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포커스] 후쿠시마 방류와 국제적 눈높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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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후쿠시마 오염 처리수 방류에 대한 국내적 논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다만, 오염 처리수 방류는 환경 문제인 동시에 한·일 간 외교적 쟁점이기도 하고 국제사회도 이를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는 점에서 현재의 반대론은 세 가지 한계를 지니고 있다.
오염 처리수가 오염을 제대로 제거하지 못했다는 점을 국제적으로 설득하려면 삼중수소, 세슘 등의 문제 물질이 이론적 위험성을 넘어 인체와 환경에 악영향을 미친 사례를 가지고 일본의 부당성을 지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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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후쿠시마 오염 처리수 방류에 대한 국내적 논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안전을 보는 기준은 서로 다를 수 있고, 수용과 반대의 정책 방향은 행정부에 따라 바뀔 수 있다. 다만, 오염 처리수 방류는 환경 문제인 동시에 한·일 간 외교적 쟁점이기도 하고 국제사회도 이를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는 점에서 현재의 반대론은 세 가지 한계를 지니고 있다.
첫째, 객관적이고 타당한 근거 제시다. 방류를 반대하려면 정서상 반감이나 우려를 넘어 왜 일본의 행위가 위험한지를 자료와 사례를 들어 비판해야 한다. 오염 처리수가 오염을 제대로 제거하지 못했다는 점을 국제적으로 설득하려면 삼중수소, 세슘 등의 문제 물질이 이론적 위험성을 넘어 인체와 환경에 악영향을 미친 사례를 가지고 일본의 부당성을 지적해야 한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해양 방류가 기술적으로 가능하다는 입장을 낸 것이 2020년 12월이었고, 일본 정부가 방류를 결정한 것은 2021년 4월이었다. 지난 정부에서도 방류를 뒤집을 국제법적 해석과 과학적 근거를 수집하고, 방류에 부정적인 태평양 도서국들과의 연대 네트워크를 구성할 시간이 2년 가까이 있었지만, 이 활동은 별로 보이지 않았다. 이유는 두 가지일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해 방관했거나 아니면 확실한 근거를 찾아내지 못했거나. 첫 번째라면 무능이나 직무유기에 해당하고, 두 번째라면 현 정부에 대한 날 선 비난보다는 방류를 막지 못한 입장에서 우정 어린 조언이 먼저여야 한다.
둘째, 국제기구의 권능에 대한 문제다. IAEA는 핵기술의 평화적 이용과 원자력 안전에 관한 가장 권위 있는 기구로 인식되고 있고, 우리 역시 IAEA의 안전조치를 준수하고 있다. 만약 IAEA가 특정 국가와의 밀착에 따라 편향된 평가를 하는 기구라는 주장을 한다면 우리의 원전 시설이나 기술 역시 안전성을 보장하기 어렵다는 모순된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지난 정부는 “(정보 제공 등) 세 가지 여건이 마련되고 (방류가) 국제원자력기구 기준에 맞는 적합성 절차에 따라서 된다면 굳이 반대할 건 없다”고 2021년 4월 밝혔다. 국내적 우려 해소를 제외한 원자력 안전의 문제는 IAEA 판단을 존중하겠다는 뜻으로 해석해야 한다. 방류 반대론은 현재 여건의 미비만을 강조하고 있는데, 이게 설득력 있는 태도라고 할 수 있을까.
셋째, 우리가 일반적 환경 기준보다 더욱 엄격한 잣대를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하려면 이 원칙이 일본뿐만 아니라 다른 상대방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적용돼야 한다. 특정 국가의 2021년 원전 관련 보고서는 후쿠시마 오염 처리수보다 훨씬 더 높은 삼중수소 해양 배출이 이뤄질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렇다면 당시 우리의 안전기준을 적용한 원전 관리 방안을 해당 국가에 강력히 요구했어야 했다. 북한은 IAEA 사찰을 거부하는 대표적 체제이고, 6차례나 실시한 핵실험장 인근의 안전관리 자료도 제출하지 않고 있다. 2018년부터 2019년 사이에 이어진 남북대화 국면에서 당시 정부가 한 번이라도 북한의 원자력 안전 실태가 심히 우려되니 비핵화에 앞서 이에 대한 조치부터 취하라고 촉구한 적이 있었는가.
환경과 우리 국민의 건강은 중요하지만 국제적 눈높이를 무시하면 우물 안 개구리이며 진영 논리에 고착됐다는 지적을 면하기 힘들다. 물론 해양 방류를 수용한다고 하더라도 과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오늘날의 안보에서는 국가안보 이상으로 국민의 불안감을 해소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지속적인 국민과의 소통 과정이 필요하고, 일본에 대해 이런 불안감을 메워줄 조치를 촉구하는 국제적 연대도 구성해야 한다.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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