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 "가족과 해외로"…위기 속 총수들의 여름 휴가계획은

최은경 2023. 7. 9. 16:17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주요 재계 총수들은 여름 휴가철을 맞아 재충전의 시간을 가진 뒤 하반기 사업 구상에 나설 전망이다. 일부는 휴가 없이 경영 현안에 몰두할 것으로 보인다.

9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어머니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 등 가족과 함께하거나 해외 사업장을 둘러보며 여름 휴가를 보낼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모친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이 2021년 11월 경남 양산 통도사를 방문해 경내를 걷고 있다. 독자 제공. 연합뉴스


지난해 8월 이 회장은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에서 MZ 세대 직원들과 만나 “평생 처음 어머니랑 단둘이 5박 6일간 여름 휴가를 보냈다”며 “하루는 ‘방콕’ 하고, 어머니 추천으로 드라마도 봤다”고 말했다. 간담회 말미엔 앞으로 매년 가족과 휴가를 보내야겠다고도 했다. 지난 4월 삼성증권 직원들과 만났을 때 역시 “열정적으로 일하고, 쉴 때는 가족·지인과 편안하게 쉬자”며 재충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회장이 과거 명절과 휴가 시즌엔 주로 해외 사업장을 방문해온 터라 법원의 하기 휴정기를 이용해 출국할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다만 오는 11∼14일(현지시간) 미국 아이다호주 휴양지 선밸리에서 열리는 글로벌 재계 인사들의 사교 모임 ‘선밸리 콘퍼런스’에는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피서철이면 며칠 동안 쉬면서 경영 구상을 했지만 올해는 별도의 쉬는 기간이 없을 것으로 전해졌다. 오는 11월 말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지 선정 투표를 앞두고, 휴가 대신 엑스포 유치 활동에 집중할 것이라는 추측이다. 12∼15일에는 대한상의가 주최하는 제주포럼 행사에 참석해 글로벌 불확실성 속 경영 전략을 논의할 계획이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29일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리조트에서 열린 'LG 사장단 워크샵'에서 최고경영진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 LG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매년 생산공장 휴가기인 8월 초 자택에 머물면서 경영 구상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역시 고성능 전기차 아이오닉5 N 등 주요 신차의 하반기 출시, 판매 확대 전략 등을 챙길 것으로 보인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13~15일 윤석열 대통령의 리투아니아·폴란드 방문에 동행할 예정이다. 이후 가족들과 충분한 휴식 시간을 보낼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매년 여름 휴가를 떠난 구 회장은 평소 직원들에게 “휴식해야 미래를 위한 채움에 몰입할 수 있다”며 “바쁘더라도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라”을 권유해 왔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오는 18일로 열릴 VCM(사장단회의)을 마친 뒤 휴가 일정을 짤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들 평균 휴가일 3.7일, 8월 초


한편 올해 기업들의 평균 여름 휴가 일수는 3.7일로 전년(3.6일)보다 0.1일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전국 5인 인상 645개 기업을 대상으로 올여름 휴가 실태를 조사한 결과다. 규모별로 300인 이상 기업은 ‘5일 이상’이 57.4%, 300인 미만 기업은 ‘3일’이라는 응답이 53.5%로 가장 높았다.
김주원 기자
김주원 기자


기업 10곳 중 9곳 이상(90.2%)은 올해 여름 휴가 제도를 시행할 예정이며, 나머지(9.8%)는 정해진 기간 없이 연중 연차를 사용해 쉰다고 답했다. 휴가 방식은 회사가 1주일 정도 기간을 정해 집중적으로 쉬는 방식이 57%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1~2개월 동안 휴가 실시(34.7%), 2주에 걸쳐 교대(8.2%) 순이다.

1주일 혹은 2주에 걸쳐 교대 방식이라고 답한 기업 중 77.3%는 8월 초에 휴가를 실시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7월 하순’은 19.1%, ‘8월 중순’은 3.4%였다. 휴가비를 지급한다는 기업은 58.4%로 전년(57.7%)보다 0.7%포인트 많았다.

최은경 기자 choi.eunkyung@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