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가 치매 걸리면 주의…자녀 알츠하이머 위험 80% ↑

민태원 2023. 7. 10.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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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중 한 명이라도 치매를 앓았다면 자녀의 치매 발병 위험이 47%, 알츠하이머병 위험은 72% 증가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연구 결과, 부모 중 한명이라도 치매 병력이 있으면 자녀의 치매 발병 위험이 47% 증가했으며 그 중에서도 알츠하이머명 위험은 7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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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등 8개국 1만7000여명 연구
부모 중 한 명 치매면 자녀 치매 위험 47%, 알츠하이머 72% ↑
성별 상관 없어…“모계 유전 형질도 영향”
국민일보db

부모 중 한 명이라도 치매를 앓았다면 자녀의 치매 발병 위험이 47%, 알츠하이머병 위험은 72% 증가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특히 어머니가 치매 병력이 있을 경우 치매 위험은 51%, 알츠하이머병 위험은 80%나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공동 연구진이 한국을 포함한 8개국 노인 1만7000여명을 분석한 결과다.

인지 기능 저하가 의심되는 부모, 특히 어머니가 치매 진단을 받은 적 있다면 전문적 평가를 통해 인지 장애 여부를 조기에 파악하고, 향후 인지 기능 변화 양상을 꾸준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기웅 교수, 강북삼성병원 기업정신건강연구소 오대종 교수 연구팀은 부모의 치매 병력이 자녀에게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부모 자식 간에는 유전자를 비롯해 생활 방식과 환경을 공유하기 때문에 부모의 치매가 자녀의 치매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보고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하지만 이와 상반되는 연구 결과도 여럿 보고돼 혼란을 주었고, 그동안 여러 치매 중 어떤 병이 연관성 높은지, 부계와 모계 병력 중 어느 쪽이 영향력이 높은지, 그리고 자녀 성별에 따라 차이가 있는지를 규명한 연구는 없었다.

연구팀은 한국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스웨덴 그리스 호주 필리핀 등 8개국 거주 노인 1만7194명을 대상으로 치매 가족력을 조사하고 임상 평가와 신경심리검사, 혈액검사, 신경학적 검사 등을 통해 치매 여부를 진단했다. 연구 대상의 평균 연령은 72.8세였으며 여성 비율이 59.2%였다.

연구 결과, 부모 중 한명이라도 치매 병력이 있으면 자녀의 치매 발병 위험이 47% 증가했으며 그 중에서도 알츠하이머명 위험은 7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버지가 치매 병력이 있는 경우에는 치매 위험이 유의미하게 증가하지 않았으나, 어머니가 치매 병력이 있을 때는 치매 위험이 51%, 알츠하이머병은 80%나 높아졌다.

이러한 모계 치매 병력이 자녀의 치매 발병 위험에 미치는 영향은 자녀 성별과 상관없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어머니가 치매 병력이 있는 여성은 68%, 남성은100% 이상 알츠하이머병 위험이 증가했다.

기존에 알츠하이머병 위험을 높일 수 있는 유전 형질로 가장 잘 알려진 것은 ‘아포지단백e4’ 대립 유전자였으나, 이번 연구 결과는 X성염색체나 미토콘드리아 DNA 같은 ‘모계 유전형질’도 알츠하이머병 발생에 중요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주관적으로 혹은 보호자 관찰상 인지 기능 저하가 의심되는 부모, 특히 어머니가 치매로 진단된 적이 있다면 전문적 평가를 통해 인지 장애 여부를 조기에 진단하고, 향후 인지 기능 변화 양상을 꾸준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는 게 연구팀 설명이다.

김기웅 교수는 10일 “이번 연구는 부모 중에서 특히 어머니의 치매 병력이 중요한 영향력이 있으며 어머니가 치매에 걸리면 자녀는 본인 성별과 없이 치매 중에서 가장 흔한 알츠하이머병 위험이 증가함을 명확히 보여줬다”며 “대규모의 다국적 코호트(동일 집단) 자료를 분석해 치매의 모계 유전 경향은 국가와 인종을 불문하고 보편적인 현상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이어 “알츠하이머병을 비롯한 치매는 단일 유전자가 아닌 다양한 유전자와 환경의 상호작용에 의해 발생 위험이 결정되는 만큼, 부모의 치매 병력이 반드시 본인의 치매 발생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부모가 치매 병력이 있다면 보다 엄격한 금연과 절주, 식습관 개선, 고혈압, 당뇨 등의 기저 질환 관리를 통해 치매를 예방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정신학&임상신경과학(Psychiatry and Clinical Neurosciences) 최신호에 발표됐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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