정의당의 존재를 확인하는 날이 오길 바란다"라고도 비난했다.

하지만 당사자인 이정현 부대표는 이날 상무집행위원회 모두발언에서 "이 자리를 빌어 그로시 총장 입국장에서 제가 경찰의 얼굴을 가격했다는 기사는 명백한 오보임을 밝힌다"라며 "또한 이 문제 본질은 국민의 목소리와 의혹을 그로시 총장에게 전하려는 시도를 과잉 진압한 경찰의 문제"라고 반박했다.

그는 "그럼에도 이런 오보를 바탕으로 소통관에서 국격 운운하며 저를 상해 범죄자 취급하며 확정하는 기자회견을 하는 여당 대변인실에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라며 "국격 훼손은 자유로운 반대의 의사표현을 공권력을 동원해 가로막고, 이웃 나라의 국제법 위반 범죄를 사실상 돕고 있는 윤석열 정부가 하고 있다"라고도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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