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사람과 물건) 인터뷰 #3 뮤지션 윤석철
엘르의 사물(사람과 물건) 인터뷰 그 세 번째 주인공은 윤석철 @scjazzy 입니다. 그가 〈엘르〉에 애정하는 물건과 그 이유를 보내왔습니다. 물건을 ‘친구’라 칭하며, 귀여움 앞에선 무턱대고 지갑을 열고, 추억 앞에선 한없이 약해지는 그가 고른 정다운 물건을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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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최근에 산 것
마르쿠스 발레(Marcos valle)와 아지무스(Azimuth)의 LP. 정말 좋아하는 브라질 출신의 두 뮤지션이 내한해 공연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티켓을 구매했습니다. 혹시 직접 ‘사인도 받을 수 있을까’ 하는 마음이 들어 그들의 LP도 함께 샀어요.
Korg Wavestate mk2. 악기를 좋아해서 신시사이저를 제법 갖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아날로그 신스의 비중이 많은데요. 최근엔 이 방식의 악기들이 조금 지루하다고 느껴져서 전혀 다른 방식의 신시사이저에 관심이 가던 차였어요. 일본 여행 중에 악기 매장에 들렀는데 마침 이 친구를 우연히 만나게 되어서 구입했습니다. 약간 뭐랄까. 8~90년대의 도시 정취가 느껴지는 친구예요. 요즘 엔화도 저렴해 합리적인 가격대로 구입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Landscape HC-TT. 사람이 컨트롤 하는 카세트 테이프 플레이어입니다. 네. 정말 엉뚱한 기계고 어떤 분들은 ‘이런 쓸데없는 것을 왜 살까?’ 생각하실 수도 있겠어요. 그런데 이게 정말 귀엽게 생겼습니다. 그리고 꽤나 탐구하면 굉장히 재밌는 소리를 만들 수도 있어요. 이걸로 이현도 1집을 틀어봤는데 너무 재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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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제일 사고 싶은 것
신스 엔진을 탑재한 노래하는 목각인형, 틴에이지 엔지니어링 콰이어(Teenage engineering – miki). 기능적으로는 썩 좋은 것 같지 않은데 귀엽게 생겼습니다. 저는 즉흥적으로 쇼핑하는 편이에요. 중고 LP를 가끔씩 구입하는데 커버 아트가 제 취향이라면 음악을 들어보지 않고 과감하게 구입하기도 합니다. 서점에 가도 사려고 했던 것보다 늘 한 두 권 정도는 더 사게 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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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오래됐지만 여전히 가치 있는 것
캐논의 디지털 카메라(Canon PowerShot S80). 사진에 취미가 있습니다. 대학생 때 제 돈으로 산 첫 카메라인 캐논 파워샷은 화질도 좋지 않고 딱히 사진이 예쁘게 나오지도 않는 것 같지만 큰 맘 먹고 ‘지른’ 것이라 애지중지 했습니다. 이걸로 싸이월드에 열심히 사진 올렸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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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저렴하지만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아이템
쉐이커, 트라이앵글, 작은 종 같은 손 악기. 곡 작업을 할 때 꼭 있어야 되는 물건입니다. 이런 악기는 종로에 위치한 낙원상가를 가거나 여행에서 우연히 발견하면서 수집하게 됐는데요. 별 것 아닌 것 같아도 하나씩 소리를 비교하면 ‘이거다!’ 싶은 친구들이에요. 제가 만드는 음악들에 하나씩 알게 모르게 심어져 있는 것들이라 의미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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