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엔 호캉스지”… 업계, 미식 뷔페·꿀잠 패키지 등 선봬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는 안주현(34)씨는 여름휴가를 9월에 간다. 극성수기를 피하다 보니 휴가 전까지 여름이 너무 길게 느껴질 듯해서 방법을 찾았다. 한여름에 하루 이틀 더 휴가를 내고 서울에서 ‘호캉스(호텔+바캉스)’를 즐기기로 했다. 안씨는 “코로나19 팬데믹 때 서울에서 호캉스를 해 보니 멀리 여행 가지 않아도 충분히 휴가를 즐길 수 있더라”며 “대중교통으로 금방 다녀올 수 있고, 맛있는 것 먹고, 푹 쉴 수 있어서 호캉스를 선호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안씨처럼 서울의 호텔에서 여름휴가를 보내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휴가시즌에 평소보다 가격이 오르는데도 예약이 꽉 찬 호텔이 적잖다. 호텔업계는 내국인 휴가 수요가 증가하는 한여름을 앞두고 ‘휴양지 미식 체험’ ‘꿀잠 패키지’ ‘객실 영화관’ 등 다양한 즐길 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9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태국, 프랑스, 그리스, 남유럽 등의 휴양지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메뉴의 이색 뷔페 프로모션이 속속 나오고 있다.
‘한국에서 즐기는 태국으로의 미식여행’을 주제로 동남아 여행의 추억을 떠올릴 수 있겠다.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은 다음 달 말까지 정통 ‘타이 포차나 (Thai Pochana)’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지난달에는 태국 궁중 요리와 궁중식 디저트를 전문으로 하는 방콕 메리어트 호텔의 셰프를 초청해 궁중 요리를 선보이기도 했다. 타이 포차나는 ‘태국 음식점’이란 뜻이다. 대표 메뉴는 태국식 소고기 샐러드, 똠얌꿍, 흑후추 새우튀김, 태국식 오리고기 누들 등이 있다.
미국 가정식 브런치가 궁금하다면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의 브런치 뷔페 ‘그라넘 체리 하우스’도 찾아보길 권한다. 제철을 맞은 워싱턴 체리를 다양하게 활용했다. 체리와 옥수수, 체리와 메이플 베이컨, 양갈비와 체리 살사, 체리와 호떡 등의 이색 메뉴들로 구성됐다. 미국 북서부에서 생산되는 워싱턴 체리는 6월 말부터 8월 중순까지 맛볼 수 있는 제철 과일이다.
중남미 미식 여행도 가능하다. 그랜드 하얏트 서울은 남미의 감성을 담은 ‘풀사이드 바비큐’를 준비했다. 페루의 유명 셰프 대니얼 세이브의 다채로운 페루식 그릴요리와 시그니처 칵테일, 디저트 등을 맛볼 수 있다. 각종 향신료에 재운 닭을 육즙이 생길 때까지 숯불에 구워낸 페루의 대표 요리 ‘포요요 아 라 브라사(Pollo A La Brasa)’, 코코넛 푸딩 ‘아로스 꼰 레체(Arroz con leche)’ 등 이국적인 메뉴가 제공된다.
르메르디앙 서울 명동은 남프랑스로 인도한다. 프랑스 남부 지역의 화려한 여름 휴양 문화, 프랑스식 정찬을 떠올릴 수 있는 메뉴들로 구성된 ‘오솔레일(Au Soleil) 골든 디저트 뷔페’를 선보인다. 오솔레일은 프랑스어로 ‘따스한 태양 아래서’라는 뜻이다. 한여름을 연상시킬 수 있는 과일인 망고와 복숭아를 활용해 타르트, 쇼트케이크, 무스, 쿠키슈 등을 맛볼 수 있다.
휴양지 미식을 이야기하면서 지중해와 남유럽을 빼놓을 수 없다. 안다즈 서울 강남은 지중해식 해산물 뷔페 ‘씨푸드 그릴 고메 마켓’을 선보이고 있다. 랍스터와 대게 다리 구이, 스패니시 화이트 엔초비와 메로구이 등 풍성한 해산물 요리를 즐길 수 있다. 오크우드 프리미어 코엑스 센터는 ‘남유럽 오션 오크바인’을 진행한다. 지중해식 샐러드와 디저트를 함께 즐길 수 있다.
호텔에서 즐기는 해외 미식 기행은 숙박을 하지 않아도 할 수 있다. 숙박까지 하면서 호캉스를 풀코스로 즐기려는 이들을 위해서도 다양한 패키지가 나왔다.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조선 서울역은 객실을 나만의 영화관으로 즐길 수 있도록 ‘시네마 룸’ 패키지를 선보인다. 시네마 룸 패키지는 LG전자의 초고해상도 프로젝터 시네빔 레이저 4K HU710PW가 설치된 객실에서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웨이브 등 다양한 OTT 서비스로 영상을 볼 수 있다.
아예 ‘숙면’에 방점을 찍은 패키지도 나왔다. 글래드 호텔의 ‘글래드 꿀잠 시즌13 패키지’는 충분한 휴식을 위해 호텔을 찾는 이들을 위해 출시됐다. 숙면을 돕는 침대, 유기농 베개, 안대 등을 제공한다. 글래드 호텔은 투숙객들이 ‘편안한 숙면을 취할 수 있어서 만족했다’는 리뷰를 해온 데 착안해서 2018년 처음 이 패키지를 시작했다. 5년 동안 13차례나 이어갈 만큼 인기다. 전시회와 숙박을 연계한 상품도 나왔다. 워커힐 호텔앤리조트는 예술 전시 ‘빛의 시어터-달리, 끝없는 수수께끼’를 선보이면서 전시회 입장권을 포함한 ‘오감만족 아캉스(아트+호캉스)’ 상품을 기획했다.
호텔업계 한 관계자는 “해외여행객이 많아졌지만 여전히 항공료가 비싸고, 국내에서도 다양하게 즐길 거리가 많다는 것을 팬데믹 기간 경험해 온 분들이 꾸준히 서울의 호텔을 찾는 것 같다”며 “호캉스는 휴식, 경험, 즐거움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휴가의 대표적인 형태가 됐다”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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