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옷 거꾸로 입혀져…" 캄보디아 사망 BJ 성폭행 의심 정황
지난달 캄보디아에서 사망한 30대 한국인 여성이 성폭행을 당한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이 있었다는 현지 수사 관계자 발언이 나왔다.
지난 8일 방영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지난 6월 6일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 인근 한 마을에서 숨진 채 발견된 인터넷방송진행자(BJ) A씨 사건을 다뤘다.
현지 수사 관계자인 캄보디아 경찰은 제작진과 인터뷰에서 “사인은 질식으로 보인다. 그래서 병원에서 약 부작용을 의심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경찰은 “시신에서 고문 등 외상은 확인할 수 없었다. 마약 검사를 했으나 음성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시 피해자는 속옷 상의를 입지 않았고 속옷 하의도 거꾸로 입었다”며 “그래서 성폭행을 의심했다”고 말했다.
이 사건의 살해 용의자로 지목된 중국계 부부는 제작진을 만나 A씨를 죽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부부 중 남편은 A씨에 대해 “그가 주사를 놔달라고 했는데 저는 놔주지 않았다. 그 전부터 이미 몸에 주사 자국이 있었다”며 “주사를 놔주지 않으니 그냥 잠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나중에 보니 거품을 물고 의식이 없어서 구급약을 먹이고 산소를 공급했지만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시신유기는 인정한다. 당황하고 무섭고 돈도 없었다”며 “시체유기로 벌 받는 건 당연하다”고 말했다. 자신의 아내는 범행을 몰랐다는 주장도 펼쳤다.
경찰 출신인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장은 당시 폐쇄회로(CC)TV를 볼 때 그의 아내가 상황을 몰랐다고 할 수 없다면서 “시신유기라는 무리한 선택을 한 것은 그 이상의 책임을 져야 할 문제 행위가 있다는 전제가 성립돼야만 내릴 수 있는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BJ로 활동하던 A씨는 지난 6월 2일 캄보디아에 입국했다가 나흘이 지난 같은 달 6일 프놈펜의 한 공사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의 사체는 발견 당시 붉은색 천에 싸인 채 웅덩이에 버려져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경찰은 천에 묻은 지문 등을 토대로 병원을 운영하는 30대 중국인 부부를 검거했고 ‘고문을 동반한 살인(murder accompanied by torture)’ 혐의로 기소했다.
이보람 기자 lee.boram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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