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 수습 vs 증폭 갈림길 선 野…'명낙회동' 어떤 얘기 오갈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낙연 전 대표의 비공개 회동이 이번 주 성사된다.
9일 이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두 분이 만나는 날짜·시간·장소 모두 정해졌다”며 “배석자가 있는 형식으로, 만남 자체는 비공개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회동은 이 대표가 전화 통화에서 먼저 제안했고, 이 전 대표가 이를 수용한 형태다.
지난달 24일 귀국한 이 전 대표는 나흘 뒤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았고, 지난 2일에는 5·18 민주묘지를 참배했다. 지난 5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뒤 경남 양산 평산마을로 이동해 문재인 전 대통령과 막걸리 회동을 했다. 귀국 후 행보를 통해 이 전 대표는 “민주당이 국민의 기대에 많이 미흡하다” “국민 눈높이에 맞는 혁신을 해야 한다, 혁신의 핵심은 도덕성 회복과 당내 민주주의의 활성화” “(문 전 대통령과) 나라 걱정, 민주당 걱정을 포함해 여러 말씀을 나눴다” 등의 메시지를 쏟아냈다. 정치권에선 “이재명 대표 체제를 에둘러 비판한 것”이란 해석이 많았다.
반면 이 대표는 이 전 대표 귀국 이튿날 “백지장도 맞들어야 할 어려운 시국이어서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한다”고 언급했었다. 두 사람의 발언에 뉘앙스 차이가 분명한 만큼, 이번 회동에서 두 사람이 어떤 얘기를 나누고 어떤 분위기를 연출하느냐에 따라 향후 당의 모습이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계파 갈등이 완화되고 당이 통합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지만, 반대로 비명계의 결집 등으로 갈등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
이재명 대표 측은 일단 “인사 차원의 만남”이라며 의미를 제한하고 있다. 당 관계자는 “당 고문인 이낙연 대표가 귀국한 만큼 인사 하는 자리일 뿐, 따로 의제는 없을 것이다”며 “이 대표가 이 전 대표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반면 이낙연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이 대표가 이 전 대표에게 전반적으로 ‘도와달라’는 얘기를 하고 이에 이 전 대표가 ‘도와주겠다’고 답변을 하는 수준이지 않겠냐”면서도 “당내 이슈가 많은 만큼 혁신과 관련된 현안을 언급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역시 뉘앙스가 좀 다르다.
한편 민주당 혁신위원회는 10일 오전 당 상임고문단과 회동한다. 이어 기자 및 청년 간담회도 이번 주 중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청년 간담회에서는 당 청년위원회가 지속적으로 주장해온 ‘동일 지역구 3선 초과 연임 제한’ 이슈가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진 의원들이 민감해하는 문제여서 논의 방향에 따라 당내 파장이 커질 수 있다. 김남국 무소속 의원을 공개 비판했다가 강성 지지층인 ‘개딸’의 거센 비난을 받았던 양소영 민주당 대학생 위원장도 참석할 예정인 만큼 ‘팬덤 정치’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를 수 있다.
혁신위가 꺼내 든 소속 의원 전원의 불체포 특권 포기와 꼼수 탈당 방지 카드에 당 지도부가 미온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양 측간엔 갈등 양상이 빚어졌다. 게다가 지난 7일 민주당 당무위원회는 2020년 9월 재산 신고 누락 의혹으로 제명됐던 김홍걸 의원의 복당을 확정했다. 분양권 누락 등 재산 축소 신고로 벌금 80만원 확정판결을 받은 그의 복당 결정에 당 안팎의 시선이 곱지 않다.
이러한 상황에서 혁신위가 당 원로 및 청년들과 연속적으로 회동하는 건 당 지도부에 혁신안 수용을 압박하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미 일부 혁신위원은 “오합지졸이나 콩가루 집안”이라며 당 지도부를 질타하기도 했다.
김정재 기자 kim.jeongj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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