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인터뷰] 아리 에스터 감독 "'보 이즈 어프레이드'의 키워드는 죄책감"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첫 장편 영화 '유전'으로 영화계에 혜성같이 등장해 두 번째 영화 '미드소마'로 현대 호러에 자신 만의 장르를 만들어 낸 아리 에스터 감독.
"'유전'은 가족, '미드소마'는 연인에서 출발한 이야기라면 '보 이즈 어프레이드'는 여행에서 시작된 이야기입니다. 여행 계획을 세웠던 것에서부터 출발했어요. 제가 만들었던 단편 영화 '보'에서도 아이디어를 받긴 했지만, 단편 '보'를 리메이크하거나, 장편 버전이라고 할 순 없어요. 어머니와 자녀의 관계를 다루고 있는데, 사실 이런 관계가 언제나 좋기만 할 순 없잖아요. 그런 경험의 보편성을 반영해 만들어진 결과물입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첫 장편 영화 '유전'으로 영화계에 혜성같이 등장해 두 번째 영화 '미드소마'로 현대 호러에 자신 만의 장르를 만들어 낸 아리 에스터 감독. 이번에는 가장 '자신다운 작품'이라고 자부하는 영화 '보 이즈 어프레이드'로 돌아왔다.
영화 '보 이즈 어프레이드'는 엄마를 만나러 가야 하는 보의 기억과 환상, 현실이 뒤섞인 공포를 경험하게 되는 기이한 여정을 그렸다. 주인공 보는 배우 호아킨 피닉스가 연기했다.
"'유전'은 가족, '미드소마'는 연인에서 출발한 이야기라면 '보 이즈 어프레이드'는 여행에서 시작된 이야기입니다. 여행 계획을 세웠던 것에서부터 출발했어요. 제가 만들었던 단편 영화 '보'에서도 아이디어를 받긴 했지만, 단편 '보'를 리메이크하거나, 장편 버전이라고 할 순 없어요. 어머니와 자녀의 관계를 다루고 있는데, 사실 이런 관계가 언제나 좋기만 할 순 없잖아요. 그런 경험의 보편성을 반영해 만들어진 결과물입니다."
영화는 어른이 되지 못한 보의 혼란스러운 정신 상태를 보여주 듯 복잡한 플롯으로 연출됐다. 초현실적이면서 아트적인 세계관은 비범하다는 생각까지 들게 한다. 엄마의 집착이 만들어낸 나약한 중년의 보가 만들어 낸 불안한 세계가 병렬적으로 펼쳐지며, 많은 관객들은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보 이즈 어프레이드'는 꽤 단순한 이야기고 시작점에서 끝나요. 시작과 엔딩이 동일하다는 정도로 이야기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미드소마' 같은 경우는 긍정과 부정의 해석이 반반 정도 되지 않을까 싶었는데 생각보다 긍정적으로 본 사람들이 많아서 놀랐어요.(웃음)"
아리 에스터 감독은 관객들이 다양한 해석을 즐길 수 있도록 영화에 대한 명확한 답을 내놓는 걸 조심스러워했지만 키워드 하나 만큼은 명확히 내놨다. 바로 죄책감이다.
"죄책감이라는 게 영화의 한 포인트입니다. 죄책감이 있다는 사실 자체일 수도 있고 죄책감 그 자체에 대한 여러 질문이나 의문이 될 수도 있을 거예요."
'보 이즈 어프레이드' 속 호아킨 피닉스의 연기는 단연 돋보인다. 보가 겪고 있는 추상적인 심리적 고통을 스크린을 통해 생생하게 전달한다. 영화는 호불호가 갈릴 수 있지만, 호아킨 피닉스가 3시간 동안 보여주는 내면의 묘사만큼은 이견이 없다.
"호아킨 피닉스는 대본을 읽자마자 좋다고 했어요. 질문이 많았으나 흥미로워했고 무엇보다 유머 코드가 일치했어요. 대화를 많이 해나가면서 캐릭터를 만들어나갔습니다. 사실 '이 대본이 웃기다고 생각해야 할 텐데' 걱정했었거든요. 재미를 느끼지 못하면 맞지 않는 건데 이걸 보자마자 웃기다고 해줘서 다행이었죠. 촬영도 즐겁게 할 수 있었어요."
아리 에스터 감독은 한국 영화 사랑은 유명하다. 좋아하는 한국 감독과 영화를 물으나, 그의 입에서 줄줄이 나오기 시작했다.
"한국 고전 영화들을 좋아해요. 유현목 감독의 '오발탄', 김기영 감독의 작품들은 시대를 앞서갔다고 할 수 있죠. 이창동 감독님의 작품은 마치 문학을 읽는 것 같아서 좋아해요. 미스터리를 잘 활용하시죠. 미묘하게 표현하면서도 주제에 대해 깊이 있게 다루는 게 인상적이에요. 봉준호 감독은 '현존하는 최고의 감독'이라고 생각해요. 유머도, 장르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점도 참 좋아요. 나홍진 감독의 '곡성'도 재미있게 봤어요. 유머와 공포가 잘 담긴 뛰어난 호러 영화라고 생각해요. 홍상수 감독, 장준환 감독도 제가 정말 좋아해요."
아리 에스터 감독은 자신의 영화를 어렵게 느끼지 말고, 편안하게 마음을 열고 보의 시선을 따라가줄 것을 당부했다. 그러다 보면 즐기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픈 마인드로 이야기에 몰입하고 캐릭터를 따라가다 보면 영화가 의도하는 바를 바로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모든 순간에 의미를 부여하다 보면 오히려 영화가 어려워져요. 영화가 계속 변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적극적으로 몰입해야 더 즐길 수 있는 작품입니다. 마음을 열고 봐야 누릴 수 있어요. 충분히 즐겨주세요."
Copyright ©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갑질 유명 쇼호스트 누구길래 "욕설 내뱉고 빨래시켜…새벽에 카톡도"
- 서울시, 10일부터 반려견 장례 대행서비스 지원…전국 최초
- 정부, 일본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 '압박' 어떻게 풀어낼까
- "父에게 간 떼줄 사람 1억"…50대 아들의 그릇된 효심은 끝내
- MBC人의 像과 MBC 조직문화의 정상화 [문호철의 MBC 생각 ⑨]
- 이재명 위기에도 '추동력' 잃었나…1심 선고 후인데 '장외집회' 시들?
- 내년에도 차질 없는 의료개혁...의정갈등 해소는 숙제 [尹정부 개혁 점검]
- 공시가격 현실화율 또 동결…집값 뛴 강남권 보유세 부담 ‘늘어날 듯’
- 클리셰 뒤집고, 비주류 강조…서바이벌 예능들도 ‘생존 경쟁’ [D:방송 뷰]
- ‘이제영·서어진·이동은·김민선’ 정규투어 무관 한 풀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