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 1위' AWS 흔들기 시작됐다…빅테크 진짜 전쟁터는 여기 [팩플]
생성 인공지능(AI)를 둘러싼 경쟁이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으로 확대되고 있다. 일반 소비자들이 쓰는 검색 서비스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의 빙(Bing)이 챗GPT를 이용해 구글에 반격을 시도하듯, 클라우드 시장도 AI를 계기로 들썩이고 있다. 클라우드가 ‘AI 지원 플랫폼’으로 진화하면서 AI 기술에 자신있는 MS·구글이 ‘만년 1등’ 아마존웹서비스(AWS) 흔들기에 나섰다.
왜 중요해
① 정체된 성장, 탈출구는 AI?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급성장한 클라우드 시장은 최근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로 성장이 둔화되고 있다. 업계 1위인 아마존웹서비스(AWS)는 1분기 매출 214억 달러(약 27조원)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6%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난해만 해도 분기마다 전년 동기대비 20~30%씩 성장했다.
클라우드 업체들은 생성 AI가 촉발한 ‘AI 모먼트’를 반등의 기회로 보고 있다. AI 모델과 관련 서비스를 준비하는 기업이 많아질수록 클라우드 수요도 늘 것이란 계산이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KPMG는 올해부터 MS의 클라우드 애저를 기반으로 한 ‘애저 오픈AI’를 사용 중이다. 여러 고객사의 세금 관련 복잡한 데이터를 AI에 학습시켜 컨설팅의 효율성을 높이려 한다.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VC) 안드레센 호로위츠(a16z)는 “스타트업이 생성 AI 서비스로 버는 수익의 약 10~20%는 상위 3개 클라우드 회사에 돌아갈 것”이라고도 전망했다. 토마스 쿠리안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 CEO는 블로그를 통해 “AI는 엄청난 시장 기회를 열어줄 것이다. 아직 극히 초기 단계일 뿐”이라고 말했다.
② AI, AWS 독주 흔드나
클라우드 시장은 AWS(시장점유율 32%)가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킨지 오래다. 그러나 AI 산업이 확산되면 2위인 MS(23%)와 3위인 구글 클라우드(10%)가 약진할 것으로 보는 전망이 나온다. 모건 스탠리는 지난 4월 낸 보고서에서 “클라우드 지출에서 AI 관련 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율이 현재 3%에서 3년 후 9%로 증가할 것”이라며 “이 흐름의 수혜자는 AI 소프트웨어에 강한 MS와 구글 클라우드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클라우드 3대장의 전략은
◦ ‘올인원’ AWS: MS와 구글이 AI 기술 경쟁하던 상반기 내내 조용했던 AWS의 반격이 최근 시작됐다. AWS는 지난달 22일(현지시간) “고객이 생성 AI 솔루션을 성공적으로 구축하고 배포할 수 있게 지원하는 ‘AWS 생성 AI 혁신 센터’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AWS는 이 프로그램에 1억 달러(약 1302억원)를 투자한다.
AWS의 AI 전략은 크게 인프라-AI 모델-서비스에 순차 적용됐다. 우선 AWS는 컴퓨팅 비용을 줄이고 AI 학습 및 추론 속도를 높이는 반도체(트레니엄, 인퍼런시아2)를 직접 개발해 클라우드 인프라에 적용했다. 이후 지난 4월에는 기업들이 클라우드에서 다양한 AI 파운데이션 모델(기반 모델)을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 성격의‘베드록’을 출시했다. 기존에 개발된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활용해 각 기업에 필요한 맞춤형 생성 AI 앱을 만들 수 있는 플랫폼이다. 여기에 개발자를 위한 AI 코딩 보조 앱 ‘코드 위스퍼러’도 제공한다.
◦ 오픈AI로 역전 노리는 MS: 챗GPT 개발사인 오픈 AI와 손잡은 MS의 무기는 ‘애저 오픈AI’다. MS의 애저 클라우드에서 기업용 ‘프라이빗 챗GPT’를 구축할 수 있다. 최근 SK텔레콤도 애저 오픈AI를 활용해 SKT의 AI 챗봇 ‘에이닷(A.)’ 안에 챗GPT 기능(챗T)을 넣었다. 또 애저 오픈AI 스튜디오를 통해 코딩 없이(노코드) 앱과 솔루션을 기업이 만들어 쓸 수도 있다. 사티아 나델라 MS 대표는 지난 4월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지난 분기 애저 오픈AI의 고객이 전 분기 대비 10배 늘었다”며 “코세라, 메르세데스벤츠, 쉘 등 현재 2500곳 이상의 고객이 있다”고 밝혔다.
◦ ‘AI 원조’ 구글 클라우드: 구글의 ‘믿는 구석’은 장기간 축적한 AI 기술이다. 2021년 출시한 기계학습(ML) 개발 플랫폼 ‘버텍스 AI’에 생성 AI 기술을 접목해 구글 클라우드 고객사들이 손쉽게 AI 모델을 만들 수 있도록 했다. 구글의 업무용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워크스페이스 전반에도 생성 AI를 접목한다. 지메일과 문서작성기인 구글닥스에서 AI로 글쓰기나 수정 업무를 지원하고, 발표 자료 작성 프로그렘인 구글 슬라이드에서 텍스트만 입력하면 어울리는 이미지가 생성되는 기능을 추가했다. 준 양 구글 클라우드 AIㆍ산업 솔루션 부문 부사장은 지난달 미디어 브리핑에서 “생성 AI 기반의 돌파구적 혁신은 모두 구글에서 나온 것”이라며 “세계적 수준의 구글 연구원들이 혁신적인 기술을 제공하고 있고, 이는 구글만의 독창적인 역량”이라고 말했다.
더 알면 좋을 것
AI 기술과 산업을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의 힘 겨루기가 계속되는 가운데, 클라우드로도 불똥이 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4일(현지시각) AWS와 MS 등 미국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CSP)들이 중국 기업에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미 정부의 허가를 받도록 하는 방안을 미 상무부가 추진 중이라고 보도했다. WSJ는 “중국 AI 기업들이 클라우드 서비스를 활용해 미국의 AI 기술에 접근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라고 분석했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AI 모델 개발에 필요한 엔비디아 고성능 AI 반도체(A100ㆍH100)의 대중국 수출을 통제하고 있다.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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