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비전 프로' 큰 수익 내려면 수년 걸릴 듯…난관 수두룩"

정현진 2023. 7. 10. 09:2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가격·출시지역·디자인 등 여러 요소 영향
아이폰·아이패드는 출시 직후 '대박'

애플이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 프로'를 내년 초부터 판매할 예정인 가운데 여러 난관에 부딪혀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 애플워치 등 다른 애플 기기에 비해 수익을 내고 유의미한 매출원으로 자리 잡기까지는 오래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의 마크 거먼 애플 전문 기자는 애플이 지난달 초 세계개발자콘퍼런스(WWDC)에서 처음 공개한 비전 프로가 판매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고 이처럼 예상했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애플 비전 프로는 2014년 애플워치를 처음 공개한 이후 9년 만에 나온 애플의 새로운 기기 출시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비전 프로가 흥행에는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최근에는 출시 첫 12개월간 판매 목표가 당초 100만대였으나 애플이 이를 절반 이하로 줄였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에 비전 프로가 큰 수익을 내는 시점은 앞서 출시된 아이팟과 아이폰, 아이패드, 애플워치 등의 흥행 시점보다 훨씬 뒤에 있을 것이라는 게 거먼 기자의 예측이다.

아이폰과 아이패드는 출시 첫해에 대박 난 기기였다. 보도에 따르면 아이폰은 출시한 지 3개월도 채 되지 않아 100만대 판매 기록을 달성했고, 첫해에 1000만대 이상 판매됐다. 2009년까지 아이폰은 애플 전체 매출액 3분의 1을 차지했다. 아이패드도 출시 첫해에 1500만대 팔렸다.

아이팟은 출시한 지 3년이 지난 2004년에야 실적 상에 별도 카테고리로 분류돼 발표되기 시작했다. 출시 직후 흥행하진 못했지만, 서서히 성장했고 아이폰이 출시된 2007년쯤에는 아이팟이 연간 80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해 애플 매출의 40%가량을 차지했다.

애플워치는 이들 기기에 비하면 2015년 출시 초창기에 큰 수익을 내지 못했고 비전도 불투명한 듯 보였지만, 헬스 서비스와 결합하면서 현재 애플의 주요 사업군으로 들어온 상태다. 아직 애플이 애플워치 판매를 실적 상 별도 카테고리로 발표한 적은 없다.

거먼 기자가 비전 프로가 출시 초기 흥행을 하기 어렵다고 본 데는 여러 이유가 있다.

우선 비전 프로는 판매가가 3499달러(약 456만원)로 높고 디자인상으로도 무겁고 투박해 사용하기가 쉽지 않다는 평가를 받는다. 비전 프로는 일종의 컴퓨터를 얼굴에 착용하는 디자인인데 이렇듯 어색한 상황을 소비자가 받아들이게끔 해야 한다는 문제가 있다. 일반적인 안경과는 달리 디스플레이와 외부 배터리가 탑재돼 무거운 헤드셋인 만큼 거부감이 클 수 있다. 애플워치는 손목시계에 익숙한 소비자가 크게 거부감을 크게 느끼지 않았다는 것이 거먼 기자의 평가다.

특히 아이폰, 아이패드 등은 사용자에 맞춰 하드웨어가 달라질 필요가 없지만, 비전 프로는 얼굴 형태에 맞춰 적절한 액세서리를 착용하는 것이 기기 사용에 중요하다는 점도 기기 판매 정도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애플은 온라인 판매도 병행하지만 가급적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입하게끔 하려고 계획하고 있다.

애플이 비전 프로를 내년에 미국에서만 출시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흥행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했다. 현재 애플은 내년 말까지 미국 외 지역 출시를 검토하고 있지 않는다고 한다. 그 이후 캐나다, 영국을 첫 출시 국가로 논의 중이고 프랑스, 호주, 한국, 일본, 홍콩, 중국 등으로 확장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애플워치의 경우 처음 9개국에서 349달러에 출시됐다. 가격이 10배 높고 미국에서만 판매되는 비전 프로가 비슷한 성과를 거두기란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거먼 기자는 "(애플이 비전 프로를) 아이폰 수준으로 가격을 낮추고 안경에 최대한 가까운 형태로 만들 때까지는 더 저렴한 버전이 나온다고 해도 맥이나 아이패드와 같은 기존의 다른 기기를 선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