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F에코머티리얼즈, 반도체용 특수가스 전문 KNW 인수
유상증자 100% 참여 계획…특수가스 성장 기대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제조 업체 BGF에코머티리얼즈가 모기업인 BGF의 전폭적인 지원을 등에 업고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주주배정 유상증자로 반도체용 특수가스 생산 업체 KNW 인수 자금을 조달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BGF에코머티리얼즈는 구주주를 대상으로 신주 1350만주를 발행해 675억원을 조달한다. 1차 발행가는 5000원이고 다음달 2일 발행가를 확정한다.
조달 자금은 모두 KNW 인수 자금으로 활용한다. 앞서 BGF에코머티리얼즈는 지난 5월25일 KNW 구주 519만주를 635억원에 취득한다고 공시했다. 이와 함께 KNW 유상증자에 참여해 신주 392만주를 추가로 취득하기로 했다. 증자를 마무리하면 KNW 지분 56.7%를 확보한다. BGF에코머티리얼즈는 기존 보유 현금 858억원과 증자로 조달한 자금을 더해 KNW 지분 취득자금 1135억원을 마련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KNW는 반도체·이차전지 소재 제조 업체다. 관계사인 플루오린코리아를 통해 반도체 공정용 특수가스를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 996억원, 영업이익 15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38.6% 늘었고 영업이익은 98.0% 늘었다.
플루오린코리아가 주로 생산하는 불소(F2)가스는 취급 난이도가 높은 데다, 규제 영향으로 진입장벽이 높다. 반도체 미세공정 고도화가 진행됨에 따라 도입 범위는 점차 확대되고 있어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BGF그룹의 네트워크와 플루오린코리아 기술력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BGF에코머티리얼즈의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한 연결기준 실적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생산 과정에서 특수가스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시간이 필요한 친환경 플라스틱 부문 대비 특수가스 부문 성장 속도가 빠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BGF에코머티리얼즈는 2021년 12월 최대주주가 BGF로 바뀌고 난 후 적극적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BGF가 대규모 자금을 지원한 덕분이다. BGF는 BGF에코머티리얼즈 유상증자에 참여해 309억원을 출자했다. BGF에코머티리얼즈는 또 BGF를 대상으로 신주인수권부사채(BW)와 전환사채(CB)를 발행해 669억원을 조달했다.
BGF는 BGF에코머티리얼즈를 통해 그룹 내 소재 사업 관련 계열사를 정리하고 있다. BGF에코머티리얼즈는 친환경 포장재 제조 업체 BGF에코바이오를 흡수 합병했다. 앞서 BGF에코바이오는 지난해 BGF와 홍정혁 BGF에코머티리얼즈 대표를 대상으로 신주를 발행하고 BGF에코바이오 지분 100%를 취득했다. 올해 초에는 홍정혁 대표가 최대주주로 있는 제이에코사이클 유상증자에 참여해 200억원을 출자했다. 제이에코사이클은 폐기물 재활용과 폐기물 플라스틱 수집·처리 업체다.
그룹 내 소재 사업 계열사 교통정리를 끝내고 KNW를 인수해 반도체 소재 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한 셈이다. BGF는 BGF에코머티리얼즈 주주배정 증자에서 배정받은 주식 모두를 인수한다. 2021년 2500억원을 투자해 BGF에코머티리얼즈를 인수한 지 2년 만에 다시 444억원을 추가로 투자한다.
BGF 지원을 받은 BGF에코머티리얼즈 외형은 커지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 2633억원, 영업이익 15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29.4%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28.5% 감소했다. 흡수합병과 지분 투자 등으로 덩치를 키웠고 앞으로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주가는 여전히 답보 상태다. BGF는 BGF에코머티리얼즈 주식 2630만주를 보유하고 있다. 주당 평균 취득가격은 1만394원으로 현재 주가 5700원보다 높다. 증자에 참여하면서 보유 주식 수는 늘고 평균 매수 단가는 낮아지지만 투자 수익률은 여전히 마이너스(-) 상태다 .
BGF 지분 분포를 보면 3월 말 기준으로 최대주주 측이 지분 69.7%를 보유하고 있다. 일반주주가 보유 중인 지분은 30%다. 중요한 결정을 하는 데 소액주주가 동의하지 않더라도 주주총회에서 대다수 안건을 통과시킬 수 있는 구조다. BGF 현금 창출능력까지 고려하면 BGF에코머티리얼즈에 대규모 투자를 하고 성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릴 여력이 충분하다.
박종렬 흥국증권 연구원은 "차량용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을 중심으로 경량화 제품, 친환경 소재 분야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다"며 "BGF에코머트리얼즈는 거래처 확대와 함께 효율적 비용 통제로 실적 개선이 지속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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