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프에 군복 차림…프리고진 고향에서 뭉친 300명 정체
러시아에서 무장 반란을 시도했다 실패한 뒤 행방이 묘연한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프게니 프리고진의 지지자들이 그의 고향에 모였다.
8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러시아 제2의 도시인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한 쇼핑몰 주차장에서 소셜미디어(SNS) 텔레그램 계정의 바그너그룹 지지자들이 이날 모였다.
프리고진은 참석하지 않았고 바그너그룹이 이 모임에 대해 알고 있었는지도 불확실하다고 WSJ는 전했다.
주최 측은 이날 행사 참석자들이 300명이라고 밝혔다. WSJ은 SNS에 공유된 사진들을 토대로 모임 장소에 적어도 140명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했다.
주최자라고 밝힌 한 남성은 텔레그램을 통해 “불운하게도 모두에게 나눠줄 선물이 충분하지 않았다”며 “모든 것이 완벽하게 진행됐다. 어떤 도발적 행동이나 사건은 없었다”고 밝혔다.
모임을 주도한 이들은 텔레그램에서 “이번 행사는 여러분과의 만남이고 그 이상은 아니다”라면서, 깃발과 ‘캠페인’이 필요하지 않다고 했다.
하지만 일부 참석자는 바그너그룹 깃발을 현장에 가져왔고, 스카프로 얼굴 일부를 가린 채 군복을 입은 이들도 있었다고 한다. 또 많은 참석자는 칼 2개를 교차한 모양의 바그너그룹 로고가 그려진 검정 티셔츠를 입었다.
이들은 짧은 행사를 마친 뒤, 차와 오토바이를 타고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
WSJ은 바그너그룹 지지 모임이 러시아에서 프리고진의 미래를 둘러싼 의문을 증폭시켰다고 해석했다.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지난 6일 프리고진이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다며 “아마도 오늘 그는 모스크바나 다른 곳으로 갔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그의 행방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프리고진은 지난달 24일 러시아군 수뇌부를 비난하며 바그너그룹 용병들을 이끌고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로 진격하다가 루카셴코 대통령의 중재로 반란을 멈췄고 루카셴코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프리고진이 벨라루스에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반란이 끝난 뒤 프리고진은 텔레그램을 통해 두 차례 음성 메시지를 공개했으나 자신의 위치 정보는 밝히지 않았다.
이보람 기자 lee.boram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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