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체로 만나는 백희나 그림책 "아이들이 뭐든 만들고 싶어지길"
'알사탕' 등 11작품 원화 등 전시
"20년 동안 작업해온 걸 하나하나 꺼내면서 기가 막혔어요."
전시 준비 과정을 돌이키며 백희나(52) 작가가 한 말이다.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전관개관 30주년 특별전으로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백희나 그림책전'은 세계적 아동문학상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추모상' 수상자이기도 한 그의 첫 대규모 개인전. 2004년 출간된 『구름빵』을 비롯해 『댤 샤베트』, 『장수탕 선녀님』, 『알사탕』, 『연이와 버들도령』 등 모두 11편의 창작 그림책 원화와 입체 작품을 소개하는 자리다.
알다시피 그의 그림책은 평면에 그린 그림만 아니라, 종이·섬유를 비롯한 다양한 재료로 캐릭터·세트·소품 등을 만들고 입체적으로 장면을 구현해 사진으로 촬영하는 등의 기법을 선보여왔다. 이번 전시의 묘미도 여기에 있다. 평면으로 원화를 감상하는 것만 아니라 작품에 따라 소품까지 정교하게 만들어진 세트를 실물 그대로 다양한 각도에서 볼 수 있다.
예컨대『달 샤베트』에 나오는 아파트의 경우 전체 건물 세트가 어른 키 절반 정도에 달하는데, 6개 층에 두 집씩 층층이 모두 12집이 내부까지 만들어져 있다. 전시장에서는 아파트 각 집마다 CCTV를 설치해 그 내부 모습도 번갈아 보여준다. 또『꿈에서 맛본 똥파리』같은 작품은 전시장 바닥에 매립형으로 액자를 설치해 보여준다. "키 작은 아이들이 다른 사람들에게 방해 받지 않고" 작품을 볼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오리지널 작품 외에『장수탕 선녀님』의 장수탕을 재현한 공간 등도 있다. 실제 그림책에서는 장수탕의 경우 동네 목욕탕을 빌려 진행했었다고 한다.
백 작가는 "나이 들어 더 이상 붓을 들지 못할 때나 전시를 할 줄 알았는데, 예술의전당 제안 덕에 생각보다 일찍 전시를 하게 됐다"며 "두 달 동안 출근하면서 전시를 준비했다"고 전했다. 그는 10월 8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에 대해 "독자 입장에서 즐겁게 관람했으면 좋겠고, 또 아이들이 뭐라도 하나 만들어봤으면 하는 창작의욕이 생긴다면 더 바랄게 없겠다"고 말했다. 전시와 별도로『달 샤베트』를 음악극으로 만든 공연도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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