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년 키운 기업, 자식 대신 전문경영인에 맡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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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해운선사인 우성해운의 창업주 차수웅 전 회장이 소천했다.
그는 34년간 회사를 이끌며 우성해운을 굴지의 해운기업으로 키워냈다.
2006년 고인이 퇴임할 당시 우성해운의 매출액은 1억5000만 달러(약 1970억원)였다.
그는 회사 지분의 27.5%를 갖고 있었는데, 경영권을 2대 주주인 고(故) 홍용찬 우성해운 명예회장에게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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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원치않는 자녀들 뜻 존중”
차남 차인표 “천국에서 만나요”
국내 해운선사인 우성해운의 창업주 차수웅 전 회장이 소천했다. 향년 83세.
고인은 8일 서울 성모병원에서 병환으로 별세했다. 1940년 충남 태안에서 태어난 그는 대학 졸업 후 인천제철에서 일했다. 고인은 1974년 우성해운을 설립하며 경영인의 길을 걷게 됐다.
그는 34년간 회사를 이끌며 우성해운을 굴지의 해운기업으로 키워냈다. 97년 대한민국 해양물류 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산업포장을 받았다. 2006년 고인이 퇴임할 당시 우성해운의 매출액은 1억5000만 달러(약 1970억원)였다. 매출 규모로 보면 한진해운, 현대상선, 머스크라인에 이어 국내 해운업계 4위였다.
고인은 자식들에게 기업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회사 지분의 27.5%를 갖고 있었는데, 경영권을 2대 주주인 고(故) 홍용찬 우성해운 명예회장에게 넘겼다. 고인은 당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경영에 참여하길 원하지 않는 자녀들의 뜻을 존중했다. 회사를 잘 아는 분에게 회사를 부탁드리고 은퇴해 홀가분하다”는 소회를 남겼다.
차인혁 CJ올리브네트웍스 대표가 장남, 배우 차인표(사진)씨가 차남이다. 딸로는 유진씨가 있다. 차인표씨는 과거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아버지가 이뤄낸 것인데 당연한 결정”이라며 “평생 회사에 몸 바친 분들이 계신데 해운업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저희가 경영권을 물려받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했다.
고인은 눈을 감기 전 유족에게 “15개월 동안 투병을 도와준 사랑하는 가족들이 보는 앞에서 떠나게 돼 감사하다”며 “너희들이 있어 행복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차인표씨는 인스타그램에 선친과 산책하며 함께 찍은 영상을 올린 뒤 “아버지 안녕히 가세요. 천국에서 만나서 또 걸어요”라는 글을 남겼다. 배우이자 차씨의 아내인 며느리 신애라씨는 인스타그램에 “사랑하고 존경합니다. 다시 만날 그날을 기다리며 기도합니다”라고 썼다. 고인은 서울 남산교회(이원재 목사) 원로장로로 가족과 교우들로부터 존경받아온 것으로 전해진다.
빈소는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11일.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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