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건설, PF 우발채무 차환 불발 우려 확대
회사 신인도 저하, 금융회사 부실 증가로 PF시장 경색
GS건설이 시공한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차환 불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GS건설이 지급보증을 제공한 미착공 브릿지론이 본PF로의 전환되거나 차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GS건설이 짊어져야 할 사고 부담이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은 사고 현장에 대한 재시공만으로 5000억원 내외의 사고 수습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 사고 사업장에 대한 재시공을 결정하면서 공사비 상승과 입주 지연에 따른 손해 배상 등을 반영한 수치다. HDC현대산업개발이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로 재무제표에 반영한 비용 3377억원보다 공사비 상승 등으로 비용 부담이 클 것이라는 분석이다.
사고 수습 비용만을 고려하면 GS건설이 충분히 감내 가능한 상황이다. GS건설은 올해 3월 말 기준 3조6000억원 규모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는 등 재무적 여력을 갖추고 있다. 5조9000억원에 이르는 차입금 중 1년 이내에 상환해야 하는 단기성 차입금 2조6000억원을 고려하면 약 1조원의 순(純)현금을 보유한 셈이다.
하지만 최근 시공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안전 문제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신규 수주나 도급 계약을 맺고 있는 다른 사업장으로 파장이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GS건설 의 경우 올해 들어 서울 중구 센트럴자이 외벽 균열 발생, 개포 프레지던스 자이 주차장 누수, 평택 지제역자이 주차장 누수 등이 연이어 발생했다.
특히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도 본PF 전환이나 차환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분석도 잇따른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GS건설은 주택 사업 관련 2조9018억원에 달하는 지급보증을 제공했고, 연내 만기 도래하는 금액이 1조2839억원에 이른다.
권준성 나이스신용평가 선임 연구원은 "과거 유사 사례를 보면 대외신인도 하락과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의 부정적인 행정처분 전망 등으로 회사에 대한 투자심리가 악화할 수 있다"면서 "부동산 PF 차환에 어려움이 발생하며 회사의 재무적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GS건설이 지급보증을 제공한 주요 PF 사업장은 대구 수성구 만촌동(채무액 3900억원), 부산 부산진구 부암동(1484억원), 충남 아산 동산지구(1311억원), 대전 유성구 영계동(1310억원), 강원 원주 단구동(1100억원), 충남 서북구 한들1로(1100억원) 등이다. 모두 착공 전 단계의 토직 확보자금 조달용 브리지론으로, 1년 이내 만기가 돌아온다.
부산 부암동 공동주택 개발 사업의 경우 시행사 소백이 지하 5층~지상 69층인 초고층 아파트 5개동 1874세대와 오피스텔 218호실 등을 신축하는 사업이다. 지난해 토지 확보를 위해 금융회사들로부터 브리지론 1484억원을 조달하는 과정에서 시공사인 GS건설이 지급보증을 제공했다. 내년 4월 착공 및 분양을 목표로, 착공 시점에 브리지론을 본PF로 전환하거나 기존 브리지론을 연장해야 한다.
대전 도안지구 사업은 시행사 석정도시개발이 대전 유성구 영계동 267-3번지 일원에 공동주택 1195세대 등을 개발하는 사업이다. GS건설은 올해 4월 석정도시개발이 1310억원의 브리지론을 받는데 지급보증을 제공했다. 이 사업은 올해 7월 실시계획인가를 획득하는 것을 목표를 사업을 추진 중이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금융회사들이 PF대출 연체율 상승과 부실자산 증가로 PF 대출에 보수적인 상황에서 GS건설의 신용도 저하는 기존 브리지론 차환이나 본PF 전환을 더욱 어렵게 만들 것"이라며 "설사 금융회사들이 GS건설 보증 사업장에 PF 대출을 해 준다고 하더라도 금리 인상 등 조건을 더욱 까다롭게 제시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PF 대출은 물론 PF 유동화증권 차환에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PF 우발채무의 경우 일반적인 상황에서 차환 발행에 큰 문제가 없으나, 발행사 등에 대한 투자자의 우려가 커지면 차환이 어려워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에 따른 유동성 경색 국면이 정부의 유동성 지원책 등으로 다소 완화됐다"면서도 "건설 업종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크기 때문에 GS건설의 PF 우발채무 차환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IB업계 관계자는 "새마을금고 사태로 PF 시장을 비롯한 자금시장 경색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어 GS건설의 우발채무 부담이 얼마나 커질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임정수 기자 agreme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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