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피탈사 연체 3조 육박…'카드 대란' 이후 20년來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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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캐피탈사 대출에서 불거진 연체가 올해 들어 석 달 동안에만 1조원 가까이 불어나면서 3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캐피탈사별로 보면 현대캐피탈이 떠안고 있는 연체액이 3735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6.7% 증가하며 최대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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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미노' 고금리 충격에 위기 고조
국내 캐피탈사 대출에서 불거진 연체가 올해 들어 석 달 동안에만 1조원 가까이 불어나면서 3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년 전 수백만명의 신용불량자를 낳으며 상처를 남겼던 이른바 카드 대란 이후 가장 큰 규모다.
고금리로 인해 빚을 갚는데 허덕이는 서민들이 많아지는 가운데, 부동산 시장 침체로 균열이 일고 있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까지 겹치면서 캐피탈업계의 주름살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할부·리스사 등 51개 캐피탈사에서 발생한 연체 잔액은 총 2조824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43.7%(8582억원) 늘었다.
캐피탈사별로 보면 현대캐피탈이 떠안고 있는 연체액이 3735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6.7% 증가하며 최대를 나타냈다. 이어 KB캐피탈의 해당 금액도 3605억원으로 37.7% 늘며 3000억원 대로 올라섰다. 또 메리츠캐피탈이 2590억원, OK케피탈이 2325억원으로 각각 127.4%와 71.3%씩 증가하며 연체액이 2000억원을 넘어섰다.
이밖에 ▲우리금융캐피탈(1528억원) ▲하나캐피탈(1496억원) ▲롯데캐피탈(1455억원) ▲BNK캐피탈(1438억원) ▲한국투자캐피탈(1116억원) ▲JB우리캐피탈(1014억원) ▲신한캐피탈(1002억원) 등의 연체액이 1000억원 이상으로 액수가 큰 편이었다.
캐피탈업계의 이 같은 연체 규모는 2003년 말 기록인 3조3469억원 이후 최대다. 당시는 무분별한 신용카드 발급으로 300만명에 달하는 신용불량자가 나왔던 카드 대란의 최전선에 있었던 시기다. 이때까지만 해도 대출전용카드를 대거 발급해 왔던 캐피탈사들 역시 카드업계로부터 시작된 후폭풍을 피할 수 없었다.
캐피탈업계가 다시 연체 위기를 논할 만큼 대출에 부실 조짐이 일고 있는 배경에는 우선 고금리 여건이 자리하고 있다. 이자율이 높아지면서 빚을 갚는데 어려움을 느끼는 이들이 그 만큼 많아지고 있다는 얘기다. 제1금융권 은행에 비해 취약 차주가 많은 2금융권 캐피탈사가 보다 앞서 리스크를 맞닥뜨리는 분위기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사상 처음으로 일곱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이중 7월과 10월은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이에 따른 현재 한은 기준금리는 3.50%로, 2008년 11월의 4.00% 이후 최고치다.
그보다 큰 아킬레스건은 부동산 PF 대출이다. 부동산 PF는 건물을 지을 때 시행사가 공사비를 조달하기 위해 이용하는 금융 기법이다. 그런데 최근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서 이를 둘러싼 PF 대출 리스크도 확산되고 있다.
캐피탈업계가 부동산 PF에서 상대적으로 약한 규제를 받아 왔다는 점은 더욱 걱정거리다. 그 만큼 부실에 따른 위험이 클 수 있어서다. 캐피탈사도 부동산 PF 대출이 여신성 자산의 30%를 넘기면 안 된다는 제한이 있지만, 저축은행에 적용되는 자기자본 20% 룰이나 100억원 대출 제한 등의 규제는 받지 않는다.
금융권 관계자는 "높아진 금리에 따른 연체율 악화는 상대적으로 중·저신용자 고객이 많은 2금융권부터 본격화할 수밖에 없다"며 "여기에 리스크가 큰 부동산 PF까지 적극 손을 댔던 캐피탈사들로서는 여신 건전성 관리에 더욱 어려움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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