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테마에 편승한 ‘원 히트 원더’ 상장사의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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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히트 원더'.
딱 한 곡만 흥행해 한철 인기를 누리다 소리소문없이 사라진 대중 가수를 의미한다.
주식시장에도 '원 히트 원더' 상장사가 존재한다.
하지만 테마에 편승해 주가놀음을 벌인 '원 히트 원더' 상장사는 투자자에게 지울 수 없는 멍에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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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히트 원더’. 딱 한 곡만 흥행해 한철 인기를 누리다 소리소문없이 사라진 대중 가수를 의미한다. 주식시장에도 ‘원 히트 원더’ 상장사가 존재한다. 딱 하나의 흥행 제품을 앞세워 증시에까지 입성하지만, 혁신 없이 주가놀음에만 몰두하다 비극을 맞곤 했다.
에스디생명공학은 2017년 바다제비집 마스크팩의 성공 덕분에 코스닥에 상장했다. 당시 바다제비집 마스크팩은 매월 500만개씩 판매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특히 중국에서 인기가 높았는데 상장 직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영향으로 중국과의 관계가 악화되면서 실적이 악화했다. 그러자 에스디생명공학은 지난해 갑자기 배터리 사업에 진출한다고 밝혔다. 이차전지 관련주가 급등할 때였다. 본업과 관계가 없지만 테마에 편승해 주가를 올리려는 의도로 짐작된다. 결국 에스디생명공학은 의견거절을 받아 거래정지됐고, 현재 회생절차에 들어갔다.
적외선 조리기기를 생산하는 자이글도 비슷한 길을 걷고 있다. 자이글은 홈쇼핑에서 대박난 그릴 제품 ‘자이글’로 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다며 2016년 코스닥에 상장했다. 이후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지난해에는 매출이 150억원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이에 자이글도 뜬금없이 이차전지 사업을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이를 위한 대규모 유상증자도 결정했다. 주가도 이차전지 테마에 따라 6~7배나 급등했다. 하지만 현재는 증자가 수개월째 미뤄지고 주가도 반토막 난 상태다.
탈모기능샴푸 ‘TS샴푸’를 판매하는 TS트릴리온도 마찬가지다. TS트릴리온은 TS샴푸를 앞세워 2020년 코스닥에 상장했지만 이듬해 적자의 늪에 빠졌다. 제품 개발은 뒷전이고 손흥민·GD·임영웅 등 유명 연예인 광고에만 집중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 회사의 연구개발(R&D) 비용은 매출액 대비 0.4~0.6%에 불과한 반면 광고비는 20%를 넘나든다. 더구나 대선 당시 탈모 공약이 나오며 TS트릴리온의 주가가 이상 급등하자 장기영 대표의 가족들은 주식을 내다 팔며 차익도 실현했다. 재무상태가 악화된 TS트릴리온은 결국 현재 매각 절차를 밟고 있다.
‘원 히트 원더’ 가수는 그나마 대중에게 즐거웠던 추억으로 기억된다. 하지만 테마에 편승해 주가놀음을 벌인 ‘원 히트 원더’ 상장사는 투자자에게 지울 수 없는 멍에로 남는다. 테마에 편승해 '먹튀' 행태를 보여선 곤란하다. 본업에서의 꾸준한 혁신으로 기업가치를 올리는 정도 경영에 충실해야 한다.
장효원 기자 specialjh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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