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오고 누가 갔나?
브랜드를 쇄신하기 위해 젊은 뉴 페이스 디자이너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임명했던 하우스가 예상보다 이른 작별 신고를 하고 있다. 24세의 나이로 로샤스 수장을 맡으며 ‘패션 천재’로 불린 샤를 드 빌모랭이 2년 만에 결별을 발표했고, 루이지 빌라시뇨르는 발리에서 두 시즌을 발표한 이후 1년 만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자리에서 내려왔다. 비교적 연륜 있는 디자이너 가브리엘라 허스트도 다가오는 2024 S/S 컬렉션을 마지막으로 끌로에를 떠난다는 소식.
여기서 끝이 아니다. 지금 파리에서 가장 주목받는 영 디자이너 루도빅 드 생 세르냉 역시 앤 드뮐미스터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된 이후 단 한 시즌의 컬렉션을 공개한 채 하우스와 전격 이별을 발표했다. 짧은 만남을 뒤로하고 떠난 이의 자리를 채울 새로운 이름도 밝혀지고 있다. 앤 드뮐미스터는 1996년생으로 하우스의 남성복 디자인에 참여한 적 있는 스테파노 갈리치를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발리는 16년 이상 구찌와 돌체 앤 가바나, 보테가 베네타에서 경력을 쌓은 시모네 벨로티를 디자인 디렉터로 임명했다는 소식이다. 단번에 혁신을 가져올 젊은 천재보다 탄탄한 커리어를 바탕으로 믿을 수 있는 실력자에게 하우스의 방향 키를 맡기겠다는 의지가 읽히는 대목이다. 수많은 패션 하우스가 트렌드에 휩쓸리지 않는 견고한 아이덴티티를 쌓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지금, 묵묵히 노력해 온 이들이 갈고닦은 실력을 발휘할 타이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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