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에 PF 불똥…신용등급 줄줄이 떨어졌다

하남현, 김원 2023. 7. 10.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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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저축은행의 신용등급 전망이 줄줄이 하향 조정됐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위험이 반영됐다. 최근 새마을금고 연체율 급등과 맞물려 부동산 PF에 대한 불안 심리가 금융권 전반으로 퍼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는 “새마을금고 위기설에 따른 금융권 영향은 미미하다”고 재차 강조하며 리스크(위험) 전이 차단에 주력하고 있다.

김주원 기자

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올해 1월 ‘안정적’이었던 키움저축은행(A-), OK저축은행(BBB+), 웰컴저축은행(BBB+), 바로저축은행(BBB+)의 신용등급 전망을 모두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한국기업평가는 4곳 회사에 대한 등급 전망을 바꾼 이유로 모두 부동산 PF(브릿지론 포함)를 적시했다.

저축은행을 비롯한 제2금융권 전반의 신용등급도 나빠지고 있다. 역시 부동산 PF 연체율 상승과 맞물려있다. 지난 4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전체 금융권의 부동산 PF 연체율은 지난 3월 말 기준 2.01%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1.19%) 대비 0.82%포인트 상승했다.

여기에 금융당국 분석에서 빠져있던 새마을금고의 연체율이 급등한 사실이 드러나며 부동산 PF 위험 우려가 부각됐다. 새마을금고 연체율은 지난해 말 3.59%에서 올 1분기 5.34%로 치솟았다. 다른 상호금융기관의 연체율(2.42%) 대비 2배가 넘는다. 새마을금고 연체율은 이후에도 늘어 지난달 15일 기준 6.49%까지 올랐다. 다만 그 이후로는 감소세로 전환했다는 게 새마을금고의 설명이다.

금융권 부동산 PF 연체율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금융위원회]

정부는 새마을금고 위기설이 금융권 전반으로 확산하는 걸 막는 데 주력하고 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오전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주현 금융위원장, 한창섭 행정안전부 차관,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이 참석한 가운데 확대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를 열고 새마을금고 위기설에 따른 국내 금융시장 동향을 점검했다. 정부는 행안부 지역경제지원관과 금융위 금융산업국장을 공동 단장으로 하는 ‘범정부 새마을금고 실무지원단(가칭)’을 10일 가동하기로 했다.

새마을금고 자금 이탈 규모는 다행히 감소세로 전환됐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 6일 오후부터 인출 증가세가 둔화했으며, 지난 7일 인출 규모는 전날보다 1조원가량 줄었다”라고 말했다.

부동산 PF 대출 부실화의 출발점인 건설 시장 상황은 아직 개선 여부가 불확실하다. 최근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청약 시장이 ‘부동산 활황기’였던 2~3년 전 수준을 회복한 것 아니냐는 장밋빛 전망이 나오지만, 여전히 전국 미분양 주택 수는 5월 말 기준 6만8865가구에 달한다. 특히 최근 부동산 시장 한파로 인한 타격은 대형사보다 중소 건설사에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9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국 아파트 일반 분양 가운데 10대 건설사가 시공한 단지는 평균 13.85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그러나 그 외 건설사가 시공한 단지는 경쟁률 5.24대1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수주 실적에서도 대형 건설사 쏠림 현상이 커지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지난달 발표한 ‘올해 1분기 건설공사 계약액’에 따르면 상위 1~50위 기업은 전체 건설공사 계약액의 절반에 가까운 31조원을 수주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0% 증가했다. 하지만 51~100위 기업은 1년 전보다 계약액이 27.9%, 101~300위는 20.6% 줄었다.

실적 감소와 자금난이 겹치면서 존폐 갈림길에 선 중소 건설사도 늘고 있다. 지난 3월 한국은행 금융안정상황보고서에 따르면 지방 중소건설사 한계기업(영업이익이 이자 비용을 감당치 못하는 기업) 비중은 2021년 12.3%에서 지난해 16.7%로 증가했다.

특히 중소 건설사의 경우 국내 주택사업 비중이 월등하게 높은데,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한 미분양과 부동산 PF 시장 경색 등에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고금리가 유지되고, 원자잿값 상승이 지속하는 가운데 지방 아파트 미분양 해소가 더딜 경우 중소 건설사의 자금난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

하남현·김원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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