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티 속에 ‘클럽마약’ 20만명분이… 신흥조직 적발

검찰, 총책 등 17명 기소
조직원 선후배 사이 20~30대
“모집 운반책 대부분 사회초년생”

검찰이 20~30대로 이뤄진 케타민 밀수 조직 17명을 적발해 전원 기소했다. 단일 마약밀수 사건으로는 최대 인원 적발이다. 이들이 국내에 들여오려 한 케타민은 약 20만명이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강력범죄수사부(부장검사 신준호)는 10일 총 6차례에 걸쳐 시가 합계 6억5000만원 상당의 케타민 약 10㎏을 밀수한 전문 밀수조직을 적발해 총책 최모(29)씨 등 17명(14명 구속)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향정, 범죄집단 조직·가입·활동죄 등으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케타민은 의료용 또는 동물용 마취제의 일종으로 젊은 층 사이에서 이른바 ‘클럽 마약’으로 오·남용되는 대표적인 마약류(향정신성의약품)다. 케타민은 은어로 ‘케이’ ‘킁’ 등의 은어로 불리는데, 1회 투약분이 0.05g로 피의자들이 밀수한 양은 약 20만명이 투약 가능한 양이다.

검찰은 지난 1월 태국에서 구입한 케타민을 신체에 숨긴 채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하던 운반책 2명을 세관과 협력해 현장에서 검거한 후 추가 밀수 범행과 총책･연락책 등 조직원을 특정해 총 7명을 순차 검거한 후 전원 구속기소했다. 이후 검찰은 이들 조직원들을 추적했고, 운반책･모집책･유통책 등 10명을 추가 기소(7명 구속)해 모두 17명을 기소했다.

피의자들은 케타민 약 1.8kg을 총 6회에 걸쳐 신체에 은닉해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하던 중 검거됐다. 이들은 비닐랩으로 포장한 케타민을 팬티 안에 넣은 후 그 위에 팬티와 타이즈를 입고, 통이 넓은 바지와 사이즈가 큰 상의를 덧입는 방법으로 케티민을 은닉하려 했다.

이들의 범죄는 조직적으로 이뤄졌다. 총책 최씨는 연락책인 김모(32)씨와 권모(32)씨를 통해 태국발 케타민 밀수에 필요한 자금조달 등 운반책 관리를 논의했다. 이후 김씨와 권씨는 태국 마약상과 케타민 거래 주선을 담당했고, 김모(21)씨 등 전달책 11명은 케타민을 운반하기로 공모했다. 피의자 17명은 대부분 친구·선후배 사이로 전원 20~30대이고, 군인 2명도 포함됐다.

검찰 관계자는 “피고인들 중 모집 운반책 대부분은 20대 사회초년생들로서, 아무런 경각심 없이 회당 500만~1000만원을 받기로 하고 대량의 케타민을 직접 신체에 은닉해 밀수하는 대범함을 보였다”며 “마약 밀수 유통 조직에 대해 엄정대처해 대한민국의 마약청정국 지위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재현 기자 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