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 천에 그린 작품으로 동서양을 사로잡은 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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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감보다 진한 최루탄 냄새가 싫었던 한 청년화가가 편도 티켓만을 손에 쥐고 훌쩍 독일로 떠났다.
"독일은 그림을 걸기 위해 가구를 바꾸기도 하고, 작은 월급을 모아 외부에 알려진 가치보다는 자신의 안목을 믿고 작품을 수집합니다. 이런 탓에 화가와 소장가의 관계가 끈끈합니다. 한국에도 하루빨리 이런 풍토가 만들어지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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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관식 기자]
▲ 독일 유명 화랑의 대표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이야덴 화백은 거장 노베르트 타도이츠의 수제자다. 현재 그는 독일을 넘어 유럽에서 유명세를 타는 현대미술화가 중 한 사람이다. |
ⓒ 방관식 |
▲ 베를린의 Roam 갤러리에서 전시중인 'Signal 1,2' / 한복천에 유화 / 각각 170 x 105 cm / 2023 |
ⓒ 이야덴 |
9일 인터뷰를 위해 만난 이야덴 화백은 "우연보다는 운명을 믿는다"며 소년 같은 미소를 지었다.
미국이나 프랑스를 놔두고 독일을 택한 것이나 유학 초기 빵 한 조각 없이도 한눈 팔지 않고 그림을 그릴 수 있었던 것, 장사를 접는 포목점 할머니로부터 오래된 한복 천을 넘겨받은 것도 모두 그림에 대한 갈망이 완성시킨 운명이라는 것이다.
▲ 9일 서산시 음암면의 작업실에서 이야덴 화가가 공개한 ‘그림을 지고 가는 사람’, 30세 때 완성한 이 작품은 세로 4m10, 가로 5m65의 대작으로 3편의 대작 중 유일하게 남은 작품이다. 이야덴 화가는 앞으로 이런 규모의 대작을 다시 그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
ⓒ 방관식 |
"두 살 때 어머니가 돌아가신 탓에 항상 그립고, 아쉽고, 무언가가 모자란 느낌이었습니다. 그런데 한복 천에 그림을 그리고, 어머니와 연관된 작품을 하면서 마음이 평화로워졌죠. 이것도 운명이 아닐까 합니다."
그동안 베를린과 한국을 오가며 다양한 작품을 선보인 그는 짧은 이번 방문에서도 서울전시를 비롯해 대구아트페어, 작업실이 있는 충남 서산시에서의 서해미술관 해외작가 교류전 등 바쁜 일상을 보냈다.
▲ 이야덴 화백은 짧은 이번 방문에서 지인을 통해 한복 천을 기증 받은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이 화백에게 있어 한복 천은 어머니와 조국에 대한 그리움 등이 복합적으로 담겨져 있는 소중한 재료이기 때문이다. |
ⓒ 방관식 |
좋은 작품을 조국에 선보이는 것은 물론, 독일과 유럽의 선진화된 미술환경을 알리고픈 운명적인(?) 욕심이 생긴 것이다.
"독일은 그림을 걸기 위해 가구를 바꾸기도 하고, 작은 월급을 모아 외부에 알려진 가치보다는 자신의 안목을 믿고 작품을 수집합니다. 이런 탓에 화가와 소장가의 관계가 끈끈합니다. 한국에도 하루빨리 이런 풍토가 만들어지길 기대합니다."
조만간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겠다며 인터뷰를 마친 이야덴 화백의 못다 한 이야기는 한동안 계속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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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충청뉴스라인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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