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낮은 곳? 우간다 속 콩고난민이 사는 곳이죠”

최경식 2023. 7. 10.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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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간다 서부에 있는 카랑구라는 개발이 안 된 지역이다.

NGO나 선교사들의 발길조차 뜸한, 사실상 '기피 1순위' 지역인 이곳에 자발적으로 발을 내디딘 한인 선교사가 있다.

다른 지역을 제쳐두고 척박하고 열악한 이곳을 찾은 이유가 궁금했다.

지난달 중순 카랑구라 현지에서 만난 이 선교사는 "우간다에 오기 전부터 가장 어렵고 낮은 곳이 어디인지 조사했다"면서 "여러 지역을 검토한 결과 카랑구라 지역이 그런 곳이라는 것을 알고 자발적으로 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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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간다 서부 카랑구라서 사역하는 이기진 기아대책 기대봉사단 선교사
이기진(오른쪽 두 번째) 선교사와 기아대책 관계자들이 지난달 24일 우간다 카랑구라의 한 마을에서 난민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우간다 서부에 있는 카랑구라는 개발이 안 된 지역이다. 르웬조리 산맥에 둘러싸인 이곳은 도로정비조차 제대로 되지 않아 교통은 물론이고 기타 인프라도 취약하다. 이런 곳에 사는 이들 대다수는 우간다 국민이 아닌 옆나라 콩고 난민이다. 우간다 정부와 다른 지역 주민은 이들이 콩고의 문화와 언어를 사용한다는 이유로 소외시키고 있다.

NGO나 선교사들의 발길조차 뜸한, 사실상 ‘기피 1순위’ 지역인 이곳에 자발적으로 발을 내디딘 한인 선교사가 있다. NGO 희망친구 기아대책 기대봉사단에 소속된 이기진(50) 선교사다.

15년 가까이 해외선교 사역에 매진해 온 이 선교사는 지난해 7월 카랑구라에 들어왔다. 다른 지역을 제쳐두고 척박하고 열악한 이곳을 찾은 이유가 궁금했다. 그에게서 발견한 것은 특별한 사명감이었다. 가장 낮은 곳으로 가서 어려운 이들을 ‘보전하고 지켜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중 한 성읍으로 도피한 자가 그의 생명을 보전하게 하기 위함이라”(신 4:42)는 말씀이 사명의식을 뒷받침해준 메시지였다. 보전이 필요한 도피자가 바로 이 지역에 머물고 있는 난민들이었던 것이다.

지난달 중순 카랑구라 현지에서 만난 이 선교사는 “우간다에 오기 전부터 가장 어렵고 낮은 곳이 어디인지 조사했다”면서 “여러 지역을 검토한 결과 카랑구라 지역이 그런 곳이라는 것을 알고 자발적으로 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가 이곳에서 펼치는 사역은 다양하다. 우선 아이들이 학교에 원활하게 통학할 수 있도록 보도(보행자 통로) 건설을 계획 중이다. 이 지역의 취학인구는 1만2319명이지만 실제로 등교하는 아이들은 42%(5206명)에 불과하다. 지형 자체가 험하고 기반 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통학이 어렵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급식을 지원하고, 마을 단위의 출산 클리닉도 설치할 예정이다. 2025년까지 아동 1000명을 후원자와 결연할 계획도 갖고 있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지역 복음화로 이끈다는 복안이다.

이 선교사는 원래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그러다가 불현듯 깨달음과 부르심을 받고 신학의 길로 들어섰다. 해외선교는 2009년 시작했다. 주로 필리핀 요르단 에티오피아 등에서 사역을 진행했다. 필리핀에서는 50개 지역센터 돌봄을, 요르단 동편에서는 태권도 사역을 펼쳤다. 에티오피아에서는 지하교회 목회자들을 지원했다.

해외 여러 곳에서 선교 활동을 이어오면서 특별한 정체성도 성립됐다. 스스로를 특정 종교인으로 국한하지 않고 복음을 전하는 하나의 작은 통로로 인식하는 것이다. 이 선교사는 “자신의 색깔을 하나로 정하면 다양한 사람과 벽이 형성된다”며 “여러 나라에서 더 다양하고 많은 이를 접할 기회를 만들기 위해 이러한 정체성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카랑구라(우간다)=글·사진 최경식 기자 kscho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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