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치매 병력, 자녀 치매 발병 위험 높인다…알츠하이머 80%↑

이관주 2023. 7. 10.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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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치매 병력이 자녀의 치매 발병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김기웅 교수는 "이번 연구는 부모 중에서 특히 어머니의 치매 병력이 중요한 영향력이 있으며, 어머니가 치매에 걸리면 자녀는 본인 성별과 없이 치매 중에서 가장 흔한 알츠하이머병 위험이 증가함을 명확히 보여줬다"며 "대규모의 다국적 코호트 자료를 분석해 치매의 모계 유전 경향은 국가와 인종을 불문하고 보편적인 현상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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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병원 김기웅 교수팀
대규모 다국적 코호트 연구로
치매 위험 가족력 영향 확인

어머니의 치매 병력이 자녀의 치매 발병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그간 부모의 치매가 자녀의 치매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보고는 있었지만 상반된 연구 결과도 여럿 나왔고, 특히 어떤 병이 연관성이 높은지, 부계와 모계 중 어느 쪽이 영향력이 높은지 등 세부적인 규명이 이뤄진 연구가 없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기웅 교수 연구팀은 부모의 치매 병력이 자녀에게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논문을 발표했다고 10일 밝혔다. 결론적으로 부모 중 한 명이라도 치매 병력이 있으면 자녀의 치매 발병 위험이 증가했고, 특히 어머니의 치매 병력이 뚜렷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기웅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연구팀은 우리나라와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스웨덴, 그리스, 호주, 필리핀 등 총 8개 국가에 거주하는 노인 1만7194명을 대상으로 치매 가족력을 조사하고 임상평가와 신경심리검사, 혈액검사, 신경학적 검사 등을 통해 응답자의 치매 여부를 진단했다. 응답자 평균 연령은 72.8세였으며 여성 비율은 59.2%였다.

그 결과, 부모 중 한 명이라도 치매 병력이 있으면 치매 발병 위험이 47% 증가했다. 그중에서도 알츠하이머병 발병 위험은 7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버지가 치매 병력이 있는 경우에는 치매 발병 위험이 유의미하게 증가하지 않았으나, 어머니가 치매 병력이 있는 경우에는 치매 위험이 51%, 알츠하이머병은 80% 높아졌다. 이러한 모계 치매 병력이 자녀의 치매 발병 위험에 미치는 영향은 자녀의 성별과 상관없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어머니가 치매 병력이 있는 여성은 68%, 남성은 100% 이상 알츠하이머병 위험이 증가했다.

기존에 알츠하이머병 위험을 높일 수 있는 유전형질로 가장 잘 알려진 것은 아포지단백 e4 대립유전자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X성염색체나 미토콘드리아 DNA와 같은 모계 유전형질도 알츠하이머병 발생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연구팀은 주관적으로 혹은 보호자 관찰상 인지기능 저하가 의심되는 노인 중 부모, 특히 어머니가 치매로 진단된 적이 있다면 전문적 평가를 통해 인지장애 여부를 조기에 진단하고 향후 인지기능 변화 양상을 꾸준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기웅 교수는 "이번 연구는 부모 중에서 특히 어머니의 치매 병력이 중요한 영향력이 있으며, 어머니가 치매에 걸리면 자녀는 본인 성별과 없이 치매 중에서 가장 흔한 알츠하이머병 위험이 증가함을 명확히 보여줬다"며 "대규모의 다국적 코호트 자료를 분석해 치매의 모계 유전 경향은 국가와 인종을 불문하고 보편적인 현상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이어 "알츠하이머병을 비롯한 치매는 단일 유전자가 아닌 다양한 유전자와 환경의 상호작용에 의해 발생 위험이 결정되는 만큼 부모의 치매 병력이 반드시 본인의 치매 발생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그럼에도 부모가 치매 병력이 있다면 보다 엄격한 금연과 절주, 식습관 개선, 고혈압, 당뇨 등의 기저질환 관리를 통해 치매를 예방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Psychiatry and Clinical Neurosciences'에 게재됐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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