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데뷔전부터 10K…KIA 산체스 "투구폼 상대 항의?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엑스포츠뉴스 수원, 유준상 기자) KIA 타이거즈 새 외국인 투수 마리오 산체스가 KBO리그 데뷔전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산체스는 9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6⅓이닝 5피안타 무사사구 10탈삼진 1실점을 기록, 팀의 5-1 승리를 견인했다. KBO리그 첫 경기부터 퀄리티스타트(QS) 및 첫 승을 달성하는 기쁨을 맛보기도 했다.

1회부터 안정감 있는 투구를 이어간 산체스는 4회까지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다가 5회말 이호연에게 솔로포를 내주면서 KBO리그 데뷔 첫 실점 및 피홈런을 기록했다. 그러나 곧바로 평정심을 찾은 산체스는 7회말 1사 1루까지 마운드를 책임지면서 팀의 기대에 완벽하게 부응했다.

경기 후 산체스는 "일단 기분이 너무 좋고 이렇게 똑같이 남은 시즌 동안 오늘처럼 했으면 좋겠다"며 "1점을 줬기 때문에 100점 만점에 90점을 주고 싶다. 그러나 내 퍼포먼스가 어떻든 팀이 이기면 상관없는 것 같아서 좋다"고 데뷔전을 마친 소감을 밝혔다.

자신 있는 구종에 대한 질문에 "스위퍼"라고 답한 산체스는 "스위퍼로 오늘 삼진을 많이 잡기도 했다. 지난해부터 던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날 산체스가 잡아낸 탈삼진 개수는 10개였는데, 산체스는 대부분의 삼진을 변화구로 잡아냈다.

산체스의 경기력만큼이나 눈길을 끈 건 특이한 투구폼이었다. 특히 4회말에는 이강철 KT 감독이 직접 이 부분에 대해 항의했고, 6회말 2사 1루에서는 견제 동작을 놓고 강하게 어필하기도 했다.

첫 번째 어필 상황이었던 4회말의 경우 산체스가 왼쪽 다리를 일정하게 들지 않는다는 것이 KT 측의 의견이었고, 심판진 역시 규정상 이 부분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KIA 측에 전달했다. 그러면서 심판진은 산체스와 김종국 KIA 감독, 서재응 투수코치에게 한 번 더 지적을 받은 동작이 나오면 볼로 판정하겠다고 전했다.

갑작스러운 항의에 흔들릴 법도 했지만, 산체스는 크게 개의치 않았다. 그는 "전혀 신경이 쓰이지 않았고 오히려 그런 부분이 나를 뭔가 더 달아오르게 하는 요소가 된 것 같아서 더 자신감 있게 던졌다"며 "그저 주자가 빨랐기 때문에 최대한 많이 견제했다. 경기 전에 미팅을 하면서 김상수 선수가 빠른 걸 이미 알고 있었다. 굳이 견제를 여러 개 하겠다는 생각보다 (주자에 대해) 먼저 알고 들어갔기 때문에 그렇게 나왔다고 생각한다"고 돌아봤다.

산체스는 "(견제 동작의 경우) 지난해부터 시작하게 됐다. 같이 뛰던 팀 동료 중에 한 명이 커리어 기간에 항상 그렇게 해왔던 선수였다. 지난해 스프링캠프부터 한 번씩 가볍게 시도했는데, 경기에서 본격적으로 썼더니 그때 바로 1루에서 주자가 견제사를 당해서 그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견제 동작을) 선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지적받은 부분을 계속 인지하겠다는 게 산체스의 이야기다. 그는 "본인 커리어 기간에 항상 했던 것이라서 일단 지금은 당장 아예 안 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지만, (앞으로) 안 할 것이다"고 말했다.

사진=수원, 김한준 기자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