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움... 독립출판에 빠진 청년들

한림미디어랩 김윤아 2023. 7. 10.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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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집필·출판·유통 혼자 하는 독립출판 인기... 작가 위치 가볍게 여기는 태도 비판 있기도

[한림미디어랩 김윤아]

 
 독립서점 스토리지북앤필름 로터리점에 입고된 윤안채영씨의 ‘울며 사랑하기’(출판물). [사진=작가제공]
ⓒ 윤안채영 작가 제공
 
책이 사회 관계망 서비스(SNS)와 같은 개인 플랫폼의 역할을 수행하는 독립출판이 늘고 있다. 개인의 생각을 스스럼없이 공개하고 이를 당연시하는 젊은 세대의 문화가 출판물과 서점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출판사의 기존 제작 방식에서 벗어나 작가 개인이 직접 기획부터 편집과 디자인 및 마케팅 등 전 과정을 혼자 도맡아 하는 독립출판은 상업성보다는 책을 제작하는 경험과 개인 소장을 중시하며 작가의 아이덴터티를 극대화한다. 이 때문에 독립출판을 통해, 자유롭게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공간으로 책을 펴내는 젊은층이 늘고 있다.

기존에 알려진 작가로 성공하는 규칙, 조건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어야 한다'는 생각이 깔린 독립출판이 이제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은 것이다.

<체감>과 <울며 사랑하기>를 출판한 독립출판작가 윤안채영씨는 글에 대한 욕망을 어렸을 때부터 갖고 있었다. 문예창작과, 국문과를 나오거나 등단을 하는 등 정석 코스를 밟지는 않았지만, 쓰고 싶은 책을 내는 독립출판작가가 되기로 한 것.

윤안씨는 "종이에서만큼은 형식에 구속되지 않고 나를 온전히 표현할 수 있었는데, 이를 나타낼 수단으로 기성 도서보다 독립출판 도서가 적합할 거라 생각했다"며 "밑져봐야 본전.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움. 이게 바로 독립출판물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요즘 같은 시대에 본인을 당당히 드러내는 건 하나의 장점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용기를 내 독립출판작가의 길을 걷기 시작하고 책을 만들어 낸 건 나를 위한 가장 잘한 일이자 최고의 선물이라 생각한다"는 독립출판 작가의 목소리에 그 장점이 고스란히 묻어 있다. 이는 윤안채영씨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작가라는 직업이 함부로 범접할 수 없다는 인식에서 점점 벗어나고 있고, 많은 사람이 작가에 도전하며 자신을 보여주는 기회를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다.
 
 영풍문고 종각종로본점의 독립출판 기획 코너. 선정된 독립출판물들이 배치돼 있다.?
ⓒ 한림미디어랩 The H
  
"청년들의 경로당" 독립서점도 인기

베스트셀러와 스테디셀러보단 본인의 마음에 드는 책을 가치 있게 여기고 평가하는 독자들도 늘었다.

서울 동작구에 사는 정아무개씨는 "누구나 당당하게 자기만의 생각을 쓰는 시대가 도래했다. 독자들 역시 시대에 발맞춰 자기의 취향에 맞는 책을 찾으러 다닌다"며 "이런 수요는 계속될 것이니독립출판작가들의 활동이 활발해지고 독립서점도 꾸준히 생긴다면 독자로선 환영"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독립출판물의 인기 원인으로 특별함을 추구하는 MZ세대들이 흥미를 제대로 자극했기 때문이라는 견해도 나온다. 달리 말해, 독립출판 도서가 기성 도서와 비교해 솔직하고 꾸미지 않은 날 것 즉, 인디의 느낌이 강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서울 관악구에 사는 김아무개씨는 "내 나이대만의 저돌적인 특징이 담긴 책을 찾으러 다니는 재미가 쏠쏠하다. 예전에는 독립서점에서나 독립출판물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 요즘은 세간의 관심이 커져서 그런지 인터넷이나 대형서점에서도 독립출판 기획 코너를 볼 수 있고 다소 쉽게 독립출판물을 구매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더불어 독립서점은 책으로 소통하는 공감대가 형성돼 '청년들의 경로당'으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대형서점과 달리 특정되고 공통된 목적으로 방문하는 손님들이 공간을 채우고 순환시키는 게 특징이다.

서울 소재 독립서점 '다정한 책방' 관계자는 "깊이 있는 독립출판물로 여운을 오래 남기고 커뮤니티를 통해 주 고객층인 2030대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함께 나눠 해소할 수 있는 사랑방 개념"이라고 전했다.

역시 서울 소재 독립서점 '관객의 취향' 관계자는 "대형서점에 비해 작은 규모지만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신인 작가나 독립출판작가의 책으로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하고 다양한 변화를 시도한다"고 독립서점의 특징을 부연했다.
     
 독립서점 ‘다정한 책방’의 모습. 대형서점보다 많은 독립서적들이 채워져 있다.?
ⓒ 한림미디어랩 The H
  
그러나 독립출판의 경향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도 없지는 않다. 작가란 위치를 가볍게 여기는 태도를 짚으며 내용은 질적으로 떨어지고 성실하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독립서점 '생각의 주인' 관계자는 "책임감을 보이고 출판물을 아껴야 한다"며 경솔한 자세를 꼬집었다. 남양주에 사는 강아무개씨도 "중간에서 제3자의 시선으로 객관적으로 교정해줄 편집자의 존재가 부재해 날 것 그대로의 상태로 출판되기 때문에, 고쳐졌으면 하는 부분이 눈에 잘 띄는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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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김윤아 대학생기자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는 한림대학교 미디어스쿨 대학생기자가 취재한 것으로, 스쿨 뉴스플랫폼 한림미디어랩 The H(www.hallymmedialab.com)에도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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