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美 핵잠수함 한반도 전개에 "로골적인 핵 공갈"

장희준 2023. 7. 10.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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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핵잠수함 조선반도 전개…핵 충돌 위기"
美 전략정찰기에 "격추되지 말란 담보 없어"
한미, NCG 18일 출범…핵잠 전개 논의하나

북한은 '한반도 기항'이 예고된 미국 전략핵잠수함에 대해 '로골적인 핵 공갈'이라 비난하며 군사적 충돌이 발생할 경우 책임은 미국에 있다면서 위협을 재개했다. 핵 능력을 갖춘 미국 전략핵잠수함의 한반도 전개는 지난 4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나온 '워싱턴 선언'에 따른 합의로, 성사될 경우 1981년 이후 처음이다.

북한 국방성 대변인은 10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최근 미 국방성은 전략핵잠수함을 조선반도 수역에 진입시키려는 기도를 공식 발표했다"며 "군사적 긴장을 위태한 상황에로 더 한층 격상시키고 '핵 충돌 위기'라는 최악의 국면까지 현실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게 하는 매우 위험한 사태의 실상"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패트릭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오하이오급 핵잠수함이 언제 한국에 가는지' 묻는 말에 "미래 전개 및 일정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겠다"면서도 "다만 내가 알고 있는 것은 어느 시점에 '핵 능력을 갖춘' 미국의 오하이오급 잠수함이 기항을 위해 한국을 찾는다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북측은 "미국이 조선반도 지역에 전략핵무기를 들이밀려고 기도하는 것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주변 국가들에 대한 가장 로골적인 핵 공갈"이라며 "누가 위협하고 누가 위협당하는가를 추호의 의문도 없이 가장 명백히 설명해주고 있다"고 강변했다. 이는 역내 군사적 긴장의 책임을 미국에 돌리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우리는 미국이 이번과 같은 무분별한 짓을 쉽게 행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우리의 대응이 어떠하겠는가를 가장 명백한 방식으로 보여줘야 한다"며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를 '고통스러운 안보 위기를 키우는 악재'로 만들겠다고도 위협했다. 전략자산 전개에 따라 북한도 군사적 행동으로 맞불을 놓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북한은 지난달 15일에도 한미 연합·합동 화력격멸훈련에 반발, 국방성 대변인 명의로 '경고 입장'을 낸 뒤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바 있다.

특히 이미 선행된 미 공군 전략정찰기의 한반도 전개를 '광란적이고 도발적인 공중 정탐행위'라 규정하며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거듭 위협했다. 북측은 "지난 2일부터 9일까지 미 공군 소속 전략정찰기 RC-135와 U-2S, 무인정찰기 RQ-4B가 번갈아 조선 동해와 서해 상공을 비행하며 우리의 전략적 종심지역에 대한 도발적인 공중정탐 행위를 벌렸다"며 "미 공군 전략정찰기가 조선 동해상에 격추되는 충격적인 사건이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담보는 그 어디에도 없다"고 경고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오는 18일 한미 핵협의그룹(NCG) 첫 회의를 주시하면서 회의 전후로 미 전략핵잠수함 전개 가능성에 반발한 것"이라며 "강력한 맞대응을 예고한 만큼 시위성으로 중·단거리 또는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을 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북한의 긴장 조성과 도발 행위를 억제하기 위해 한중관계 정상화가 시급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한미 NCG 18일 출범 회의…'핵잠 전개' 논의하나

해군작전사령부 부산기지에 입항한 미국 핵 추진 공격잠수함 스프링필드(SSN 761·6000t급)

대통령실에 따르면 한미 양국은 오는 18일 서울에서 핵협의그룹(NCG) 출범 회의를 개최하고, 대북 핵 억제 강화를 위한 정보 공유와 협의 체계·공동 기획·실행 방안 등을 협의할 예정이다. 미국 전략자산의 운영 계획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것도 주요 의제인데, 전략핵잠수함 등의 정례적인 한반도 전개 확대 등이 논의될 가능성도 있다.

NCG는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월 정상회담을 계기로 발표한 '워싱턴 선언'에 담긴 핵심 사안 중 하나다. 확장억제에 관한 구체적인 고위급 상설협의체다. 당초 차관보급 협의체로 가동할 예정이었으나, 첫 회의에선 우리 측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 등 양국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나서는 차관급 협의체로 격상됐다.

북한이 이날 반발한 '미 전략핵잠수함(SSBN) 한반도 기항'이 논의될지 여부도 관심사다. 앞서 지난달 16일에는 미국의 핵추진잠수함(SSGN) '미시건함'이 부산작전기지에 입항한 바 있다. SSBN은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는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을 탑재하며, SSGN은 토마호크 순항유도탄 등을 이용해 타격 임무를 수행한다는 차이가 있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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