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크런 불안·경기 부진…이달도 기준금리 동결 '유력'
"이르면 올해 4분기 인하 가능성"
한국은행이 이번 달에도 기준금리를 그대로 유지하며 네 차례 연속 동결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최근 새마을금고 뱅크런 우려 등으로 금융시장이 불안한 데다, 경기 회복이 더뎌지면서 추가 인상은 어렵다는 게 금융시장의 중론이다.
다만 이르면 올해 4분기 들어 미국 경제지표의 안정이 확인되면 금리 인하를 기대해 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오는 14일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열고 현재 3.50% 수준인 기준금리의 동결 여부를 결정한다.
시장은 이번에도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사상 처음으로 일곱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했다가, 올해 들어2·3·5월 세 차례 연속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했다.
최근 새마을금고에서 뱅크런(집단 인출 사태)가 발생하는 등 금융시장 불안이 커진 것은 금리 인상 발목을 잡는 요인이다. 새마을금고는 6월 말 기준 연체율이 6%대까지 급등한 것이 알려지고 위기감이 확산하면서 집단 예금 인출 사태가 번졌다. 금융당국이 거듭 대응에 나서면서 사태가 진정됐지만, 하루에 수조원 단위까지 예금 이탈이 이어진 여파가 남아있다.
경기 회복 전망이 불투명한 것은 동결의 핵심 배경이다. 정부는 지난 4일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며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1.4%로 전망했다. 기존 전망치보다 0.2%p 낮춘 수치다. 반도체 경기가 살아나지 못한 데다 중국의 리오프닝 효과가 예상보다 부진하면서 수출 성적표가 저조했던 영향이다.
시장에서는 경기 흐름 전망을 상저하저로 보는 의견도 많다. 우리나라 경제 버팀목인 수출 전망이 어두워서다. 반도체 한파에 올해 1~5월 경상수지는 34억4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1∼5월(188억1000만 달러)과 비교하면 222억5000만 달러 쪼그라들었다. 정부는 올해 경상수지를 230억 달러 흑자로 예상하지만, 남은 7개월 동안 260억 달러가 넘는 흑자를 봐야 목표치에 도달할 수 있다.
2%대로 떨어진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인상 부담을 덜고 있다. 6월 소비자물가는 작년 같은 달보다 2.7% 올랐는데, 2%대 상승률은 2021년 9월(2.4%) 이후 21개월 만에 처음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월 4.8% ▲3월 4.2% ▲4월 3.7% ▲5월 3.3% ▲6월 2.7%로 꾸준히 내림세다. 작년 치솟았던 석유 등 원자재 가격이 안정을 찾은 기저효과 영향이 컸다.
역대 최대로 벌어진 한미 금리차는 변수다. 한은이 이번에 기준금리를 네 번째 동결하고, 연준이 오는 25~25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0.25%p 인상하는 베이비스텝을 밟으면 금리 차가 2.00%p로 벌어진다. 현재 수준(1.75%p) 이후 금리 역전 폭 최대치를 다시 경신할 수 있다.
다만 급격한 외국인 자금 유출이나 원화 약세는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지금처럼 자금과 환율 흐름이 안정적이라면, 연준이 이달 금리를 올려도 한은이 8월 곧바로 미국을 따라 인상할 이유가 없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 5월 국내 증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금은 114억3000만 달러, 약 15조원의 순유입을 기록했다. 2000년 해당 자료 집계 이후 역대 최대 규모다.
다만 연말쯤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도 조금씩 고개를 들고 있다. 미국 경제지표가 안정화되고 미국 연준이 인하 시그널을 주면 한은도 선제적으로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재 물가에 대한 경계감이 여전하고 주요 선진국들의 긴축 기조가 지속되고 있어 당분간 기준금리 동결이 이어질 것"이라며 "하지만 연준의 긴축 기조가 조금씩 선회한다고 보면 한은도 연말 정도에 통화정책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미 금리차가 환율에 미치는 영향이 즉각 나타나지는 않는다고 해도 부담스러운 것을 사실"이라며 "미국 인플레이션이 확실히 꺾이고 근원 물가 상승세가 둔화한다는 신호가 국제시장에서 팽배해지면 우리도 기준금리 인하를 고려해 볼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아무리 빨라도 올해 4분기는 돼야 고민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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