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이 ‘원투펀치’ 날리기 시작했다

배영은 2023. 7. 10.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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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두산 베어스가 리그 최강급 외국인 원투펀치를 앞세워 3위 굳히기에 나섰다. 지난달 가세한 브랜든 와델(29·오른쪽)이 경쟁력을 입증하며 에이스 라울 알칸타라(31·왼쪽)와 완벽한 짝을 이룬 결과다. 둘은 7월의 첫날부터 시작된 팀의 8연승 행진도 주도했다. 가을 야구를 향해 달리는 두산의 레이스에 가속도가 붙었다.

김영옥 기자


브랜든은 두산의 전력 안정화를 이끈 일등 공신이다. 지난달 계약을 해지한 딜런 파일의 대체 선수로 합류한 뒤 등판한 3경기 모두 6이닝 이상 소화하면서 1자책점 이하로 막아냈다. 평균자책점이 0.90이다.

적응 기간도 필요 없었다. 브랜든은 지난해 7월 아리엘 미란다의 대체 선수로 두산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를 경험했다. 11경기에서 5승 3패 평균자책점 3.60로 준수한 성적을 남겼지만 재계약은 하지 못하고 떠났다.

두산은 올해 새로 영입한 딜런이 연이은 부상으로 맥을 못 추자 급히 대체자를 물색했다. 새 얼굴을 찾는 대신, 대만 프로야구 라쿠텐 몽키스에서 선발 투수로 활약하던 ‘전임자’ 브랜든을 다시 호출했다. 브랜든은 ‘2년 연속 대체 선수 입단’이라는 이색 기록을 남기면서 두산으로 돌아왔다.

결과적으로 최고의 선택이었다. 브랜든은 지난달 24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복귀전에서 6이닝 2실점(1자책)을 기록하며 건재를 알렸다. 다음 등판이던 롯데 자이언츠전에서도 7이닝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두 경기 모두 득점 지원이 부족해 승리 투수는 되지 못했지만, 마운드에서 에이스급 존재감을 뽐냈다.

세 번째 등판이던 지난 6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선 마침내 7이닝 11탈삼진 1실점으로 복귀 첫 승을 따냈다. 팀의 5연승도 이어냈다. 지난해보다 더 강해진 브랜든의 호투 릴레이에 이승엽 두산 감독은 함박 웃음을 지었다.

이 감독은 “브랜든은 지금처럼만 해주면 더 바랄 게 없다. 선발 로테이션을 돌 수만 있어도 성공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까지 리그 최정상급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며 “원래 두산에서 뛰었기 때문에 소통이나 팀워크에도 전혀 문제가 없다”고 흡족해 했다.

알칸타라 역시 안정적으로 팀 마운드의 기둥 역할을 하고 있다. 9승 3패, 평균자책점 2.03을 기록하며 평균자책점 2위, 다승 3위에 올라 있다. 그가 올해 등판한 17경기 중 5회를 넘기지 못한 건 두 경기뿐이다. 4월 20일 한화 이글스전부터 14경기 연속 5이닝 이상 소화하고 있다. 그중 7이닝 이상 던진 경기가 7차례, 8이닝을 소화한 경기가 3차례나 된다. 지난 2일 롯데전과 8일 키움전에서도 연속 6이닝 2실점으로 호투하면서 팀 7연승의 발판을 놓기도 했다.

알칸타라는 브랜든보다 KBO리그 경험이 더 많다. 2019년 KT 위즈 소속으로 데뷔했고 2020년 두산으로 옮겨 20승 2패, 평균자책점 2.54의 특급 성적을 올렸다. 그해 다승왕과 투수 부문 골든 글러브를 석권했다.

이듬해 일본 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스로 이적한 뒤엔 두 시즌 동안 4승 1세이브 25홀드 평균자책점 3.96을 남기고 퇴출 당하는 아픔을 겪었다. 두산은 그런 알칸타라에게 “다시 함께하자”며 손을 내밀었다. 알칸타라도 흔쾌히 두산으로 돌아와 재기의 꽃을 피우고 있다.

이승엽 감독은 “알칸타라가 등판하는 날에는 무조건 이긴다는 확신이 있다”며 믿음을 표현했다. 알칸타라는 “두산 트레이닝 파트가 열심히 관리해주고, 코치들이 노하우를 상세히 알려준다. 여기에 일본에서의 경험이 더해져 더 발전한 것 같다”며 “지난 2020년에 보여준 모습을 올 시즌에도 기대해도 좋다”고 자신했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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