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1∼2% 수익 약속하더니… 풍력발전 투자 사이트도 먹통

김준희 2023. 7. 10. 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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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이 발생하면 바로 개인 통장으로 받아볼 수 있는데 누가 안 믿겠습니까."

매일 투자금의 1~2%를 수익금으로 쌓아준 신재생에너지 플랫폼에 투자했던 50대 A씨의 말이다.

A씨는 반신반의하며 20만원으로 단기 상품에 가입했다가 약속한 수익금을 돌려받자 투자금을 300만원까지 올려 재투자했다.

신재생에너지 투자로 고수익을 올려주겠다고 속여 투자금을 가로채는 다단계 투자 사기사건이 증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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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엔지윈드 “GE 협력사” 속여
처음부터 대포통장으로 이용
사이트 폐쇄 후 폰지사기 알아


“수익이 발생하면 바로 개인 통장으로 받아볼 수 있는데 누가 안 믿겠습니까.”

매일 투자금의 1~2%를 수익금으로 쌓아준 신재생에너지 플랫폼에 투자했던 50대 A씨의 말이다. A씨는 반신반의하며 20만원으로 단기 상품에 가입했다가 약속한 수익금을 돌려받자 투자금을 300만원까지 올려 재투자했다. 456% 수익률을 기대하며 1년 만기 상품에 가입했는데 보름 뒤 이 플랫폼 홈페이지가 돌연 폐쇄됐다.

신재생에너지 투자로 고수익을 올려주겠다고 속여 투자금을 가로채는 다단계 투자 사기사건이 증가하고 있다. 9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은 풍력발전 투자 플랫폼을 만들어 A씨 등으로부터 투자금을 받아 잠적한 이엔지윈드 대표 표모씨 등 2명을 붙잡아 지난달 27일 검찰에 송치했다.


풍력발전 투자 플랫폼을 빙자한 이엔지윈드는 지난해 10월부터 글로벌 기업 제너럴일렉트릭(GE)의 한국 협력사라고 속여 투자자들을 모집했다. 세계 최대 해상풍력 회사로 꼽히는 GE와의 업무협약서를 위조했으며, 지난해 11월에는 경기 부천시에서 개업식도 진행했다. 블로그 인플루언서를 통한 홍보와 대중교통 광고도 진행했다. 또 17만여명의 투자자가 9200만 달러(약 1200억원) 규모로 투자하고 있다고 속였다.


이엔지윈드는 지난 4월 말까지도 ‘설비투자 2+1 이벤트’ ‘고이율 펀드 한정판매’ 등의 홍보 문구를 앞세워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였다. 지난해 말에는 0.75~1.60% 수준으로 제시하던 일일 수익률도 잠적 직전 2%대까지 올렸다. 믿기 어려운 고수익 상품이었지만 초기 투자자들에게 약속한 수익과 원금을 돌려주며 입소문을 냈다. 또 새로운 투자자를 데려오면 소개자에게 수수료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투자자를 늘렸다. 최소 투자금은 상품별로 20만원에서 1000만원대까지 다양했다. 의심을 피하기 위해 최소 투자금이 높고 투자 기간이 긴 설비 투자의 경우 이자가 쌓일 때마다 수시로 출금할 수 있도록 했다.

홈페이지 폐쇄 이후에야 폰지사기(다단계 금융사기)임을 알아챈 투자자들은 집단 소송에 나섰다. 약 10명의 고소인이 신고한 피해액은 2억원을 웃돈다. 경찰은 실제 피해 규모가 2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보이스피싱에도 활용된 이들 일당의 대포통장 등을 추적해 표씨 등을 붙잡았다. 표씨는 자신은 명의만 빌려준 ‘바지사장’이라며 일부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해외에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핵심 운영자에 대해서도 인터폴에 수배를 요청할 예정이다.

신재생에너지 등을 띄워 투자금을 가로채는 사기 범죄는 증가세다. 금융감독원에는 지난 3~6월 가짜 경제학 박사를 내세운 신재생에너지 투자 사기에 대한 민원만 36건 접수됐다. 경찰청에 따르면 유사수신이나 불법다단계 범죄 관련 검거 건수는 2021년 427건에서 지난해 626건으로 1년 새 47% 늘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원금보장과 함께 단기간 고수익을 약속하는 것은 불법일 가능성이 크다”며 “이 경우 다른 기업의 명의 도용 등도 고려하며 사실관계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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