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늘어나는 먹거리 불안”...외식업계, 하반기도 ‘걱정’

임유정 2023. 7. 10.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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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파탐 논란‧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등 괴담 잇따라
피해보는 것은 외식업계와 소비자…“올바른 정보 제공해야”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뉴시스

최근 아스파탐을 비롯해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등 먹거리 불안이 잇따라 소비자 식탁을 덮치면서 외식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가뜩이나 물가상승으로 인한 소비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무분별한 ‘괴담’까지 더해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어서다.

최근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방사능 오염수를 처리 후 방류하기로 하면서 노량진 수산시장이 직격탄을 맞았다. 그러잖아도 비수기인 6~8월에 생각지도 못한 악재가 터진 것이다.

횟집뿐 아니라 건어물이나 전복, 젓갈 등 다른 해산물을 취급하는 곳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지난 6일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항만에서 붙잡힌 우럭에서 방사성 물질인 세슘이 기준치의 180배나 검출됐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손님 발걸음이 뚝 끊겼다.

노량진에서 A상회를 운영 중인 김모씨는 “비싼 어종인 민어가 나오는 7월은 1년 중 대목에 속하는데 요즘은 민어의 ‘민’자도 손님들이 묻지 않는다”며 “하루 100만원어치를 팔았는데 최근엔 매출이 3분의 1 이하로 줄었다”고 말했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막걸리 매대에서 한 시민이 막걸리 제품들을 살펴보고 있다.ⓒ뉴시스

최근에는 ‘아스파탐 논란’이 터지면서 외식업계가 전반적으로 타격을 입고 있다. 막걸리 업계가 대표적이다.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막걸리 상당수에 아스파탐이 들어있는 것으로 파악된 후 실제 매출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다만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아스파탐의 발암 가능성은 김치나 전자파와 비슷한 수준이라며 공포심을 갖지 않아도 된다는 소신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한국인의 아스파탐 섭취량이 적어 위험성이 높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기도 하다.

그럼에도 아스파탐이 함유돼 있는 막걸리 매출은 3~12% 가량 줄어 들었다.

한 대형마트에 따르면 아스파탐 이슈가 불거진 이후인 이달 1~3일 대형마트에서 막걸리 매출이 전 주 대비 12%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일부 편의점에서도 막걸리 매출이 3% 하락했다.

막걸리 업계 관계자는 "일부 막걸리에서 적법한 한도 내의 아주 소량의 아스파탐을 사용함에도 '막걸리'라고 하면 아스파탐이란 발암물질이라는 인식이 형성될 우려가 있다"며 "전체 막걸리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생길까봐 걱정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아스파탐 논란은 막걸리를 넘어 김치로 향하고 있다.

지난 한 달간 수입된 중국산 김치 약 88%에 아스파탐이 사용된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자영업 음식점의 90% 이상이 중국산 김치를 사용하고 있다.

중국산 김치가 음식점 밥상을 점령한 이유는 가격 때문이다. 중국산 김치가 국산보다 3배 이상 저렴하다는 게 관계자의 전언이다. 이에 대부분의 서울 시내 음식점들은 ‘메이드 인 차이나’ 김치 완제품을 도매상으로부터 구입해 사용하고 있다.

통상 괴담은 인간의 약한 곳을 파고든다. 그래서 국민의 최대 관심사인 건강과 먹거리에서 괴담은 생각보다 훨씬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지금까지 먹거리와 관련된 부정 뉴스가 뜰 때마다 괴담으로 변한 이유다. 정치권은 이를 악용하고 애먼 피해는 외식업계가 받고 있다는 불만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먹거리 괴담에 따른 피해는 외식업계가 가장 많이 받는다. 유독 외부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는 업종이다. 날씨로 인한 식재료값 급등은 물론 돼지열병, 조류독감 등이 퍼지면 관련 식품을 피하는 현상도 짙어진다.

문제는 소비 침체가 지속되면 외식업뿐 아니라 다른 업체로까지 피해가 옮겨붙을 수 있다는 것에 있다. 회와 해산물 등 소비가 줄게 되면 주류 소비에도 먹구름이 낄 수 밖에 없고, 결론적으로 도미노 타격을 입게 된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국민들에게 먹거리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아울러 국익이나 민생은 내팽개치고 총선 승리에만 매달려 혼란을 조장해 이익을 보려는 세력과 국민의 수준을 우습게 보는 괴담 선동정치는 반드시 끊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향후 정부가 해수부 라든지 각 산하연구소를 잘 활용해서 주기적으로 해산물 오염정도에 대해 측정해 발표를 하는 방안을 검토해서 소비자는 물론이고 외식업계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정치인의 말 보다는 근거를 제시할 수 있는 과학자의 말을 통해 판단을 하는게 더 옳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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