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수록 더 더워요"…방 안에 '에어컨 실외기' 설치한 기사
믿기지 않는 사연에 누리꾼 공분해
연일 찜통더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한 에어컨 설치 기사가 외부에 실외기 설치 공간이 비좁다는 이유로 실외기를 방안에 설치한 사연이 누리꾼의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 7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에어컨 기사님이 실외기를 방 안에 설치했었네요"라는 제목으로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공인중개사로 밝힌 글쓴이 A씨는 "지난해 8월 입주자분이 에어컨에서 찬 바람이 안 나온다고 연락했다"며 "주인분께 전달하자 (에어컨) 연식이 오래됐으니 교체해주는 것으로 얘기됐다"고 적었다.
A씨에 따르면 집주인은 직접 근처 가전제품 직영점에 방문해 에어컨을 주문했고, 설치 기사 방문 당시 집주인과 입주자 모두 부재해 기사에게 집 주소와 비밀번호를 알려줬다.
그러나 새 에어컨 설치 이후에도 입주자는 A 씨에게 "집이 너무 더워 살 수가 없다"며 "더운 바람이 나오는데 어떻게 하냐"고 토로했다. 이에 A씨는 "에어컨 교체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무슨 말이냐. 사진 좀 보내달라"며 입주자에게 에어컨 사진을 요청했다.
A씨는 사진을 확인한 후 깜짝 놀랐다. 에어컨 실외기가 방 안에 설치돼 있었기 때문이다. A씨는 "(설치 기사가) 에어컨 실외기실이 좁아서 실외기가 안 들어간다고 방 안에 거치대를 만들고 그 위에 떡하니 올려놨다. 제정신이냐"고 분노했다.
이어 A씨는 "아무리 여름철 성수기가 바쁜 건 알지만 이건 아니지 않냐. 설치할 수 없으면 취소하고 다시 주문하라고 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비판했다.
이후 A씨는 추가 글을 통해 "(에어컨을) 구매한 직영점은 이미 없어져 집주인이 5일 ○○전자 영업점에 방문해 항의하면서 사진 보여주니 그쪽도 황당해하며 설치 잘하는 기사를 섭외해 재설치해 주기로 했으며, 지난 9일 에어컨은 정상적으로 실외기실 안에 설치됐다"고 덧붙였다.
글 말미에 A씨는 "이 글이 많이 퍼져나가 (당시) 설치 기사가 연락됐는지 '글 내리라'한 것 같은데 애초에 다른 고객한테는 (설치 제대로 하라는) 공익적인 목적으로 올렸기 때문에 글 내리지 않겠다"고 강경한 태도를 고수했다.
누리꾼 다수는 "본인 집이라면 이렇게 설치했겠냐", "냉기보단 열기가 더 나오겠다" 등 A 씨에게 공감을 나타냈다. 한 누리꾼은 "저희 남편이 에어컨 설치하는데 '기가 차서 말이 안 나온다'는 말을 했다"고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에어컨 설치비 과다 요구·하자 수리 거부 피해 주의해야한편, 지난 3일 서울시는 본격적인 여름을 앞두고 에어컨 등 냉방기기 설치비 과다 요구, 하자 수리 거부 등 관련 피해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며 7월 한 달간 '냉방기기 소비자피해주의보'를 발효한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지난 4년간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57만여건의 피해상담 빅데이터를 분석해 특정 시기나 월에 동일하게 증가하는 피해 품목과 유형을 소비자들에게 미리 알려 피해를 예방하는 ‘소비자피해 품목·유형 예보제’를 실시하고 있다.
7월의 예보 품목은 '에어컨 등 냉방기기'다. 지난 2018~2022년 소비자원에 접수된 여름 냉방기기 관련 상담은 총 4838건으로 이 중 설치 관련이 1662건(34%)으로 가장 많았으며, 하자처리 불만이 1255건(26%)으로 뒤를 이었다.
피해 내용은 부실 설치에 따른 누수, 설치비 과다 청구, 현장에서 설치비 추가 요구, 하자에 대한 배상 거부 등이었다.
통상 여름 냉방기기는 대기업인 제조사가 직접 설치하는 것이 아니라 계약을 체결한 별도 용역 업체나 소비자가 직접 지역 내 점포에 설치를 요청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하자가 발생하더라도 피해보상을 받기가 어렵거나 시일이 오래 걸릴 수 있다.
아울러 혹시 모를 피해에 대비해 주문내역과 결제내역, 설치비 영수증 등 거래 관련 증빙서류는 보관해야 하며, 중고품 구입 때도 반드시 품질보증 기간이 명시된 보증서를 받아야 한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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